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SK스퀘어 홈페이지.
▲ 이미지=SK스퀘어 홈페이지.

SK그룹의 정보통신기술(ICT) 전문 투자 계열사 SK스퀘어가 차곡차곡 현금을 모으며 양질의 투자처를 찾고 있다.

SK스퀘어는 직접 사업을 펼치지 않고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다. 향후 성장이 기대되는 기업에 투자해 해당 기업의 가치가 올라가면 그만큼의 투자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자회사 사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곳에 투자해 자회사들의 경쟁력 향상에도 기여한다. 투자를 전문으로 하다보니 현금의 흐름과 차입금이 중요한 지표로 여겨진다. 현금을 많이 보유하고 차입금이 적을수록 투자 여력이 커지기 때문이다. 차입금이란 일정 기간 내에 원금과 함께 이자를 지급한다는 채권·채무 계약에 따라 조달된 자금을 뜻한다. 갚아야 하는 원금과 이자가 포함된 빚이다.

SK스퀘어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 연결기준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이하 영업 현금흐름)은 플러스(+) 2736억원이다. 영업 현금흐름은 기업이 하는 영업활동 과정에서 유입되거나 유출된 현금의 규모를 말한다. 플러스는 현금의 유입이 유출보다 많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이너스는 반대의 경우다. 1분기의 영업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503억원이었지만 2분기에는 플러스 2211억원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SK스퀘어로 유입되는 현금의 대부분은 투자사들로부터 받는 배당금이다. SK스퀘어의 자회사 중 가장 매출 규모가 큰 SK하이닉스의 지분율은 3분기 기준 20.07%다. SK하이닉스가 분기배당으로 배당정책을 변경하면서 2분기와 3분기에 각각 438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올해 7월에는 바이오·헬스케어 기업 나노엔텍의 보유 지분 전량을 580억원에 사모펀드(PEF) 운용사 J&W파트너스에게 매각했다. 이 매각 대금은 아직 회계상 반영되지 않았다. 보안 계열사 SK쉴더스의 지분 일부도 PEF 운용사 EQT파트너스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 같은 투자활동으로 SK스퀘어가 3분기 연결기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6583억원, 단기금융상품은 6626억원이다. 사실상 1조3209억원의 현금을 보유한 셈이다. 이처럼 실탄을 모아 경쟁력을 보유한 회사에 투자하고 자회사들과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목표다. SK텔레콤이 지난해 11월 SK스퀘어를 인적분할하면서 내세운 명분도 SK하이닉스·SK쉴더스·11번가·티맵모빌리티 등 자회사들의 기업가치를 더 키워 시장에서 제대로 인정받겠다는 것이었다.

SK스퀘어의 3분기 연결기준 실적은 2분기보다 뒷걸음질쳤다. 3분기 매출은 1조 2436억원, 영업이익은 1694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각각 18.7%, 66.7% 감소했다. SK스퀘어의 연결기준 실적에는 SK하이닉스·SK쉴더스·11번가·SK플래닛·원스토어·드림어스컴퍼니 등의 자회사 실적이 포함된다. SK하이닉스는 당기순이익에서 SK스퀘어의 지분(20.07%)만큼을 가져오는 구조다. SK스퀘어의 연결기준 매출 중 SK하이닉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다. 하지만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수요 감소로 SK하이닉스의 실적도 타격을 입으면서 SK스퀘어의 매출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SK스퀘어의 별도 기준으로 보면 3분기 매출은 439억원, 영업이익은 263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매출은 비슷했으며 영업이익은 9% 증가했다. 회사의 별도 기준 매출의 대부분은 투자사들로부터 받는 배당금이다.

SK스퀘어는 반도체·보안·커머스·모빌리티 등 자회사들과 관련된 분야에서 다양한 투자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올해 8월에는 KB국민은행으로부터 2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티맵모빌리티에 힘을 보탰다. KB국민은행은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해 티맵모빌리티 지분 8.3%를 확보하며 4대 주주가 됐다.

SK스퀘어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대규모 투자 유치와 글로벌 투자 펀드 조성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투자자금 유치 △포트폴리오 회사 성장 △수익 실현에 이르는 투자의 전 단계를 실행하는 완성형 투자전문회사로 자리잡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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