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7월 이후 구글플레이 스토어 최고매출 순위 1위는 줄곧 '리니지M'이었다. PC MMORPG '리니지' 유저층을 빠르게 흡수한 데다, 원작과 유사한 형태의 UI로 수요층을 확보한 것이 주효했다. 이후 모바일 게임 시장의 매출 판도는 '타도 리니지M'으로 귀결됐다. '리니지2M'이 출시된 2019년 11월 이후에는 '모바일 리니지 형제'를 넘어서는 것이 목표가 되기도 했다. 

애플 앱스토어에 비해 구글플레이 스토어 매출 순위가 더 주목받는 것은 수요층 때문이다. 인터내셔날데이터코퍼레이션(IDC) 등 시장조사업체들이 추산하는 국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 비중은 80%에 육박한다. 10명중 8명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만큼 구글플레이 스토어의 매출 순위는 서비스 성패를 가늠하는 절대적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 제2의 나라. (사진=구글플레이 스토어 홈페이지 갈무리, 넷마블. 편집=채성오 기자)
▲ 제2의 나라. (사진=구글플레이 스토어 홈페이지 갈무리, 넷마블. 편집=채성오 기자)
이처럼 모바일게임 시장은 '리니지 양강구도'와 '플랫폼 대중성'이라는 틀 안에서 변화를 반복했다. 때문에 구글플레이 스토어 최고매출 2위에 오르는 게임들이 화제의 중심에 섰다. 리니지 양강구도에 균열을 준 것만으로도 '성공했다'는 이미지가 고착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17일 넷마블은 신작 '제2의 나라: CROSS WORLDS'가 '리니지2M'을 밀어내고 구글플레이 스토어 최고매출 1위를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골수팬들이 결집한 리니지2M을 밀어내고 수 개월만에 구글 매출 1위에 올랐다는 것만으로도 '빅이슈'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제2의 나라는 매출 1위 발표 후 한 시간도 되지 않아 정상을 내줬다. 제2의 나라가 실시간 매출 1위에 올랐지만 곧바로 리니지2M이 정상을 탈환했기 때문이다. 한 때 3위로 내려갔던 제2의 나라는 18일 오후 3시 30분 기준 2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 부분은 복잡한 셈법이 숨겨져 있다. '대형 신작'으로 불리는 모바일 게임의 경우 '컨벤션 효과'로 인한 매출 상승이 뚜렷한 편이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진행한 마케팅 효과가 반영되기 때문에 높은 매출을 올린다. 게임사도 서비스 초반 유저 유입을 위해 다양한 보상 이벤트를 진행한다. '뿌린만큼 거둔다'는 말처럼 마케팅 여력 대비 매출이 보장되는 셈이다. 이런 이유에서 모바일 게임의 성패는 출시 후 2주가 지난 시점, 혹은 첫 번째 콘텐츠 업데이트까지 기다려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제2의 나라는 어떨까. 컨벤션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매출 1위 등극은 신기록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해 7월 출시한 '바람의 나라: 연'이나 올 들어 '쿠키 열풍'을 일으킨 '쿠키런: 킹덤'이 구글플레이 매출 2위에 오른 적은 있으나 1위를 기록한 신작은 없었기 때문이다. 소위 '반짝 1위'로 불리기는 하나 제2의 나라는 구글플레이 매출 정상에 올랐던 흔치 않은 게임이 된 것만은 분명하다.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는 리니지 양강구도를 흔든 사례로 남았다. 리니지2M 출시 후 매출 2위에 오르는 게임도 있었지만 구글 매출 1위는 말 그대로 '넘어설 수 없는 벽'이었기 때문이다. 

▲ 17일 기준 구글플레이 스토어 최고매출 1위에 오른 '제2의 나라'. (사진=넷마블)
▲ 17일 기준 구글플레이 스토어 최고매출 1위에 오른 '제2의 나라'. (사진=넷마블)
일각에서는 '리니지M 문양 롤백' 논란 등으로 인한 특정 게임의 신뢰도가 하락하면서 매출 1위 커트라인도 낮아졌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대형 게임사를 바라보는 유저들의 신뢰도와 신작 컨벤션 효과 등 다양한 환경적 요소가 복잡하게 얽혀있다는 반응이다. 

이는 연내 신작을 출시하는 게임사들에게도 일종의 '기회'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카카오게임즈의 '오딘: 발할라 라이징',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소울2'가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오딘의 경우 그래픽과 심리스 오픈월드를 무기로 정상 탈환을 넘보고 있다. 블레이드&소울2는 엔씨소프트 내부 경쟁을 가속화 시킬 타이틀로 리니지 IP를 뛰어넘을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는 모습이다. 물론 지브리 스튜디오의 감성을 담은 제2의 나라가 재역전하는 '역주행'도 가능한 상황이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는 흥행 성패의 바로미터이자 마케팅의 주요 수단으로 활용된다"면서도 "리니지 이용층이 다소 약화됐다고는 하나, 과금 규모에서 이를 넘어서기 어려운 만큼 대작들이 출시되는 올 하반기가 세대교체 여부를 가늠할 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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