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이뱅크 을지로 사옥 전경.(사진=케이뱅크)
▲ 케이뱅크 을지로 사옥 전경.(사진=케이뱅크)

케이뱅크가 올해 3분기에 사상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금융사들의 대출금리만 곧바로 인상된다는 금융소비자들의 통념을 깨고 예·적금금리까지 빠르게 연동해 수신을 유치하는 전략이 주효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 자금 조달금리가 나날이 높아지는 비우호적 환경을 견뎌낼 수 있었다.

케이뱅크는 지난 3분기 25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고 7일 밝혔다. 이는 케이뱅크의 3분기 잠정 실적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이로써 케이뱅크는 지난해 3분기 이후 5개 분기 연속 분기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3분기 당기순이익은 전기 대비 20.2%,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2.4% 늘었다.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은 714억원으로 전년 동기(84억원) 대비 8배 이상 증가했다.

시장 트렌드에 기민하게 대응해 여수신 성장을 이어갔고, 체질 개선 노력을 통해 비용 효율화에 성공한 것이 최대 분기 실적으로 이어졌다. 3분기 케이뱅크 고객은 783만명에서 801만명으로 18만명 늘었고, 수신 잔액은 12조1800억원에서 13조4900억원으로 증가했다. 여신 잔액은 8조7300억원에서 9조7800억원으로 각각 1조3100억원, 1조5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신은 기준금리가 빠르게 오르는 시장 상황에 맞서 선제적 수신 금리 인상, 단기 예금 기획 상품 출시 등 한발 빠른 시장 대응에 나선 것이 성장으로 결실을 맺었다. 케이뱅크는 지난 7월 초 '주거래우대자유적금'을 최대 연 0.6%포인트 인상한 데 이어, 8월 말 '코드K자유적금' 금리를 최대 연 0.8%포인트 올리며 상품 경쟁력을 높였다.

또 8월 말에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 앞서 '코드K정기예금' 금리를 최대 0.7%포인트 인상, 고금리 상품을 원하는 시장 수요를 끌어모았다. 파킹통장 '플러스박스' 역시 7월과 9월 두 차례 금리 인상을 통해 연 1.3%였던 금리를 연 2.3%까지 올렸고, 이후 10월에도 두 차례 더 금리 인상을 단행해 업계 최고인 연 2.7%까지 끌어올렸다.

공격적인 기획 상품 출시도 수신 잔액 증가로 이어졌다.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단기 예금 수요가 커지는 점에 착안해 7월 초에는 '코드K 정기예금'의 가입 기간 100일에 한정해 연 3%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는 '100일 예금'을 내놓아 큰 인기를 끌었다. 9월 말부터는 내년 1월1일 만기로 연 3.1% 금리를 받을 수 있는 '미리! 새해 준비 예금 이벤트'를 실시해 수신을 늘렸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시장 침체에도 적극적 금리 인하와 혁신상품 출시, 앱 편의성 개선 등으로 여신 잔액도 꾸준히 늘렸다. 케이뱅크는 3분기에 신용대출과 아파트담보대출, 전세대출 금리를 지속적으로 낮춰 기준 금리 인상에 따른 고객 부담 경감에 주력했다.

특히 아파트담보대출 중에서도 최근과 같은 금리 인상기에 유리한 고정금리 상품의 금리를 7월 중순과 8월 초, 9월 말에 걸쳐 세 차례 인하했다. 아울러 이 기간 전세대출도 네 차례에 걸쳐 금리를 낮추며 두 상품 모두 업계 최저 금리 수준의 금리를 제공했다.

신용대출 경쟁력도 강화했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7월 신용대출(신규취급, 일시상환) 신용등급별 취급금리 전 구간에서 케이뱅크의 금리가 인터넷은행 3사 중 가장 낮았다. 케이뱅크는 추가로 두 차례 신용대출의 금리를 낮추며 금리 혜택을 키웠다.

케이뱅크는 6월 기분통장, 9월 사장님 신용대출 등으로 대출 영역을 넓혔고, 이에 따라 새로 고객들이 유입됐다. 10월에도 아파트담보대출 구입자금을 출시하며 포트폴리오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5월에는 고객의 선호도와 체류 시간 등 행동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감지해 고객 행동 패턴을 반영한 '개인 맞춤형' 환경으로 앱을 개편하며 이용자 편의를 크게 확대했다.

기준금리 상승과 중저신용대출 증가 등도 순이익 증가로 이어졌다. 상반기 말 케이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24.7%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8.1%포인트 높아졌다. 비용효율성은 더 개선됐다. 지난해 말 61%였던 영업이익경비율(CIR)은 3분기말 37.9%로 전기(39%)보다 더 낮아졌다. CIR은 금융사의 영업이익 대비 판매관리비를 비교하는 지표로, 낮을수록 생산성과 경영 효율성이 높다.

3분기 말 순이자마진(NIM)은 2.44%, 연체율은 0.67%를 기록했다. 국제결제은행(BIS) 총자본비율은 14.51%였다. 서호성 케이뱅크 은행장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시장 침체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고객 혜택 확대에 힘쓴 것이 최대 실적으로 이어졌다"며 "차별화된 디지털 금융 상품을 지속 발굴해 최근 급변하는 금융 상황을 케이뱅크가 도약하는 반전의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케이뱅크는 내년 1월 상장에 청신호가 커졌다는 평가다. 공모가 산정 시 비교기업이 될 카카오뱅크도 호실적에 힘입어 주가와 기업가치가 제고되는 국면에 있다. 동종업계에서 경쟁관계에 있지만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높아져야 케이뱅크도 더 높은 밸류에이션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저가 1만5800원까지 갔던 카카오뱅크는 2만원대 주가를 회복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28일 공매도 잔고비중이 3.4%까지 올랐었으나, 실적이 발표된 지난 2일에는 3.1%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공매도 거래량은 31.59%에서 3.69%로 뚝 떨어졌다. 증권업계에서는 대출규제에 따라 인터넷은행의 성장성이 제한될 것이라는 논리로 목표주가를 낮추고 있다. 다만 인터넷은행의 고객 수가 견조한 성장세에 있다는 점은 성장성에 힘을 보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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