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은 불편한 몸을 보완해줄 훌륭한 도우미다. 애플 iOS나 구글 안드로이드OS 기반 휴대기기라면 ▲화면을 보지 않고 소리로 내용을 파악하거나 ▲소리 대신 진동 패턴으로 각종 알림을 확인하거나 ▲물리적 버튼 대신 화면을 터치해 미리 설정해둔 명령을 수행하는 식으로 조작할 수 있다. 시·청각, 신체장애인을 위한 기능이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비장애인도 갑자기 화면이 고장나거나, 시끄러운 곳이거나, 두 손을 자유롭게 쓰기 어려운 상황에서 유용한 기능이니까. 이른바 '접근성'을 보장하는 기능들이다.

애플 앱스토어나 구글 플레이에는 장애인에게 도움 되는 응용프로그램(앱)이 여럿 등록돼 있다. 기기가 접근성을 보장한다면, 장애의 불편함을 덜어줄 다양한 앱의 도움을 받을 차례다. 눈에 띄는 iOS용 시각장애인 도우미들을 둘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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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ind_apps

리드애니(아이폰, 29.99달러)

리드애니는 종이책을 읽기 어려운 시각장애인이나 신체장애인이 손쉽게 책을 읽도록 돕는 스마트폰용 e북 뷰어다. 책 내용을 음성으로 읽어주는 기능을 제공한다. 시각장애인용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업체 엑스비전테크놀로지에서 만들었다.

이용자는 앱을 설치한 다음 '북셰어' 탭에서 원하는 도서를 검색하고 내려받으면 된다. 이미 소장하고 있는 e북도 앱과 동기화해 읽을 수 있다. 내 서재 도서 목록과 책갈피를 실시간 동기화해두고 다른 iOS 기기나 PC에서도 언제든 꺼내 읽을 수 있게 했다. 덧글이나 추천 기능을 이용해 책에 대한 의견을 다른 사람과 공유해도 된다.

책 읽기도 한층 편리하게 했다. 연속 읽기 외에도 글자·줄·문단 단위로 읽을 수 있으며 원하는 페이지나 목차로 손쉽게 이동하고 내용을 검색하도록 했다. 중요한 대목을 북마크해두거나 간단한 메모를 남기는 기능도 제공한다.

북셰어 탭에서 제공되는 대체 도서를 이용하려면 이용자가 장애인임을 인증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회원가입을 하고, 본인이 법적 장애인임을 증명할 수 있는 복지카드 사본이나 장애인 증명서를 엑스비전테크놀로지로 보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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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adany

룩텔 레커나이저(아이폰, 9.99달러)

룩텔 레커나이저는 저시력자나 시각장애인이 스마트폰 카메라를 이용해 다양한 물건들을 인식할 수 있게 돕는 앱이다. 이용자는 처음에 물건 이미지를 직접 데이터베이스화해 저장해둘 수 있다. 일단 DB에 저장된 사물이라면 이용자가 스마트폰 카메라로 비추기만 하면 음성으로 해당 사물을 알려준다. 사진을 찍지 않아도 되고, 인터넷에 연결돼 있지 않아도 상관없다. 물건에 부착된 바코드 스캐너를 읽어들여 해당 사물을 알려주는 기능도 내장돼 있다. 저장된 데이터베이스는 e메일로 전송해 다른 기기에서 활용하거나 다른 이용자와 공유할 수 있게 했다.

룩텔 레커나이저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사물 DB가 어느 정도 쌓여야 한다. 그러려면 주변 비장애인 가족이나 지인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처음엔 주변 사물부터 시작해 점점 많은 사물로 넓혀나가면 된다. DB가 쌓일 수록 도움은 줄어들고, 앱의 효용성도 높아진다.

룩텔은 다양한 인식기술 기반으로 장애인을 위한 보조기술(Assistive Technology) 앱을 다수 선보인 기업이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돈을 비추면 이를 인식해 음성으로 금액을 알려주는 '머니 리더'가 대표 사례다. 머니 리더는 미국 달러화, 유로화, 영국 파운드화, 캐나다 달러화, 호주 달러화를 지원한다. 머니 리더와 룩텔 레커나이저는 모두 난트웍스의 사물인식 기술을 적용했다.


룩텔 레커나이저 시연 동영상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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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ooktel

비즈위즈(아이폰, 무료)

비즈위즈는 얼핏 보면 '룩텔 레커나이저'와 비슷한 앱으로 보인다. 시각장애인이 스마트폰 카메라로 사물을 비춰 인식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 그렇다.

헌데 인식 과정이 다르다. 룩텔 레커나이저가 직접 사물 DB를 쌓는 방식이었다면, 비즈위즈는 '소셜 친구'에게 물어보는 방법을 선택했다.

이런 식이다. 시각장애인은 비즈위즈 앱으로 사물을 찍은 뒤 해당 이미지에 대해 궁금한 점을 음성으로 녹음한다. 그런 다음 미리 지정해둔 트위터·페이스북 계정이나 e메일 친구 등에게 이 음성 파일을 전송한다. 이를 본 SNS 이용자나 e메일 친구들이 궁금증에 대한 답을 해주면 그 내용이 다시 시각장애인 스마트폰으로 전송된다. 제조사가 직접 고용한 도우미들도 궁금증에 답변을 달아준다. 음성 녹음과 함께 찍은 사진은 이미지 인식 플랫폼인 아이큐엔진에 전송해 사물을 파악할 수 있게 했다.

비즈위즈는 단순히 사물을 '인식'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해당 사물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SNS 친구나 지인들이 시간이나 지식을 기부해 조력자로 참여한다. 협업과 집단지성, 자원봉사가 적절히 녹아든 '소셜' 앱이다.

비즈위즈는 로체스터 휴먼컴퓨터 인터랙션 그룹에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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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izw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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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izwiz_05

블라인드스퀘어(아이폰/아이패드, 14.99달러)

시각장애인도 손쉽게 위치기반 SNS를 이용해 마음에 드는 장소를 발굴하거나 찾아갈 수 있게 돕는 앱이다. 시각장애인용 포스퀘어 앱인 셈이다.

블라인드스퀘어는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 내장된 GPS와 나침반을 이용해 시각장애인이 있는 곳을 측정한다. 그런 다음 포스퀘어 DB를 활용해 이용자 이동 경로에 따라 주변 정보를 찾아 음성으로 안내해준다. 현재 있는 곳 주소나 가까운 교차로와 방향 등을 알려주는 식이다. 아이폰을 한번 흔들면 현재 위치 정보를 알려주며, 두 번 흔들면 곧바로 포스퀘어에 '체크인'할 수 있다.

블루투스도 지원한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를 주머니나 가방에 넣어두고 블루투스 기기로 원격 조정하는 식이다. 지도는 오픈스트리트맵 데이터를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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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indsquare

스포큰레이어(아이폰, 무료)

주요 웹사이트 기사를 음성으로 읽어주는 시각장애인용 음성 뉴스 구독 앱이다. AP통신이나 더 애틀란틱, 테크크런치나 인가젯 등 주요 뉴스 웹사이트 글들을 제공한다.

텍스트-음성 변환(TTS) 기술을 이용해 글자를 음성으로 읽어주는 앱들은 더러 있다. 스포큰레이어는 전문 성우들을 직접 고용해 주요 기사들을 직접 음성파일로 녹음해 제공한다. 필자들도 직접 자기 기사를 녹음해 스포큰레이어 웹사이트에 등록하게 했다. 그런만큼 TTS 기술보다 깨끗하고 품질 좋은 음성파일을 제공한다.

스포큰레이어는 올해 5월19일부터 5일간 뉴욕에서 열린 스타트업 경진대회 '테크크런치 디스럽트 뉴욕'에서 소개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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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okenlayer

블라인드사이드(아이폰/아이패드, 2.99달러)

블라인드사이드는 시각장애인을 위해 태어난 게임이다. 화면을 보며 주로 즐기는 비장애인용 게임과 달리, 블라인드사이드는 음성 기반으로 즐기는 게임이다. 화려한 화면을 포기한 대신, 3D 오디오를 적용해 현실감을 높였다.

블라인드사이드는 서바이벌 어드벤처 게임이다. 게임은 세상 모든 사람이 시각장애인이 된 세계를 배경으로 삼았다. 이용자는 케이스 교수를 조종해 어둠의 세계에서 사람들을 구해야 한다. 화면이 없는 대신, 아이폰 자이로센서를 이용해 가고자 하는 방향을 선택하면 된다. 1천개가 넘는 사운드 효과를 이용해 이용자가 방향을 틀면 게임 속 사운드도 따라 돌면서 입체감과 사실감을 높였다고 한다.

이 게임은 현재 '에피소드1'이 공개된 상태다. 아이폰4S와 아이패드2·3에서 이용할 수 있다.


블라인드사이드 소개 동영상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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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inds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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