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자사의 제품을 제조하는 협력업체 가운데 100% 재생가능에너지로 제품을 생산하는 곳이 모두 14곳으로 늘었다고 발표했습니다. 리사 잭슨 애플 환경·정책·사회 프로젝트 부사장은 현지 시각으로 9월21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버지 컨퍼런스(Verge conference)에서 100% 재생가능에너지를 사용하는 애플의 협력업체가 기존 8곳에서 6곳 더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일본 내 자사 사업장 및 판매점 운영을 100% 재생가능에너지로 운영한다고 새롭게 밝혔습니다. (▶관련 기사)

▲  애플은 협력업체들이 탄소 감축을 할 수 있도록 재생가능에너지 프로젝트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사진은 일본 나고야 외곽에 위치한 수상 태양광 발전소이다. (출처: 애플 뉴스룸)
▲ 애플은 협력업체들이 탄소 감축을 할 수 있도록 재생가능에너지 프로젝트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사진은 일본 나고야 외곽에 위치한 수상 태양광 발전소이다. (출처: 애플 뉴스룸)

그린피스는 지난 2011년부터 IT기업들을 대상으로 재생가능에너지 사용을 확대할 것을 요구하는 캠페인을 진행해오고 있습니다. 애플은 현재 미국과 중국 등 24개국 내 자사 사업장을 100% 재생가능에너지로 운영하고 있으며 일본 사업장은 이번 발표를 통해 25번째로 합류한 사업장이 됩니다.

애플은 또한 자사 사업장 뿐 아니라 자사 제품을 제조하는 협력업체들에게도 100% 재생가능에너지 사용을 요구해왔는데, 2015년 ‘협력업체 클린 에너지 프로그램 (supplier clean energy program)’을 통해 2020년까지 협력업체들의 재생가능에너지 전력 사용량을 4기가와트까지 늘릴 것을 목표로 삼아 현재 2.8기가와트를 달성했습니다.

▲  애플의 환경을 위한 노력 홈페이지 갈무리
▲ 애플의 환경을 위한 노력 홈페이지 갈무리

애플은 지난 2012년 100% 재생가능에너지 사용 약속을 선언한 이후 구체적 이행 계획과 함께 실제 재생가능에너지 사용 확대를 적극적으로 실행에 옮기고 있습니다. 애플이 보여주고 있는 가시적 성과는 재생가능에너지로의 전환에 기업의 의지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줍니다.

애플의 이런 재생가능에너지 행보가 국내 기업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사실 국내에도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 등 애플의 협력업체가 11곳이나 있습니다. 이들 대부분은 한국 내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기업들이죠. 하지만 재생가능에너지 사용 비중은 극히 미미한 수준입니다. 만일 전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재생가능에너지 확장 흐름, 그리고 애플이 협력업체들에게 요구하고 있는 재생가능에너지 조달 노력에 응하지 않을 경우 이들 기업은 어떤 결말을 맞게 될까요?

▲  샌프란시스코 만에 띄워졌던 그린피스의 비행선. 애플, 페이스북, 구글 로고와 '재생가능에너지로 운영되는 인터넷으로 향하자'는 메시지가 쓰여 있습니다.
▲ 샌프란시스코 만에 띄워졌던 그린피스의 비행선. 애플, 페이스북, 구글 로고와 "재생가능에너지로 운영되는 인터넷으로 향하자"는 메시지가 쓰여 있습니다.

세계적 추세와 달리 한국 기업들의 에너지 전환 대응 실태는 실망스럽고 의지조차 감지하기 힘듭니다. 이런 소극적인 자세는 우리나라 산업 경쟁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입니다. 전세계와 글로벌 IT기업이 재생가능에너지로 달려가고 있는데 한국 기업들은 멀뚱히 지켜만 보고 있는 셈입니다.

탄소제로로 향하는 글로벌 경제는 한국도 피해갈 수 없는 상황입니다. 정부가 재생가능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전환을 시작하는 현 시점에서 기업들의 재생가능에너지 사용 확대에 대한 노력은 에너지 전환을 견인하는 필수 요소이죠. 더 늦기 전에 재생가능에너지를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에 대해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합니다.

글 | 이인성.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IT 캠페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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