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LG유플러스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바이브(VIBE)'를 중심으로 양사 미디어 서비스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네이버는 바이브 접근성을 높여줄 대형 파트너 확보의 측면, LG유플러스는 스포티파이를 대신해 자사 요금제 경쟁력 제고에 도움을 줄 토종 음원 파트너 확보 측면에서 시너지가 날 것이란 기대가 따른다.

▲ 자료=바이브 PC 홈페이지 갈무리.
▲ 자료=바이브 PC 홈페이지 갈무리.

네이버와 LG유플러스는 18일 양사의 플랫폼 역량과 서비스 노하우를 결합하고 음악·콘텐츠 등 미디어 사업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핵심은 바이브를 LG유플러스에 부가서비스로 제공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LG유플러스 모바일 가입자는 월 8700원에 음악 감상에 필요한 무제한 데이터가 제공되는 '바이브 마음껏 듣기', 월 8800원에 영상 기반 통화기반 연결음 서비스 'V컬러링'과 바이브 음원 콘텐츠 무제한 이용이 가능한 'V컬러링 바이브 플러스' 요금제 가입이 가능해졌다. 월 9만원대 이상(5G프리미어레귤러, LTE프리미어플러스) 5G·LTE 요금제 가입자는 요금제에 포함된 혜택 중 '바이브 이용권'을 선택하면 매월 추가 비용 없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 LG유플러스에 새로 추가된 바이브 결합 요금제 리스트. (자료=LGU+홈페이지)
▲ LG유플러스에 새로 추가된 바이브 결합 요금제 리스트. (자료=LGU+홈페이지)

이번 협력으로 네이버는 바이브의 시장 점유율 확대에 필요한 새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2018년 6월 출시된 바이브는 네이버의 인공지능(AI) 기반 맞춤형 추천 서비스를 무기로 제시했지만 그간 시장 내 점유율은 신통치 않았다. 2022년 6월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 중 바이브 이용자는 92만명으로 5위에 그쳤다. 압도적 1위인 멜론(751만명), 2위 유튜브뮤직(443만명)은 차치하더라도, 3위 지니뮤직(375만명), 4위 플로(254만명)와도 격차가 크다.

업계에선 이 같은 격차의 이유 중 하나로 바이브의 이동통신 파트너십 부재를 꼽았다. 점유율 3위 지니뮤직은 모회사가 KT, 플로를 서비스하는 드림어스컴퍼니도 SKT 자회사 출신이다. 이에 SKT와 KT에선 일찍이 플로와 지니뮤직 결합 요금제를 제공해왔다. 특히 SKT·KT·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는 각사가 최소 1000만명 이상의 모바일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어 서비스 연계에 따른 가입자 유입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LG유플러스 요금제와 결합된 바이브가 기존 약점을 딛고 점유율 측면에서 유의미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는 지켜볼 만한 대목이다.

LG유플러스도 음원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새 파트너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SKT, KT와 달리 자체 음원 플랫폼이 없는 LG유플러스는 2021년 8월 글로벌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와 손을 잡았으나, 스포티파이가 국내 흥행에 실패하면서 재미를 보지 못했다. 양사의 파트너십도 2022년 7월 불과 1년만에 종료됐다. 

스포티파이의 국내 서비스 실패 요인으론 부족한 현지화,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국내 음원 등이 거론된다. 반면 바이브는 토종 음원 플랫폼으로서 이 같은 문제에서 자유롭다. 또 인지도와 사용성 높은 네이버 브랜드·플랫폼과 연계된다는 점, 네이버가 AI 기반의 △해외 곡 가사 번역 서비스 △오디오무비 △슬립가이드 등 국내 사용자를 겨냥한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는 점도 LG유플러스엔 스포티파이보다 긍정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요소다. 

이 밖에도 네이버와 LG유플러스는 양사의 플랫폼을 활용해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나서기로 했다. LG유플러스가 제작한 콘텐츠를 나우(NOW.) 등 네이버의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에서 송출하거나, 아이돌 콘텐츠를 공동제작 하는 등의 협업이 예고됐다.

이태훈 네이버 뮤직서비스 책임리더는 "네이버의 음악·콘텐츠 부문 경쟁력과 LG유플러스의 폭넓은 모바일 가입자 풀이 만들어낼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석영 LG유플러스 모바일서비스담당도 "이번 제휴로 네이버의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최고 수준의 음악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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