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바이오사이언스 본사 전경(출처=SK바이오사이언스 기업소개 브로셔)
▲ SK바이오사이언스 본사 전경(출처=SK바이오사이언스 기업소개 브로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자체 개발 대상포진 백신 ‘스카이조스터’가 작년 한 해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 국산 백신 자급화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MS 데이터에 따르면, 스카이조스터의 지난해 국내 시장 점유율은 판매량 기준 54%로 국내 대상포진 백신 시장 1위를 달성했다. 분기별로는 1분기 51%, 2분기 52%, 3분기 56%, 4분기 57%로 매분기 역대 최대 시장 점유율을 달성했다.

스카이조스터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개발한 세계 두 번째이자 국내 최초 대상포진 백신이다. 스카이조스터 이전에는 글로벌 제약사 MSD(한국MSD)의 대상포진 백신 ‘조스타박스’가 유일했다.

2017년 정식 출시된 스카이조스터는 우수한 안전성과 면역원성, 편의성, 합리적인 가격을 바탕으로 시장 진출 2년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 도즈를 달성했다.

▲ SK바이오사이언스 대상포진 백신 ‘스카이조스터’.(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 SK바이오사이언스 대상포진 백신 ‘스카이조스터’.(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스카이조스터의 약진은 제품 자체의 경쟁력뿐만 아니라 외부 환경의 영향을 받은 점도 있다.

의료계와 제약업계 관계자들은 경쟁사의 대상포진 백신 홍보 또한 스카이조스터의 약진에 도움을 줬다고 분석한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은 2022년 말 대상포진 백신 ‘싱그릭스’ 국내 판매를 시작하면서 대상포진 백신 접종 필요성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기 시작했다.

백신 등 의사의 처방을 통해 구입하는 전문의약품은 약사법상 TV 광고가 제한된다. 이에 GSK는 배우 마동석을 내세워 광고 전면에 제품명도, 회사명도 없이 대상포진의 위험성을 알리는 광고를 시작했다. 스카이조스터와 조스타박스가 반사 이익을 얻을 수 있었던 이유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GSK의 광고 전략은 질환의 위험성을 내세워 대상포진 백신 접종률을 끌어올리는 공익적인 요소가 크다”면서 “대상포진 백신 전체 시장 규모를 키워 국민 건강 증진에 이바지했다는 공로를 인정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스타박스의 수급 불안정도 스카이조스터의 점유율 1위 등극에 영향을 끼쳤다. 조스타박스를 유통 중인 HK이노엔은 최근 거래 의약품유통업체에게 오는 3월 말까지 조스타박스가 품절된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조스타박스는 2022년 6월 말부터 수입 일정이 지연돼 2022년 10월까지 물량 부족에 시달렸다. 이후 조스타박스 5개 로트(제품번호)가 국가출하승인되면서 물량 부족에서 벗어났지만, 올해 1월부터 물량이 다시 바닥났다. 2월 22일 1개 로트가 국가출하승인됐지만,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한국MSD 관계자는 “오는 3월 말부터 순차적으로 공급 부족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제약업계 관계자들은 조스타박스의 품절 등으로 스카이조스터가 반사 이익을 얻었다는 점 보다는 스카이조스터가 국산 백신 자급화의 성과물 중 하나라는 점을 주목한다. 해외에서 들어오는 백신에 의존하게 되면 비싸게 백신을 사거나 공급이 들쭉날쭉할 수 있는데, 국산 백신이 건재하다면 이를 해결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 국내 백신업체 대표는 “국가에서 백신 자급화를 위해 적극 노력하면서, 백신산업 육성을 위해 개발된 백신이 제 가격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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