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한국 비영리단체를 돕는 프로그램을 띄웠다. ‘구글 임팩트 챌린지’ 다. 지원 조건은 있다. 기술로 세상을 혁신하려는 아이디어를 가진 비영리단체다. 지원 규모도 크다. 한 단체당 최대 5억원, 최대 30억원까지 자금을 지원한다.

구글 임팩트 챌린지는 구글닷오아르지가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구글닷오아르지는 구글에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담당하고 있는 조직이다. 구글 임팩트 챌린지는 2014년 첫발을 뗐다. 지금까지 호주와 일본, 인도 등 여러 나라에서 혁신적 아이디어를 가진 비영리단체를 지원했다. 3월21일, 그 프로젝트가 한국에서도 공식 출범했다.

▲  '구글 임팩트 챌린지' 한국 주요 심사위원들.
▲ '구글 임팩트 챌린지' 한국 주요 심사위원들.

구글 임팩트 챌린지는 ‘더 나은 세상을, 더 빠르게’를 구호로 내세웠다. 2가지 조건이 이 프로젝트가 추구하는 가치의 뼈대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찾는 것이요, 이 아이디어를 ‘더 빠르게’ 실현하도록 돕는 것이다. 구글 임팩트 챌린지의 한국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이혜진 구글코리아 매니저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는 굉장히 많다”라며 “우리는 더 빠르게 이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최대 30억원의 지원금과 1년간의 최고 멘토링을 지원한다”라고 이번 챌린지의 가치를 설명했다.

담대한 혁신 아이디어 가진 비영리단체 찾습니다

구글에서 말하는 ‘담대한 혁신 아이디어’란 어떤 걸 가리킬까. 외국 사례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 베이지역에는 '라바 매이'란 단체가 있다. 이들은 도시 버스를 보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냈다. 수명이 다해 폐차되는 버스를 노숙자를 위한 이동 샤워시설로 바꾸는 것이었다. 구글은 이 아이디어에 동의해 지원금을 보탰고, 지금까지 지역 노숙자 1300명이 이 버스의 도움을 받았다.

[plus]프랑스의 자케드란 단체는 장애인을 위한 접근성을 개선하는 지도 데이터를 모으고 있다. 내 주변에서 어떤 곳이 휠체어를 위한 별도 통로를 마련하고 있는지, 이 건물에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계단이 있는지 시민들이 직접 정보를 채우는 식이다. 구글은 2018년 말까지 이런 정보가 100만여개 비즈니스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호주 펭귄재단도 구글 임팩트 챌린지의 지원을 받고 있다. 이들은 매년 10만마리의 펭귄이 몸에 묻은 석유 때문에 죽음에 이른다는 데 주목했다. 이들은 물이나 세제 없이도 자석 입자를 이용해 펭귄 털에 묻은 석유를 닦아내는 이이디어를 냈다.

이번 한국 챌린지 출범을 위해 방한한 마이카 버어맨 구글 임팩트 챌린지 아태지역 리드는 “모든 챌린지의 공통분모는 혁신이지만, 열리는 나라에 따라, 공유되는 꿈과 희망에 따라 독특한 특성을 갖는다”라며 “혁신을 불지필 만한 나라로 한국만한 곳이 드물며, 한국 비영리단체가 혁신적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한국이 직면한 어려운 과제를 해결하도록 돕고자 한다”라고 챌린지 출범 소감을 밝혔다.

구글 임팩트 챌린지엔 다양한 분야 파트너와 심사위원이 참여한다. 올해엔 사단법인 아쇼카한국과 아산나눔재단,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파트너로 참여했다. 심사위원단은 모두 12명이다. 고영하 한국엔젤투자협회 회장, 권태선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방송인 김제동, 가수·배우 션·정혜영 부부, 이경숙 아산나눔재단 이사장, 이원재 희망제작소 소장, 전 국가대표 역도 선수이자 장미란재단 이사장 장미란, 전 대법관인 전수안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이사장, 정재승 KAIST 교수, 전 국무총리인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 등이다. 재클린 풀러 구글닷오아르지 총괄과 존리 구글코리아 사장도 포함돼 있다.

▲  마이카 버어맨 구글 임팩트 챌린지 아태지역 리드
▲ 마이카 버어맨 구글 임팩트 챌린지 아태지역 리드

일정도 공개됐다. 참여를 원하는 단체는 4월29일까지 구글 임팩트 챌린지 웹사이트에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아이디어’를 담은 온라인 지원서를 작성해 제출하면 된다. 7월18일에는 결승에 진출할 10팀을 발표하며, 8월23일에 최종 우승 4팀을 선정한다. 그 사이에 4월5일부터 14일까지 비영리단체 대상 교육 워크샵도 진행한다. 모두 4차례에 걸쳐 멘토링과 설명회가 진행될 예정이다.

4개팀에 각 5억원, 총 30억원 지원

심사 기준은 4가지다. 해당 아이디어가 지역 사회에 어떤 영향력을 미칠 지 따져보는 ‘지역사회 영향력’, 기술을 활용하고 창의적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지 보는 ‘기술과 독창성’, 아이디어의 결과물이 보다 많은 사람에게 혜택으로 돌아가도록 확장 가능한지 따져보는 ‘확장성’, 현실적 계획과 실행 단계가 있는지 보는 ‘실행가능성’이다.

최종 우승 비영리단체 4팀엔 각각 지원금 5억원을 제공한다. 4팀 중 3팀은 심사위원이 선정하며, 나머지 한 팀은 일반인 온라인 투표로 선정한다. 투표는 7월18일부터 8월21일까지 한 달여 동안 진행된다. 전체 지원 규모는 최대 30억원이다. 구글코리아 쪽은 “단순히 한국 비영리단체만을 위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한국 시민 모두가 함께 생각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동참하자는 행사로 봐 달라”라고 밝혔다.

▲  '구글 챌린지 임팩트' 홈페이지
▲ '구글 챌린지 임팩트' 홈페이지

존리 구글코리아 사장은 “한국 비영리단체는 수백만에 달하는 시간과 자원을 봉사하고 있으며, 이런 긍정적 효과는 기술과 혁신이 활용됐을 때 증폭될 수 있다”라며 “구글은 기술을 사용해 확장성 높이고 전세계 수십억 사람에게 혜택을 주고 지구가 처한 난제를 해결하려 노력하고 있으며, 한국 비영리단체도 이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권태선 환경운동연합 대표도 “한국 비영리단체는 굉장한 열정을 갖고 좋은 아이디어도 많지만, 자금 부분에서 취약하고 열악하다”라며 “구글 임팩트 챌린지가 재정 지원 뿐 아니라 기술을 통해 우리의 좋은 뜻과 사회를 변화시키겠다는 열망을 좀더 빨리, 넓게 확장할 수 있게 자극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 임팩트 챌린지는 공익 목적의 비영리·비정부단체로 구글이 제시한 요건에 한 가지 이상 해당되는 단체는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구글닷오아르지는 2014년부터 해마다 3-5개 나라를 선정해 구글 임팩트 챌린지를 진행하고 있다. 실명의 조기 징후를 감지하기 위한 모바일 진단 플랫폼(호주), 농업 종사자의 생계 개선에 도움을 주기 위한 소비자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영국), 가정폭력으로부터 여성을 보호하기 위한 모바일 응용프로그램(브라질) 등이 주요 지원 사례다.

이와 별도로 구글은 지난해 9월10일, ‘비영리단체를 위한 구글’ 프로그램을 국내에 정식 선보였다. 국내 비영리단체를 대상으로 ‘구글 앱스’ 무상 제공, 월 1만달러의 검색광고 비용 지원, 유튜브 프리미엄 파트너 제공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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