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가 변한다고 해도 KT는 성장이 정체됐고 올드한 관료적 조직이란 우려가 있을 수 있습니다. 최근 5년간 비통신 분야에서 성장했고 각 지역본부가 책임 경영을 하고 있습니다. 젊은 핵심 인재들도 확보했습니다"

KT를 바라보는 업계의 우려에 대한 구현모 대표의 반박이다. 구 대표는 2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작심한 듯 KT에 대한 우려에 대해 반박했다. 그는 KT가 통신기업에서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하겠다는 계획에 대해 발표한 후 "저희가 변한다고 해도 KT가 할 수 있어?라고 말할 수 있다"며 운을 뗐다.

▲  구현모 KT 대표가 2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KT
▲ 구현모 KT 대표가 2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KT

구 대표는 △성장이 정체된 회사 △평균 연령이 높은 회사 △관료적이고 민첩하지 못한 회사 등 세 가지 우려에 대해 실제로 그렇지 않다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KT가 최근 5년간 미디어 분야에서 20%, 기업·IT 솔루션에서 18%, AI·디지털 전환(DX)에서 8%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회사 전체적으로 봤을 때 5년간 1% 성장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집전화·VoIP(인터넷전화)·국제전화에서 5년간 매출이 1조원 이상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집전화 등에서 매출이 감소한 것은)메가트렌드로 보고 대신 성장률이 엄청난 다른 사업을 갖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미디어와 기업·IT 솔루션은 통신 대비 규제 영향이 적은 사업이므로 내년부터 치고 올라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KT가 올드한 회사라는 우려에 대해 그는 평균 연령이 47.3세이지만 2030세대가 4500명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인공지능(AI) 핵심인재가 420명이며 2022년까지 1200명까지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KT는 관료적이고 민첩하지 못하다는 지적에 대해 구 대표는 기존 11개의 지역본부를 6개의 광역본부로 전환해 지역별로 책임을 갖고 독립적으로 경영을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를 이어온 KT는 내년부터 일하는 방식도 바꾼다. 구 대표는 "7~8주간 직원들이 재택근무를 하면서도 문제없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내년에는 사무실 공간을 줄이고 일하는 방식도 바꿔 서울에서도 지역 관련 업무를 볼 수 있도록 체계를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 KT 취임한 구 대표는 황창규 전 회장까지 유지됐던 회장 직제를 없앴다. 본인도 사장 직급을 쓰면서 B2B(기업간거래) 부문을 박윤영 기업부문장 사장에게 맡기며 주요 경영진과 함께 경영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간담회에도 주요 경영진이 참석해 각자가 맡은 분야에 대한 질문에는 해당 임원들이 답했다.

이날 구 대표는 KT가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변하겠다는 포부를 나타내며 오는 11월 'KT DX 플랫폼'을 선보인다고 발표했다. KT의 AI·빅데이터·블록체인 등의 서비스를 연계해 기업 고객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KT는 B2B 시장을 적극 공략하기 위해 B2B 브랜드 'KT 엔터프라이즈'도 공개했다. 디지털 전환 파트너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ABC(AI·빅데이터·클라우드) 플랫폼 역량 기반으로 B2B DX 시장 발굴에 나선다는 각오를 담았다.

또 구 대표는 현대HCN 인수를 계기로 확보한 가입자를 기반으로 내년부터 콘텐츠에 본격 투자하고 K뱅크의 여·수신 규모를 확대해 2023년에는 상장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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