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바리퍼블리카(토스)는 해외 온라인 판매 쇼핑몰 알리익스프레스에 토스페이를 제공한다.(사진=토스) 
▲ 비바리퍼블리카(토스)는 해외 온라인 판매 쇼핑몰 알리익스프레스에 토스페이를 제공한다.(사진=토스) 

중국 알리페이는 2020년 말 한국 진출 가능성을 타진한 적이 있었다. 알리페이가 속한 알리바바그룹은 금융감독원에 국내 전자금융업자로 등록하는 방안을 문의한 바 있다. 현행법상 해외 글로벌기업은 전금업자로 등록이 어렵다는 답변을 받은 알리바바 측은 예외적용이 가능한지를 질의했다. 한국시장에 대한 '집념'이 작지 않다는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알리페이는 "한국 소비자를 타깃으로 직접 서비스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었다.

알리페이는 직접 진출 대신 한국의 주요 빅테크와 협력해 국내 시장과 접촉면을 넓히는 모습이다. 알리페이는 한국인이 직접 자사 솔루션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제휴에 따른 인지도와 잠재적 사업기회를 확보할 수 있는 효과가 예상된다. 국내 빅테크 역시 세계 주요시장인 중국에 진출해 실적 규모를 배가하는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모바일 금융 플랫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이하 토스)는 해외 온라인 판매 쇼핑몰 알리익스프레스에 토스페이를 제공한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이용 가능한 국내 간편결제 서비스 중 계좌, 포인트 외에 카드까지 결제 수단으로 제공하는 건 토스페이가 처음이다. 이번 제휴는 토스페이의 해외 가맹점 확대 전략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토스는 이번 서비스 제공을 위해 '알리페이플러스' 솔루션 제공사 앤트그룹과 제휴했다. 앤트그룹은 알리익스프레스의 결제 서비스를 총괄하고 있다. 토스의 페이테크 계열사인 '토스페이먼츠'는 앤트그룹과 협업을 통해 국내 카드 기반의 간편결제 서비스를 구현했다. 알리익스프레스 앱 혹은 웹사이트에서 물품 주문 시 결제 수단에서 토스페이를 선택한 후, 토스 앱에서 간단한 본인 인증을 거치면 된다. 토스는 이번 제휴를 시작으로 양사 간 협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제휴를 기념하는 결제 할인 이벤트도 진행된다. '광군제' 기간 알리익스프레스에서 미화 50달러 이상 토스페이로 결제하는 모든 고객에게 결제 금액의 20%를 즉시 할인해주는 혜택을 최대 20달러 한도로 제공한다. 알리익스프레스는 11월 24일부터 11월 30일까지 광군제와 동일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블랙프라이데이 이벤트도 진행할 예정이다.

토스페이는 쉽고 편리한 결제 경험을 내세워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달 기준 토스페이를 도입한 가맹점은 1만2000개에 달하며, 전년 동기 대비 토스페이 거래액 증가율 및 월 활성 이용자(MAU)는 각각 106%, 55% 성장했다. 토스 관계자는 "해외 직구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함에 따라 간편 결제 경험에 익숙한 국내 사용자를 유치하기 위한 해외 브랜드의 니즈가 더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의 해외 직구 거래액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온라인 해외 직접 구매액은 1조30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알리페이는 한국인의 중국 여행 수요도 눈여겨보고 있다. 이달 3일부터는 카카오페이와 알리페이플러스의 제휴를 통해 중국 일부 지역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카카오페이 결제'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로써 카카오페이는 중국에서 사용이 가능한 최초의 해외 간편결제 사업자가 됐다.

카카오페이 사용자들은 아시안게임이 개최되는 항저우 근교 이우시의 상업 지구 소상공인 가맹점에서 결제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사용자들은 카카오페이 로고가 비치된 사용처에 QR코드나 바코드를 제시하는 방식으로 카카오페이 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12월 초부터는 사용자가 매장에 붙어 있는 QR코드를 촬영하는 방식으로도 결제가 가능하다. 결제처는 중국의 대도시 중심으로 점차 확대될 예정이다.

카카오페이는 사용자들이 국내에서의 편리한 결제 경험을 해외에서도 이어갈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화면의 QR코드나 바코드를 제시하거나 사용자가 매장에 붙어 있는 QR코드를 촬영해 결제하면 '카카오페이머니'로 쉽고 빠르게 결제가 완료된다.

알리바바 역시 빅테크 기업이기에 지속적으로 '성장성'이 요구된다. 그러나 중국 내수만으로는 성장을 이루는 게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알리바바그룹은 지난 12일 홈페이지에 게재한 성명에서 “올해 14회째를 맞이한 쌍십일(광군제) 행사가 원만하게 끝났다"며 "거시적 환경의 도전과 코로나19 영향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상품 교역액과 대등한 결과를 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알리바바는 쌍십일 행사의 총 매출액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쌍십일 행사 기간 거래액이 2020년 대비 8.45% 성장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공식적 발표는 회사의 시장 장악력을 확인하는 수단도 된다. 이를 비공개했다는 점에서 올해 알리바바의 쌍십일 매출액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역성장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전당대회에서 AI와 IT를 신성장동력으로 내세웠지만 인터넷 규제를 담당하는 중국 국가사이버정보판공실(CAC)은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인터넷 플랫폼을 위한 발전과 규제 병행 개념을 고수하겠다"고 밝혔다. 시 주석의 메시지에서 인터넷 플랫폼의 확장과 관련한 언급은 없었고, CAC가 온라인 콘텐츠 검열에 집중해온 점을 종합하면 중국은 사회 안정과 IT 발전을 함께 추구하는 이중적 전략을 펼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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