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기관이 주목하는 IT 분야는 무엇일까.

이에 대한 대답을 구하고자 12월10일 비트코인과 블록체인, 핀테크 기술을 한자리에서 제험하고 배울 수 있는 ‘제2회 인사이드 비트코인(블록체인 어젠다) 컨퍼런스’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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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지는 채굴, 뜨는 거래"

2년 전 국내에서 비트코인 붐이 불었을 때 등장했던 키워드는 ‘채굴’이었다. 컴퓨터를 오랜 시간 돌리면 돈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기대감에 많은 사람들이 비트코인 채굴에 관심을 가졌다. 비트코인 채굴을 도와주는 컴퓨터 장비가 등장하기도 했다. 이젠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비트코인 채굴 난이도가 어려워지면서 가정용 컴퓨터로는 비트코인 채굴을 꿈꾸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날 컨퍼런스 현장을 찾은 비트코인 관련 업체들은 채굴보다는 어떻게 하면 비트코인 거래를 활성화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분위기였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유통되는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의 장점을 내세워 저렴한 비용으로 해외 송금을 할 수 있다고 내세우는 기업이 많았다.

케이코인(KCOIN)과 코빗이 대표적이다. 두 기업은 아이디를 이용한 해외송금 서비스를 제공한다. 방식은 매우 간편하다. 원하는 비트코인 거래소에 회원가입 한 뒤 돈을 입금한 다음 해외에 있는 사용자 아이로 원하는 금액을 입력한 뒤 전송하면 된다. 은행 계좌도, 공인인증서도 필요 없다. 케이코인 시연을 살펴보니 해외 송금이 끝나기까지 1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케이코인 송금 서비스를 개발한 강호철 비트코어 대표는 “특히 해외 송금에 비트코인을 이용한 거래가 유용하다”라며 “수수료가 1.5%로 은행과 비교해 매우 저렴함과 동시에 거래가 즉시 이뤄지기 때문에 편리하다”라고 설명했다. 강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안정성도 보장한다”라며 “익명성과 즉시성, 보안성을 무기로 비트코인을 이용한 소액 해외송금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  케이코인을 이용한 ATM(왼쪽)과 케이코인을 통한 인터넷 해외 송금 거래 화면
▲ 케이코인을 이용한 ATM(왼쪽)과 케이코인을 통한 인터넷 해외 송금 거래 화면

블록체인은 전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일종의 공공 거래장부다. 거래가 이뤄질 때마다 블록을 생성해 이를 체인 형태로 정보를 담아 보관하고 저장한다. 특정 서버에 정보가 집중되는 게 아니라 해당 거래를 주고받은 모든 이들에게 거래 정보가 저장되기 때문에 해킹하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상화폐와 핀테크, 블록체인, 거래소 솔루션 개발 서비스를 제공하는 코인베스트 노현한 개발이사는 “현재 은행 거래는 서버안에 거래 정보를 저장하는 형태로 자체적인 서버가 필요하지만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하면 자체 서버가 필요없다”라며 “더불어 현재 은행 간 통신을 할 때 스위프트(SWIFT)망을 써서 거래해야 하므로 거래 비용이 비싸지만,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하면 그럴 필요가 없어서 거래 비용을 종전 대비 10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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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장에서 또 눈에 띄는 부문은 ‘중국’이었다. 대부분의 비트코인 거래 업체들은 주로 중국으로 송금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2014년 기준 중국은 전세계 비트코인 총량의 62%를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비트코인 거래에 있어 큰 시장이다. 업계 관계자들도 대부분의 비트코인 거래가 미국과 중국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금융플랫폼 벤처기업인 코인플러그 쪽은 “송금 수요가 가장 큰 곳이 중국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기업이 해외 송금시 중국을 포함하는 것 같다”라며 “특히 국내에 있는 중국인 유학생들이 수수료 부담을 덜기 위해 가상화폐 거래소를 통한 소액 해외 송금을 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주목, 비대면 인증 방식

행사장을 찾은 핀테크 플랫폼 업체는 주로 비대면 실명확인 통합시스템이나 전자서명 기술을 선보였다. 22년만에 바뀐 실명확인 방법 때문이다.

[rel]핀테크 플랫폼 업체 피노텍 송인화 R&D 본부장은 “금융실명제가 비대면 실명 확인 방식을 허용하면서 실명확인 방안 4가지 중 2가지를 의무적으로 선택하고방식을 추가로 도입하면 비대면으로 계좌를 만들 수 있다”라며 “이미지, 영상통화, 모바일 솔루션을 하나로 합친 ‘비대면 실명확인 통합시스템’에 대한 은행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는 핀테크 활성화를 위해 12월부터는 은행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집이나 회사에서 통장이나 계좌를 개설할 수 있게 제도를 개선했다. 이전까지는 금융실명제에 의해 금융기관과 거래를 할 때 반드시 창구직원이 사용자 얼굴을 마주하면서 실명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했다. 하지만 이젠 영상통화나 신분증 사본제시, 현금카드 전달시 신분 확인, 기존 계좌 활용 등 실명확인 방안을 이용해 비대면으로 실명 확인을 할 수 있다.

가상화 솔루션 업체 틸론도 이날 컨퍼런스 행사장을 찾았다. 틸론은 지난 11월 비대면 실명확인 기술업체 에이치아이컴즈를 인수하면서 핀테크 시장에 뛰어들었다.

조희형 틸론 전략기획본부 차장은 “PDF 원천 기술 업체를 인수하면서 서명을 서버에서 불러온 다음에 다시 서버에 저장하는 기술을 갖게 됐다”라며 “향후에는 QR코드 등으로 서명을 할 수 있는 화면을 불러와 손쉽게 전자서명을 이룰 수 있게 서비스를 만들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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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멤버십 포인트 시스템을 활용한 O2O 간편결제 서비스를 준비중인 기업도 있었다.

포인코 박지훈 대표는 "각각 간편결제를 위한 단말기를 설치하고, 신용카드 기반으로 인한 가맹점주에게 부담되는 높을 수수료로 인한 가맹점 확보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통합 플랫폼을 개발하는 데 집중하게 됐다"라며 "다양한 멤버십 포인트 인프라를 간편결제 솔루션으로 활용해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오프라인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포인코는 대구스마트 벤처창업학교 지원을 받아 창업한 간편결제 솔루션 업체다.

제2회 인사이드 비트코인 컨퍼런스는 일산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12월9일부터 11일까지 진행된다. 3일에 걸쳐 비트코인이 무엇인지, 세계 금융기관이 블록체인 기술을 왜 주목하는지, 핀테크 시대에 어떤 금융서비스를 준비하면 좋은지 등과 같은 가상화폐와 블록체인 관련 주요 이슈를 다룬다. 글로벌핀테크연구원이 공식 후원하는 핀테크 특별세션, 최종 우승자에게 2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지는 스타트업 경진대회, 일반인들도 쉽게 배울 수 있는 기본 교육도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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