욘 폰 테츠너
▲ 욘 폰 테츠너

"한국은 액티브X 문제가 특히 심각한 나라 가운데 하나입니다. 비표준 기술인 액티브X에 지나치게 종속돼 있어서 이용자의 웹 경험을 가로막고 있는 상황인데요. 마이크로소프트도 다음 제품에는 액티브X 의존도를 줄이고 있는 만큼, 한국도 빨리 관계자들이 노력해 문제를 풀어야 할 것입니다."

욘 폰 테츠너 오페라소프트웨어 CEO는 한국의 절름발이 웹 환경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그는 오페라소프트웨어의 활동과 현황을 소개하고자 최근 한국을 찾았지만, 웹표준 기술 준수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데 더 많은 공을 들이는 모습이었다. 예컨대 "액티브X는 사라져야 할 기술"이라며 "공개된 표준 기술이 광범위하게 보급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지 빨리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하는 식이다.

'이용자들에게 최상의 웹 경험을 공평히 제공하는 것'. 욘 폰 테츠너 CEO의 얘기를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이렇다. 이는 오페라소프트웨어의 목표이자 제품 개발 철학이기도 하다. 말하자면 어떤 운영체제를 쓰든, 어떤 기기에서 접속하든 불편함 없이 웹 경험을 마음껏 누리도록 하겠다는 얘기다.

"웹은 하나 뿐입니다. 컨텐트를 제공하는 기술이 무엇이든 동일한 웹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껏 데스크톱 웹브라우저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모바일은 오페라가 주도해왔습니다. 앞으로는 어떤 기술을 쓰든, 어떤 기기든 이용자가 똑같은 경험을 하도록 바뀔 것입니다. 이는 전세계 흐름이기도 합니다."

오페라소프트웨어는 1995년 설립된 이래 지금까지 웹브라우저 개발이란 외길만 고수했다. 데스크톱 웹브라우저 뿐 아니라 모바일, 휴대기기와 게임기 등 다양한 운영체제와 기기에 맞는 웹브라우저를 내놓았다. '오페라'는 특히 웹표준을 가장 잘 따르면서 가볍고 빠른 웹브라우저로 유명세를 탔다. "IBM을 빼면 웹표준 관련 인력이 가장 많은 기업이 오페라소프트웨어"라고 욘 폰 테츠너는 웹표준 준수에 쏟는 노력을 에둘러 자랑했다.

오페라는 데스크톱을 벗어나면 더욱 빛난다. 1999년 PDA용 '오페라 모바일'을 처음 선보인 이래, 오페라는 꾸준히 모바일 웹브라우저 시장을 선도해왔다. 현재 '오페라 모바일'과 '오페라 미니' 등 2종류의 모바일 웹브라우저를 제공하고 있다.

2008년 10월 기준으로 1억여대의 휴대폰이 오페라 모바일을 탑재하고 있으며, 오페라 미니 이용자도 2100만명에 이른다. 삼성전자 'T옴니아'와 '블랙잭' 등이 오페라를 기본 모바일 브라우저로 채택하고 있다. 닌텐도 위 같은 게임기에도 오페라가 기본 웹브라우저로 내장돼 있다.

이 가운데 '오페라 미니'는 저사양 휴대폰에서도 무리 없이 풀브라우징을 즐길 수 있도록 돕는 웹브라우저로 인기가 높다. 핵심은 오페라 미니 서버를 따로 두고 주요 웹사이트 정보들을 저장해뒀다 이용자가 웹사이트에 접속할 때 데이터를 10분의 1로 압축해 저장해주는 기술이다.

"대부분의 모바일 웹브라우저 제공 기업은 고사양 휴대폰에만 관심이 있습니다. 대개 화면 크기가 크고 터치스크린 기능이 있는 고가 제품들이죠. 하지만 실제 고사양 휴대폰 이용자는 전체의 10%에 불과합니다. 오페라는 휴대폰 사양은 다소 떨어지지만 많은 사람들이 쓰는 일반 휴대폰 이용자들에 주목합니다. 이들에게 플랫폼이나 운영체제에 독립적인 웹브라우저를 제공함으로써 원하는 만큼 인터넷을 경험하도록 도우려는 것입니다."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도 꽤 크다. 욘 폰 테츠너는 "오페라 미니 아태지역 서버를 한국에 마련중에 있으며, 몇 달 안에 곧 완성된 모습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본사인 노르웨이 오슬로를 제외하고 오페라 미니 서버를 따로 두는 곳은 한국이 처음이다. 올해 들어 개발 인력도 꾸준히 확충하고 있다.

욘 폰 테츠너 CEO는 노르웨이 최대 통신사 텔레노르의 연구 프로젝트로 웹브라우저 개발을 시작했다. 1995년 갸이르 이바르소이와 함께 오페라소프트웨어를 설립하고 이듬해인 1996년 첫 번째 오페라 웹브라우저를 내놓았다. 오슬로국립대학교에서 컴퓨터과학 석사학위를 취득했으며, 2005년에는 세계경제포럼 '영 글로벌 리더'에 등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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