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JB금융지주)
(사진=JB금융지주)

JB금융지주와 2대 주주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얼라인)의 주주총회 표대결에서 양측 모두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남겼다. JB금융은 대부분의 안건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었으나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서 추천 인사 1명을 잃었다. 얼라인은 주주제안을 통해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추천을 받은 후보자 외 추가로 1명을 이사회에 진입시키면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JB금융은 28일 오후 1시께 전북 전주시 본점에서 제11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재무제표 승인, 이사 선임 등의 안건을 표결에 부쳤다. 당초 이날 오전 10시 30분 시작될 예정이었던 주총은 얼라인이 외국인 주주 의결권 행사가 원활하지 않았다고 문제를 제기하면서 늦어졌다.

JB금융과 얼라인의 표대결은 비상임이사 증원을 결정하는 두 번째 안건에서 시작됐다. 이날 주주총회 전까지 JB금융 비상임이사는 김지섭 삼양홀딩스 CSR총괄 부사장이 유일했다. 얼라인은 비상임이사 현원을 2인으로 늘리자고 제안하고 이남우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객원교수를 후보로 추천했다.

비상임이사 현원을 정하는 안건에서 주주들의 표심은 기존 1인으로 유지하는 쪽으로 모였다.

이어 사외이사와 비상임이사를 선임하는 안건 표결에 돌입하기 전 얼라인은 JB금융, 최대주주인 삼양사와 이남우 비상임이사 후보 자격요건을 두고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김지섭 비상임이사는 이남우 후보가 SBS와 한솔홀딩스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점을 지적하면서 얼라인에게 후보 추천을 철회할 의향이 있는지 물었다. 이창환 얼라인 대표는 관련법상 이남우 후보의 자격요건에 결격사유가 없고, 비상임이사로 선임되면 SBS나 한솔홀딩스 중 한 곳에서 물러나기로 정해졌다고 답했다. 이에 주총 의장을 맡은 김기홍 JB금융 회장은 얼라인이 이남우 후보를 거버넌스 전문가라고 소개한 점을 지적하며 타 법인 사외이사 사임 의사를 확인하는 조건으로 정회를 선포했다. 주주총회가 잠시 멈춘 사이 이남우 후보가 JB금융 사외이사 선임 시 SBS나 한솔홀딩스 사외이사직 중 하나를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이에 따라 주주총회는 재개됐다.

 

김기홍 JB금융그룹 회장. 김기홍 회장은 28일 제11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장으로서 주주총회를 진행했다. (사진=JB금융지주)
김기홍 JB금융그룹 회장. 김기홍 회장은 28일 제11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장으로서 주주총회를 진행했다. (사진=JB금융지주)

 

세 번째 의안은 다섯명의 이사를 선임하는 안건이며, 이날 주주총회 안건 중 유일하게 집중투표로 치러졌다. 집중투표는 다수의 이사를 선임할 때 선임 예정 이사의 수만큼 부여된 의결권을 1인에게 집중하거나 여러 사람에게 분배해 행사하고, 다득표순으로 이사를 선임하는 제도다. 김지섭 비상임이사를 제외한 5명의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이 안건에서 주주는 보유주식 수의 다섯배까지 행사했다.

투표 결과 김지섭 후보가 비상임이사로 선임됐다. 사외이사에는 △이희승 △김기석 △이명상 △김우진 후보가 각각 선임됐다. JB금융이 찬성표를 권고한 후보 중 정재식 후보를 제외한 모두가 사외이사로 선임된 데 더해 얼라인이 추천하고 JB금융이 반대표를 권장한 김기석 후보도 함께 이름을 올렸다. JB금융과 얼라인 공방의 주인공이었던 이남우 후보는 김지섭 비상임이사에 밀려 선임되지 못했다.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네 번째 의안 투표는 3% 의결권 제한 일반투표로 진행됐다. 후보는 △유관우 △이상복 △박종일 △이성엽 △백준승 △김동환 등 총 6명이다. JB금융지주는 △유관우 △이상복 △박종일 △이성엽 등 4명의 후보를 추천했다. 백준승, 김동환 후보는 얼라인 추천을 받았다.

이 안건 승리자는 JB금융이었다. 투표 결과 △이성엽 △유관우 △이상복 △박종일 후보가 순서대로 많은 표를 얻어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얼라인이 추천한 백준승, 김동환 후보는 보통결의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다섯 번째 안건은 감사위원 선임의 건이었다. 이 안건에선 정수진 후보의 자진 사퇴로 김기석 후보가 유일한 사외이사인 감사위원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김기석 후보는 총 출석 의결권 수 대비 39.4%, 발행 주식 총수 대비 20%의 찬성을 얻었으나 보통결의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김기홍 회장은 "이사회 내에서 열띠게 토론하고 결론을 내서 경영에 반영하는 한편 대외적인 소통 창구로 쓰이길 바란다"며 "기존 이사회와 신규 선임되는 이사들도 최선을 다해 JB금융그룹 발전을 위해 노력하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창환 얼라인 대표는 주주총회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금융지주사 이사회에 주주제안으로 입성한 사외이사는 이번 사례가 처음으로 굉장한 의미가 있다"며 "이번 주총 사례로 (JB금융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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