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회계와 법률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이달 25일 금융위원회 감리위원을 역임한 정도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와 '판사 출신' 전휴재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이들의 등용은 부채 등 재무안정성 확보와 법적리스크 해소 등 두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부채비율 300% 돌파…차입금의존도 '빨간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회계통'인 정 교수가 관련 지식과 경험을 두루 갖추고 있어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해 회사의 재무안정성을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판단했다. 그는 금융위원회 감리위원, 기획재정부 국가회계 심의위원회,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 등을 거쳐 현재 네이버 사외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들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재무상황은 녹록지 않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부채비율은 2021년 180.95%에서 2022년 286.69%, 2023년 317.21%까지 상승했다. 이 중 차입금과 사채는 3조9391억694만원으로 전년대비 14% 늘었다. 특히 같은 기간 순차입금은 2조399억2037만원으로 불어났다. 이는 2567억9876만원에서 10배 가까이 급증한 수치다. 순차입금은 회사가 보유한 이자발생부채를 현금 자산으로 모두 갚을 경우 남는 차입금이다. 해당 업체의 자금 융통 상황을 한 눈에 보여주는 지표로 꼽힌다. 

이로 인해 순차입금비율은 43.5%로 전년(6.6%)에서 36.9%p 증가했다. 순차입금의존도가 높을수록 금융비용 부담도 커진다. 통상 기업의 순차입금비율은 20% 이하를 적정 수준으로 판단한다. 기업의 유동성을 가늠하는 대표적 지표인 유동비율은 2021년 145.11%에서 2022년 103.46%로 하락했으며 지난해 말에는 100%를 하회하는 76.11%를 기록했다. 신평사들은 통상 200% 이상이 유지되면 안정적이라 평가하며 100%가 넘으면 양호하다고 본다.

 

법적 분쟁도 '현재진행형'…보험금 구상·손해배상 청구 등 3건 계류

해소되지 않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법적 분쟁은 서울지방법원과 서울고등법원 판사, 광주지방법원 부장판사를 지낸 전 교수가 해결사로 나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전 교수의 역량에 기대하는 이유는 장기화되고 있는 소송이 다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련 소송은 보험금 구상 청구 1건, 손해배상 청구 2건 등이 법원에 계류 중이다.

 

 

우선 2014년 4월 경기 과천 삼성SDS 데이터센터 화재 사건 관련 구상금 청구 소송은 삼성화재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상대로 제기했다. 당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삼성중공업, 대성테크 등과 함께 데이터센터 발전기 4대의 교체와 증설, 발전기 연도 증설공사를 맡았다. 소송가액은 18억3393만원이며 내달 25일 7차 변론기일이 예정돼있다. 이와 별개로 삼성화재는 2017년 4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성테크 등을 상대로 100억원의 손해배상 소송도 시작했으며 3차 변론기일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 생명보험사와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다. '차세대 보험시스템 구축 프로젝트' 계약해제에 따른 원상회복과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이다. 소송가액은 167억4396만원이며 서울중앙지법에서 1심이 진행 중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정도진 교수와 전휴재 교수가 각각 법과 회계 쪽에 전문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경영환경 변화 등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 사외이사로 선임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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