알아두면 도움이 될 의미있는 공시를 소개·분석합니다.

▲ '밀리의 서재' 홈페이지 캡처 화면.
▲ '밀리의 서재' 홈페이지 캡처 화면.

공시요약
오늘(21일) 소개할 공시는 밀리의 서재가 이달 19일 공시한 '[기재정정]증권신고서(지분증권)'입니다. 밀리의 서재는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죠. 지난 9월 29일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의 수정 사항이 발생해 기재정정을 했다는 내용의 공시입니다. 회사는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경영에 기여했거나 기여할 수 있는 임직원들에게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부여했습니다. 이번 공시에는 이에 대한 내용이 추가됐습니다. 스톡옵션의 가득 조건은 재직 기간 연동형으로, 성과 연동 조건으로 부여한 것은 없다는 내용입니다.

재직 기간과 연동해 스톡옵션을 부여하다보니 회사 입장에서는 성과 연동 조건보다 주식보상 비용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회사는 투자자들에게 이점을 주지시키며 주식보상 비용으로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모든 스톡옵션은 '신주교부형'으로 부여됐다는 것, 이익미실현 상장요건 중 상장예비심사신청일 기준 시가총액요건(1000억원 이상)을 충족했다는 점, 제시된 올해 3분기 실적이 아직 감사나 검토를 받지 않은 재무제표라는 점도 적시됐습니다.

증권신고서가 수정되면 효력발생일이 달라져 IPO 관련 일정도 변경됩니다. 때문에 회사의 수요예측일은 11월 4~5일, 청약기일은 11월 10~11일, 납입기일은 11월 15일 등으로 당초 예고했던 것과 조금씩 바뀌었습니다. 회사는 이같은 공모절차를 거쳐 11월 중으로 코스닥 상장을 완료할 계획입니다.

▲ '밀리의 서재' 공모개요.(자료=밀리의 서재 증권신고서)
▲ '밀리의 서재' 공모개요.(자료=밀리의 서재 증권신고서)

KT에 안긴 밀리의 서재, IPO로 2차 콘텐츠 확장
2016년 설립된 밀리의 서재는 2017년 10월 국내 최초로 구독형 전자책 서비스를 선보인 독서 플랫폼 기업입니다. 약 12만권의 전자책을 보유했습니다. 오디오북·오디오드라마·챗북(채팅형 독서 콘텐츠)도 추가하며 책을 중심으로 한 콘텐츠를 확장했습니다. 지난해 9월 KT의 음원 서비스 손자회사 지니뮤직에 인수되면서 KT그룹에 편입됐습니다. 지배구조는 KT-KT스튜디오지니-지니뮤직-밀리의 서재 순으로 이어집니다.

밀리의 서재는 KT의 각종 서비스들과의 결합으로 인한 가입자 확대 효과를 톡톡히 봤습니다. KT의 일부 통신 요금제에는 콘텐츠 관련 혜택으로 밀리의 서재가 무료로 제공됩니다. 해당 요금제 가입자는 기존 밀리의 서재 고객이 아니더라도 한 번 쯤은 이용할 수 있겠죠. 이 고객이 밀리의 서재를 정기적으로 이용하는 고객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또 지니뮤직의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와 밀리의 서재를 함께 이용할 경우 제공되는 할인 혜택도 있습니다. 밀리의 서재가 KT의 계열사가 되었기에 누릴 수 있는 마케팅 기회입니다. 이로 인해 밀리의 서재 누적 회원수는 올해 8월 기준 약 550만명으로 증가했습니다.

▲ '밀리의 서재' 서비스 구조도.(이미지=증권신고서)
▲ '밀리의 서재' 서비스 구조도.(이미지=증권신고서)

기업들은 신규 자금을 보다 원활하게 유치하기 위해 IPO에 도전합니다. 밀리의 서재도 마찬가지입니다. 코스닥 시장에 입성해 자금을 유치하면 △장르와 키즈 등 콘텐츠 투자 확대 △2차 콘텐츠 제작·유통 △신사업 개발 및 투자에 활용할 계획입니다. 특히 기존에 보유한 도서 IP(지적재산권)를 다양한 2차 콘텐츠로 확장하는데 속도를 낼 방침입니다. 가령 도서 IP를 기반으로 한 오디오북과 같은 콘텐츠를 늘려가는 방식입니다. 앞서 밀리의 서재는 오디오북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를 선보이며 고객들의 호응을 얻었습니다.

밀리의 서재의 IPO는 구현모 KT 대표가 추진하는 디지코(디지털 플랫폼 기업)로의 전환과도 궤를 같이 합니다. 통신사인 KT가 디지코로 변신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 중 하나가 콘텐츠이기 때문입니다. 지배구조상 밀리의 서재 위에 있는 지니뮤직과 KT스튜디오지니가 모두 콘텐츠 관련 기업입니다. 밀리의 서재가 성공적으로 증시에 입성해 기업가치를 인정받는다면 KT 그룹의 기업가치 제고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지표로 본 밀리의 서재

지난해까지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밀리의 서재는 올해 상반기 처음으로 흑자를 냈습니다. 회사의 상반기 매출은 211억원, 영업이익은 10억원입니다. 회사의 증권신고서 공시에는 올해 3분기 실적도 있습니다. 3분기 실적은 아직 감사 또는 검토를 받지 않은 재무제표이긴 하지만 영업이익이 상반기의 누적 수치를 뛰어 넘었습니다. 3분기 매출은 124억원이지만 영업이익은 19억원입니다. 향후 감사를 거쳐 보다 정확한 수치를 봐야겠지만 회사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분명해보입니다. 상반기의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도 +(플러스)56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회사가 영업활동을 펼치며 유입된 현금이 유출된 것보다 56억원 많다는 의미입니다.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 경기가 침체기에 접어들며 투자심리도 위축된 가운데 밀리의 서재가 증시에 성공적으로 입성하고 추가 투자로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한편 밀리의 서재는 이번 IPO를 통해 총 200만주를 공모합니다. 희망공모가 밴드는 2만1500~2만5000원으로 총 공모 예정금액은 430억~500억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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