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폰에서도 조만간 위성통신 기반의 긴급 요청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6일(현지시간) 퀄컴은 미국 위성통신 전문기업 '이리듐'(Iridium)과 협력해 이동통신이 터지지 않는 상황에서도 스마트폰, 노트북, 태블릿 등에서 긴급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기능을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애플은 이미 인공위성으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긴급 SOS’ 서비스를 아이폰 14에서 제공하고 있는데 IT전문매체 <더버지>는 퀄컴의 서비스가 애플 기능보다 더 강력할 수 있다고 전했다.

▲ (사진=이리듐)
▲ (사진=이리듐)

퀄컴은 ‘스냅드래곤 새틀라이트’를 올해 하반기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퀄컴 스냅드래곤 8 2세대 프로세서와 X70 모뎀 칩을 탑재한 기기에 먼저 적용된다.

올해 출시되는 플래그십 안드로이드용 스마트폰 적용을 시작으로 향후에는 노트북, 태블릿, 자동차와 사물인터넷(IoT)으로 확대된다. 퀄컴에 따르면 해당 기능을 탑재한 안드로이드 기기는 3초에서 10초 사이에 긴급 메시지를 전송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위성통신 기반의 메시지 전송에 몇 분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굉장히 짧은 편이다.

퀄컴은 특히 이리듐의 네트워크를 이용해 위성통신이 제공된다면 전 세계 어디에서든 긴급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애플의 ‘긴급 SOS’ 기능은 미국 위성통신 기업 ‘글로벌스타’의 저궤도 위성 네트워크를 사용하는데 미국, 캐나다, 프랑스, 독일 등 유럽 4개국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미국 대형 통신사 T모바일은 일론 머스크의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와 협력한다. T 모바일의 통신망과 고객 기반을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위성과 합쳐 어디서나 음성 및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해 이동통신 서비스의 사각지대를 없앤다는 계획이다. 이 서비스는 북미와 푸에르토리코 지역에서만 제공된다.

따라서 현재 발표된 위성통신 기능 중에서는 퀄컴의 서비스 범주가 가장 넓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이리듐은 지상의 기지국뿐만 아니라 우주 공간의 저궤도 통신위성 네트워크를 활용해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기기가 통신하고 있는 특정 위성이 지상 데이터 센터에 직접 연결되지 않더라도 우주 위성을 통해 메시지를 전송할 수 있는 것이다. 


더버지는 퀄컴의 모뎀을 탑재했지만 타사 프로세서를 장착한 단말기에서는 스냅드래곤 새틀라이트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따라서  구글 자체 칩셋 ‘텐서’를 사용하는 구글 기기에서는 해당 기능을 사용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프란세스코 그릴리 퀄컴 제품 관리 부사장은 “스냅드래곤 모뎀만 장착한 기기에서 위성통신 기능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시스템온칩(SoC)과 모뎀 사이의 긴밀한 통합이 필요하다”며 “퀄컴은 이런 방향으로 가는 것에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앞으로 삼성 스마트폰에서 해당 기능을 사용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삼성의 플래그십 모델은 줄곧 퀄컴의 스냅드래곤 칩을 장착해왔으나 지난해 자체 칩인 ‘엑시노스’를 선보인 후 일부 지역에서 출시되는 갤럭시S 시리즈에 해당 칩을 탑재하기 시작했다.

엑시노스를 탑재한 기기에서는 퀄컴의 위성통신 기능을 사용할 수 없다는 뜻이다. 지난해에 공개된 갤럭시S22 시리즈에서는 퀄컴의 스냅드래곤8 1세대와 엑시노스를 약 8대 2 비율로 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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