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비ICT(정보통신기술) 분야 그룹사들의 실적이 코로나19 여파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1일 KT의 지난 3분기 실적발표 자료에 따르면 KT의 42개 그룹사들의 영업이익 합계는 856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1147억원)에 비해 약 25% 감소했다. 그룹사들의 영업이익 합계는 지난해 1분기(1056억원), 2분기(971억원)에 이어 3분기까지 증가했지만 4분기부터 감소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러한 그룹사들의 부진은 코로나19의 영향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그룹사 중 가장 규모가 큰 BC카드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소비가 위축되고 특히 해외 소비가 급감하면서 카드 사용량이 줄어든 것이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부동산 사업으로 꾸준한 매출을 내던 KT에스테이트도 코로나19의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KT에스테이트의 3분기 매출은 7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4% 감소했다. 주요 그룹사 중 매출 하락폭이 가장 크다. 특히 호텔 사업이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것이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회사 측은 코로나19의 여파가 지나가면 그룹사들의 실적은 회복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KT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주요 그룹사들의 매출이 줄었지만 이는 일시적 영향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룹사들의 부진 속에서도 콘텐츠 관련 자회사들은 선전했다. 나스미디어·KTH·KT엠하우스, 스토리위즈 등 콘텐츠 자회사들의 3분기 영업이익 총 합은 19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했다. 방송 및 모바일 플랫폼을 기반으로 광고·T커머스·모바일 상품권 등의 사업을 펼치며 코로나19의 여파를 피해간 것으로 풀이된다.

 

▲  출처: KT 실적발표 자료
▲ 출처: KT 실적발표 자료

주요 그룹사들의 실적이 부진했지만 KT의 주력 사업인 무선 및 유선 사업의 실적은 견고하다. 3분기 무선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9% 증가한 1조7421억원이다. 유선 사업의 성장은 IPTV가 이끌고 있다. 3분기 IPTV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9% 증가한 4593억원을 기록했다.

KT는 이같은 유무선 통신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B2B(기업간거래) 시장을 집중 공략해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KT는 최근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클라우드 기반의 DX(디지털전환) 플랫폼을 출시했다. 이는 인공지능(AI)·빅데이터·사물인터넷(IoT)·개발환경 등 다양한 플랫폼을 클라우드로 제공하는 패키지 서비스다. 월 사용료를 받는 방식의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기업을 대상으로 꾸준한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KT는 티커머스 자회사 KTH와 모바일 쿠폰 전문 자회사 KT엠하우스의 합병도 발표했다. KT는 KHT의 'K쇼핑', KT엠하우스의 '기프티쇼'에 자사의 ICT 역량을 더해 디지털 커머스 전문 기업으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부족한 부분의 역량을 단기간에 보완하기 위해 다양한 인수합병(M&A)도 이어질 전망이다. 구현모 KT 대표는 지난 10월2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저는 회사 내에서 M&A 전문가로 컸고 이 분야에서 어떻게 하면 되는지 알고 있다"며 "내년이 되면 몇 가지 사례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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