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스타항공)
(사진=이스타항공)

 

이스타항공은 자금력이 막강한 사모펀드(PEF) 운용사 VIG파트너스를 최대주주로 두고 있는 항공사다. VIG파트너스는 1조원의 블라인드펀드를 조성하고 있는 운용사 이스타항공은 PEF를 대주주로 둔 저비용항공사(LCC) 중에서 압도적인 자금 조달력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부 인수 후보로서 최대 약점인 화물 관련 항공운항증명(AOC)까지 재취득하면서 인수전 유력 후보로 부상하고 있는 양상이다. 다만 일부에서는 화물 사업 운영 경력이 전무한 점 등으로 인해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부 인수를 단언하기 힘들다고 보고 있다. VIG파트너스 펀드출자자(LP)의 외국인 투자자 비율이 국토부 승인 과정에서 변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4년 만에 화물 AOC 발급 받았지만… 전문성은 열위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최근 국토교통부로부터 화물 항공운항증명(AOC) 면허를 발급받았다. 그간 화물 AOC가 없어 화물사업을 운영할 자격이 없었던 이스타항공은 운항증명을 재획득하며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부 입찰 참여 요건을 갖추게 됐다.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부 숏리스트(적격인수후보)로 선정된 이스타항공은 그간 화물사업자 자격이 없어 사실상 인수 자격 미달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최근 이스타항공이 화물 AOC 자격을 취득하면서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부 인수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자금력을 갖춘 사모펀드 운용사 VIG파트너스가 대주주로 있는 덕분이다. VIG파트너스는 올해 1조500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펀드 조성을 추진하는 등 국내의 대표적인 사모펀드 운용사로 꼽힌다.

다만 화물 사업을 영위해 보지 못해 타 LCC 대비 운영 능력이 떨어지는 점은 이스타항공의 약점이다. 화물 사업은 물류 창고, 화물청사 등 인프라 측면에서 새로 갖춰야 할 부분이 많은 데다 여객 사업과는 다른 경영 노하우가 요구되고 있다.

더욱이 이스타항공은 아직까지 적자를 이어가는 등 여객 부문에서 완전히 경영정상화가 이뤄내지 못하고 있어 화물 사업까지 영위할 여력이 부족할 것이라는 의구심이 제기된다. 이로 인해 이스타항공은 원매자가 전문성을 갖고 항공사를 잘 운영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정성적 평가에서 다른 인수 후보 대비 뒤처질 가능성도 있을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블로터>는 이스타항공에 입장 전달을 요청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부 관련해 공식 입장을 전달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VIG의 블라인드펀드…‘실질 주주’ 해외 투자자 비율 복병

VIG파트너스의 블라인드펀드에 조성 자금을 대준 해외 출자자(LP)도 이번 인수전의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스타항공의 실질 주주에 해당하는 LP의 외국인 구성원이 높은 비율로 있는 것으로 전해진데 따른 것이다. 이스타항공 인수 당시 활용된 VIG파트너스의 4호 블라인드펀드는 출자액(9500억원) 가운데 절반을 해외 출자자(LP)로부터 모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VIG파트너스가 이스타항공의 구주 인수와 신규 투자액에 사용한 자금은 1500억원 수준이다.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부의 새 주인이 되는 데 특정 대주주를 제한하는 규정은 현재 없지만 국토교통부 등 정책당국이 이스타항공의 대주주 적격성 문제는 따지고 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은 국민의 생명과 국가 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기간산업인 만큼 엄격하게 외국자본의 항공사 운영을 금지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이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부 거래 당사자로 선정된다면 외국 자본에 대한 소명을 해야 하는 셈이다. 국토부도 대주주 변경시 LP 중 외국인의 비율이 몇 %인지 철저하게 검증하고 규명할 것으로 보인다.

이스타항공 측은 VIG파트너스가 4호 블라인드펀드 인수 당시 국토부로부터 승인을 받은만큼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VIG파트너스가 이번 인수전에 활용할 5호 블라인드펀드도 현재까지 외국 자본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VIG파트너스가 지난해 조성을 시작한 5호 펀드는 현재까지 5000억원이 모집된 것으로 파악된다. 규모는 1조5000억원으로 올해 안에 최종 클로징을 목표로 하고 있다. VIG파트너스는 2분기부터 기존 4호 펀드에 출자했던 해외 LP를 대상으로 리업(Re-up) 절차를 진행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해외 펀딩은 올 상반기 말께 클로징한 이후 연내 국내와 함께 5호 펀드를 최종 클로징한다는 계획이다.

거래 관계자는 “외국인의 지분은 50% 이하로 전혀 문제가 될 사안이 없다”며 “현재 컨소시엄 구성을 고민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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