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가 변화를 겪고 있다. 신속한 비즈니스와 장기적인 관점에서 비용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가상화와 클라우드 기반의 데이터센터 구축이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막상 기업은 클라우드 기반의 데이터센터를 어떻게 구축할 지, 가상화 환경을 어떻게 적용할 지 고민하고 있다.

과거에는 물리적인 인프라 자원이 곧 서비스를 의미했다. 100가지 서비스를 선보이려면 서버가 100개 있어야 하고, 1천가지 서비스를 선보이려면 서버가 1천개 있어야 했다. 필요한 자원이 무엇인지 예측하기도 대체로 쉬웠다. 필요한 서비스만큼 장비를 구입하면 됐으니까. 그러나 문제가 발생했다.

기업의 예산은 무한정이지 않다. 서비스는 무한정 늘어날 지 모르지만, 관련 IT 자원은 기업이 무한정 지원해 줄 수 없다는 뜻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스마트기기가 등장하면서 기업들이 선보여야 할 서비스는 더욱 많아졌지만, 스토리지나 서버 같은 물리적 장비를 추가하는 것으로 이런 환경에 대처하기엔 한계가 생겼다.

이런 상황에서 가상화와 클라우드가 해결책으로 떠올랐다.

가상화와 클라우드 기반의 데이터센터는 원하는 만큼 필요한 자원을 즉시 활용할 수 있는 확장성과 탄력성, 민첩성을 눈에 보이지 않게 지원한다. 기업은 장비 구매에 들어갈 비용을 절약하고, 원클릭으로 서버가 생성되는 등 즉각적인 컴퓨팅 자원과 서비스 지원도 가능해졌다. 이런 편리함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가상화 또는 클라우드 기반의 데이터센터를 구축을 검토했다.

가상화 또는 클라우드 기반의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는 것은 데이터센터 인프라가 완전히 바뀌는 것을 의미한다. 예컨대 물리적 환경에서는 서버에 장애가 발생했을 때 눈으로 파악해 해결할 수 있지만, 가상화 환경에서는 수많은 서버가 서비스가 함께 가상 환경으로 제공되기 때문에 육안으로 쉽게 파악하기 어렵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최우형 시스코코리아 솔루션 SE팀 부장은 "가상화 등장으로 데이터센터가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됐다"라며 "클라우드 기반의 데이터센터는 과거 서버 등 장비만 들였던 때의 데이터센터와 다르기 때문에 많은 부문을 신경써야 한다"라고 다음과 같이 당부했다.

sisco se bujang
▲ sisco se bujang

1. 정말로 가상화 플랫폼에 최적화된 데이터센터인가

뜬끔없게 들릴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사실이다. 실제로 그는 많은 기업들이 이런 기초적인 질문도 던지지 않고 무작정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는 말하는 경우를 많이 만나봤다고 최우형 부장은 말했다. 네트워크, 스토리지, 서버 등이 가상화를 인지하는지 가상화 플랫폼에 최적화 됐는지를 살피는 게 기본이다. 최우형 부장은 "최근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고 하면 가상화 플랫폼에 최적화된 제품들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 확인해보는 자세가 중요하지 않냐"라며 "이 과정에서 기존 기업이 가지고 있는 자원을 최적화해 사용할 수 있는 제품도 살펴볼 수 있게 된다"라고 말했다.

2. 구체적인 사업 검토부터

데이터센터를 단순히 기업 정보를 보관하는 저장소 개념으로 생각하고 구축하려는 기업은 없을 것이다. 이왕 구축한 데이터센터를 어떻게 하면 비즈니스에 맞게 사용할 수 있을지, 다른 고객들에게 서비스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 중에서 유일하게 자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구축한 더존비즈온의 경우 자사 ERP 솔루션을 사용하는 고객들에게 데이터센터와 연계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부가 비즈니스 수익을 올리고 있다.

최우형 부장은 "비즈니스 활용 계획없이 무리해서 데이터센터를 구축하지 말라"며 "더존의 경우처럼 구축한 데이터센터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콘텐츠를 기업이 고민해야 '할 일 있는'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수 있다"라고 당부했다. 단순히 데이터 저장용이라면 국내에 데이터센터 서비스 제공업자의 도움을 받는 게 훨씬 비용적인 측면에서 이득이다.

3. 컨버전스 환경을 고려하라

막상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구축이 완료된 상황에서 데이터센터 담당자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문제가 있다. 최우형 부장은 "관리자들이 현실적으로 부딪히는 문제기도 한다"라며 "데이터센터 구축 과정에서 입출력(I/O)을 어떤 방식으로 통합할 것인지를 생각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가상화를 하기 위해서는 기존에 물리적인 환경에 있던 데이터를 가상화 환경으로 옮겨놔야 한다. 이 과정에서 I/O 담당자들은 데이터센터 이더넷과 파이버 채널 오버 이더넷(FCoE) 중 무엇을 선택해야 데이터를 저장하고 처리하는데 들어가는 트랜젝션이 감당될 수 있을지를 늘 고민한다. 데이터센터 이더넷은 그동안 기업이 오랫동안 많이 사용한 기술로 신뢰성을 확보하고 있는 반면, FCoE는 신생 기술로 표준화 과정을 거치고 있는 새로운 전송방법이다.

최우형 부장은 "많은 기업들이 새로운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어떤 전송방법을 택할 지 고민하면서 단일화 된 전송기술을 사용하려는 우를 범하는데, 이런 방식은 서버가 많아지면 많아질 수록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라며 "데이터센터 이더넷과 FCoE를 동시에 지원하는 컨버전스 환경을 구축하는게 좋다"라고 조언했다. 향후 환경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니 데이터센터를 좀 더 유연하게 관리하라는 뜻에서다.

현재 데이터센터를 안정적으로 구축한 기업의 경우 스토리지는 신뢰성이 확보된 데이터센터 이더넷으로, 네트워크는 FCoE으로 혼재해 사용하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

4. 능력이 된다면 오픈소스로 관리하라

빅데이터 등 기업이 감당해야 할 데이터량이 증가하면서 오픈소스 등을 활용해 데이터센터를 관리(프로비저닝)하자는 이슈가 많이 등장하고 있다. 최우형 부장은 "오픈소스 관련 인력이 있으면 오픈소스로 하라고 권하고 싶다"라고 주문했다. 인력과 능력이 받쳐준다면 오픈소스를 쓰는 걸 말릴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IT 인프라 자원을 사용자나 비즈니스 요구사항에 맞게 할당, 배치, 배포해서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게 돕는 작업을 프로비저닝이라고 한다. 데이터센터 컴퓨팅 자원을 관리하고 최적하해서 공급하는 측면에서 프로비저닝은 꽤 중요하다. 관리자가 데이터센터를 운용하는데 있어 서버 자원 프로비저닝, 운영체제 프로비저닝, 소프트웨어 프로비저닝, 스토리지 프로비저닝 등 신경쓰고 관리할 분야가 상당히 많다.

오픈소스를 활용해 자사 시스템에 맞춰 개발한 뒤 검토할 인력이 있으면 오픈소스를 활용한 데이터센터 프로비저닝은 큰 장점을 준다. 그러나 어설픈 인력으로서 오픈소스를 시도하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최우형 부장은 "결국 관리는 사람이 하는 것"이라며 "오픈소스 인력이 풍부하다면 오픈소스로, 그렇지 않다면 상용화된 솔루션의 도움을 받아 안정적으로 관리하라"고 말했다. 인력도 없으면서 오픈소스 활용하면 비용이 절감되는 줄 알고 무모하게 도입하려는 경영진들이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5. 데이터센터 패브릭 확장성을 고려하라

가상화 환경 내에서 확장성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데이터센터 전체, 데이터센터 패브릭의 확장성을 의미한다. 단순하게 SAN, 이더넷, 데이터센터 환경 중 데이터센터 부문을 신경쓰는 것이 아니라 이 모든것을 포함하는 데이터센터 전체의 확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데이터센터는 어느 한 장비만 원활하게 돌아간다고 해서 운용되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기기들이 복잡하게 연결돼 하나의 데이터센터 환경을 만든다. 서버, 네트워크, 스토리지 등 통합 가능한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구성할 줄 알아야 장기적으로 데이터센터를 운용할 수 있다.

최우형 부장은 "기존 데이터센터 환경에서는 네트워크와 스토리지 등 두 가지 환경이 마치 별개로 존재하고 관리되다 보니 클라우드 기반의 유기적인 데이터센터 환경에서 관리자들이 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며 "통합 패브릭으로 연계된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줄 알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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