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형 LG 그램. (사진=LG전자)
▲ 2023년형 LG 그램. (사진=LG전자)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시장에서 경쟁 관계였던 삼성과 LG가 수익성 확보를 위해 기존 관행을 깨고 전략적 협업을 확대하는 모양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달 24일 첫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플래그십 노트북 그램 신제품을 출시했다. 해당 노트북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만든 OLED 패널이 탑재됐다.

LG전자는 그간 그램에 LG디스플레이의 패널만을 사용해왔다. 그러나 이번에 첫 OLED 노트북을 출시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을 택했다. LG디스플레이가 아직 노트북용 중소형 OLED 패널 생산라인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노트북용 OLED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사실상 독점 상태다.

최근 중소형 IT(정보기술) 기기에 OLED 패널 탑재가 확대되는 추세다. 스마트폰에는 이미 OLED 패널이 대중화됐으며 노트북, 태블릿에 이어 게임기기에도 OLED 패널 탑재가 확대되고 있다. OLED 패널은 LCD 패널에 비해 화질과 성능이 좋으며, 수익성이 높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 태블릿 등에 사용되는 중소형 OLED 패널 시장에서, LG디스플레이는 TV에 사용되는 대형 OLED 시장에서 각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디스플레이의 전세계 스마트폰용 OLED 시장 점유율은 68%(시장조사업체 DSCC 조사)에 달한다. LG전자는 LG디스플레이로부터 납품받은 OLED 패널을 통해 전세계 OLED TV 시장 점유율 60%를 차지하고 있다.

양사의 선택과 집중에 따라 지난해 디스플레이 시장에선 희비가 교차했다. 선제적으로 LCD 출구 전략에 나선 삼성디스플레이는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았던 중소형 OLED를 중심으로 역대 최대 실적인 연간 영업이익 5조950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LG디스플레이는 중국발 LCD 공급 과잉 여파와 TV 시장의 부진으로 연간 2조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LG디스플레이도 자체적으로도 중소형 패널의 확장을 꾀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2024년까지 3조3000억원 규모의 중소형 OLED 라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30% 수준인 중소형 매출 비중을 2024년 50%를 넘어 7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중소형 OLED 패널의 강자인 삼성은 최근 대형 OLED 패널의 확장을 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21일부터 QD(퀀텀닷)-OLED 패널이 적용된 삼성 OLED TV 55형, 65형을 국내 시장에 출시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3년 OLED TV를 내놓았지만,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판매를 중단하고, 그간 LCD TV인 QLED 라인업을 운영해왔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퍼스트룩’ 행사에서 77형 OLED TV의 출시도 예고한 바 있다.

삼성전자의 OLED TV는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생산한 패널을 사용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현재 월 3만장 수준의 QD-OLED 생산능력을 갖고 있다. 2024년까지 월 4만5000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도 올해 QD-OLED TV 생산량을 100만대에서 130만대 수준으로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본격적으로 OLED TV 시장에 뛰어들면서, 대형 OLED 패널에 경쟁력을 보유한 LG디스플레이와의 협력이 가시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족한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 생산능력을 LG디스플레이와의 협력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LG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패널 생산능력은 연간 1000만대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LX세미콘과 전략적 협업을 통해 LX세미콘이 생산하는 디스플레이 구동칩(DDI)를 사용키로 했다. DDI는 디스플레이가 탑재되는 제품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반도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LX세미콘의 DDI를 사용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LX세미콘은 LG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LX그룹의 계열사로 그간 LG디스플레이가 최대 고객사였다. 지난 2022년 3분기 누적 매출에서 LG디스플레이향 비중은 60%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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