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미국)=김인경 기자> “올해 1순위 목표는 ‘글로벌화’다.”

김상철 한글과컴퓨터 회장은 1월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국제 가전·IT 전시회 ‘CES2020’에서 기자들과 만나 2020년 핵심 계획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내걸었다. 간판 소프트웨어인 한컴오피스 제품군을 앞세워 해외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아마존과 협업을 통해 세계 오피스SW 시장 점유율을 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제시했다.

김 회장은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중국과 미국의 기세가 무섭다. 한국은 뒤쳐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연내 가정용 AI 로봇을 내놓는 등 AI·로봇 분야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한컴은 핵심 목표인 글로벌화와 관련해 간판 소프트웨어를 전진배치한다. 회사측에 따르면 현재 한컴의 세계 오피스 소프트웨어(SW) 분야 시장 점유율은 0.4%(2016년 기준)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이어 세계 2위지만 점유율로 보면 비교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한컴은 나름 해볼만하다는 입장이다.

한컴은 3년째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아마존과 함께 올해 세계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김 회장은 “세계적으로 PC, 모바일, 웹 기반을 모두 가진 기업은 MS와 한컴뿐”이라며 “국내에서 MS에 대항해 시장을 지켜온 힘을 중국 텐센트, 미국 아마존, 이 밖의 러시아 기업들이 주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 리테일 시장에서 오피스 패키지 시장 점유율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올해는 중국과의 협력도 한층 강화할 예정이다. 김 회장은 “모든 분야에서 중국이 ‘점프’하고 있지만 가장 약한 게 바로 오피스 SW”라며 “불법 SW로 이익이 나지 않아 100% 적자 신세다. MS,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을 막고 있는 중국 입장에서는 자체 제품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한컴)와의 협력이 절대적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한컴은 중국의 아이플라이텍과 합작법인회사 아큐플라이 A.I.를 설립, 통번역기 ‘지니톡고!’를 출시한 바 있다. 이 통번역기는 현재 65개 언어를 지원하고 있다.  한컴은 교육 분야 투자를 강화하면서 아이플라이텍과 긴밀한 협력을 이어가기로 했다.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도 함께한다. 김 회장은 “중국 최고 3개 기업과 논의 중에 있다”라며 “아이플라이텍과 합작을 통해 통역기를 만들었듯, 중국과 공유하고 융합하며 새로운 세계 시장으로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봇 사업과 관련해서는 로봇에 오피스, SW, AI, 화상통화, 음성인식, 센서(IoT) 기술 등 한컴이 보유한 기술을 접목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AI를 적용한 ‘가정용 로봇’ 개발에 주력,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분야는 교육이다. 현재 한컴로보틱스가 만든 토키는 유치원 등 교육기관에 판매되고 있다.

김 회장은 “로봇 시장은 누가 먼저 치고 나가는지가 중요하다”라며 “개별적인 기능을 가진 로봇보다는 집에서 사람을 대체할 수 있는 가정용 로봇을 겨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CES 전시에서 한컴그룹은 한글과컴퓨터, 한컴MDS, 한컴로보틱스, 한컴위드, 한컴모빌리티, 아큐플라이 AI 등 그룹사의 블록체인, 인공지능, 로봇 관련 제품을 대거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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