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종영한 OCN 드라마 '플레이어'가 후속 시즌 제작을 확정한 가운데, 편성 채널을 변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최근 방송 채널 방영과 OTT 동시(혹은 순차) 공개하는 '멀티 채널' 형태가 일반화된 만큼, '플레이어2'도 '대세에 합류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OCN 아닌 tvN? '선택과 집중'에 달렸다
1일 콘텐츠업계에 따르면, 플레이어2가 전작 편성 채널인 OCN 대신 tvN 편성을 검토중이다. 이는 CJ ENM의 방송 채널 사업 방향성과 연관이 있다.

▲ 2018년 종영한 OCN 드라마 '플레이어'. (사진=OCN 오리지널 홈페이지)
▲ 2018년 종영한 OCN 드라마 '플레이어'. (사진=OCN 오리지널 홈페이지)

2009년 CJ그룹에 매각된 OCN은 2010년 오리지널 드라마 '신의 퀴즈'를 통해 전환점을 맞이한다. 지상파 드라마가 강세를 보였던 당시 OCN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위와 파격적인 스토리를 담아낸 신의 퀴즈로 마니아층을 형성했고 이후 △뱀파이어 검사 △특수사건전담반 TEN △38사기동대 △나쁜 녀석들 △보이스 등 스릴러 수사물에 특화된 콘텐츠를 선보이며 'OCN 오리지널'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후 '손 더 게스트'나 '프리스트' 같은 퇴마·공포류 드라마를 더해 장르물을 대중화 시킨 OCN은 2021년 웹툰 원작 판타지 액션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이 자체 최고 시청률(약 10.99%)을 경신하며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한다. 

다만 CJ ENM 입장에서는 OCN이 장르물 특화 채널로 자리매김하면서 tvN 편성에 힘을 싣지 못하는 처지가 됐다. tvN 역시 △미스터 션샤인 △응답하라 1994 △시그널 △도깨비 등 매년 대작을 편성하며 채널 존재감을 키웠지만, 대중적인 로맨스 및 판타지 장르에 집중된 데다 마니아층이 탄탄한 장르물 시리즈의 경우 OCN 오리지널로 기획돼 '콘텐츠 경쟁력이 분산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OCN에 편성됐던 시리즈물의 후속작이 tvN에 편성되기도 했다. 2021년 방영한 '보이스4'가 그 대표적인 사례인데, OCN 오리지널로 세 번째 시즌까지 방영하며 마니아층을 형성했던 해당 시리즈가 tvN으로 옮겨간 것이다. 

▲ OCN 오리지널로 편성됐던 '보이스3(왼쪽)'와 tvN에 편성된 '보이스4'. (사진=OCN, tvN 홈페이지 갈무리)
▲ OCN 오리지널로 편성됐던 '보이스3(왼쪽)'와 tvN에 편성된 '보이스4'. (사진=OCN, tvN 홈페이지 갈무리)

OCN '다크홀'의 후속 편성이 예상됐던 '배드 앤 크레이지'도 tvN으로 변경됐을 뿐 아니라 'OCN 오리지널' 브랜드 흥행을 견인했던 '경이로운 소문'의 후속 시즌도 tvN 편성이 결정된 상태다. 

플레이어2 역시 이런 운영 방향의 일환으로 tvN 편성이 예상되고 있다. 2018년 종영한 플레이어의 경우 사기꾼, 해커, 싸움꾼, 드라이버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더러운 돈을 털어간다는 내용의 액션 드라마로 방영 당시 동시간대 비지상파 드라마 시청률 1위를 차지했을 만큼 큰 인기를 끌었다. 앞서 시즌1에 참여했던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은 물론 송승헌·이시언·태원석 등 전작 배우들과 소재현 연출이 또 다시 의기투합하는 만큼, 기대감이 높은 콘텐츠로 알려져 있다. 

콘텐츠업계의 한 관계자는 <블로터>에 "OCN 시리즈물이 tvN으로 옮겨가는 것은 CJ ENM 내부 사업 계획에 따른 것이겠지만, 최근 위축된 광고 시장과도 연관성이 있을 것"이라며 "광고 시장 파이가 줄면서 보다 영향력이 큰 채널에 콘텐츠 편성을 늘리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디즈니+ 편성?…글로벌 OTT에 쏠리는 시선
플레이어2는 현재 '디즈니+' 편성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tvN 혹은 OCN을 통한 방송 채널과 함께 글로벌 OTT 플랫폼에 콘텐츠를 동시 공개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 (사진=디즈니+ 홈페이지 갈무리)
▲ (사진=디즈니+ 홈페이지 갈무리)

이는 최근 변화된 콘텐츠 제작·편성 방향성과 맞물린다. 앞서 tvN과 넷플릭스 동시 공개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봤던 '미스터 션샤인(2018년)' 이후 멀티 채널 편성이 보편화 됐는데, 이는 단순히 방송과 OTT 시청층만을 겨냥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 콘텐츠의 글로벌 진출이라는 키워드와도 맞닿아 있다. 제작사 입장에서는 콘텐츠를 방송 채널과 글로벌 OTT 플랫폼 형태로 공급해 해외 로열티까지 얻을 수 있는 일석이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특히 지금은 넷플릭스 뿐만 아니라 디즈니+, 애플TV+ 등 국내외 시청층을 한 번에 공략할 수 있는 채널이 확대됐고 아마존프라임비디오나 라쿠텐 비키를 통해 특정 지역(다수 국가)을 공략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글로벌 진출을 위해 넷플릭스에 의존했던 제작사들은 5년여 만에 플랫폼을 취사선택할 수 있는 위치에 올라선 상황이다.

플레이어2의 경우, 디즈니+를 포함한 글로벌 OTT 플랫폼과 동시 편성을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OTT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선 현장에서는 플레이어2가 디즈니+ 등 글로벌 OTT 플랫폼과 동시 편성을 논의중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디즈니+가 지난해부터 한국 콘텐츠 확보에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 한국 지역 오픈 당시 동시 공개로 편성했던 설강화와 지난해 SBS 천원짜리 변호사로 재미를 본 만큼 올해도 플레이어2를 포함해 다양한 콘텐츠를 검토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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