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삼성화재)
(사진=삼성화재)

삼성화재가 카카오페이 보험비교플랫폼에 '일반보험' 형태의 펫보험을 탑재할 것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반보험은 장기보험과 달리 1년 단위 계약이 가능하므로 손해율 관리가 용이하고 장기보험보단 저렴해 회사측 장점이 부각되는 상품이다.

일반보험은 장기보험보다 보험료가 저렴하므로 플랫폼에 적용될 보험요율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기도 편하다. 또 일반보험으로 시장 반응을 본 후 장기보험으로 상품 제휴를 변경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최대한 플랫폼에 주도권을 뺏기지 않겠다는 삼성화재의 속내가 읽힌다는 평가가 나온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내달 말이나 5월 초 펫보험이 카카오페이가 운영하는 보험비교플랫폼(보험 비교 추천 서비스)에 탑재될 예정이다. 대부분의 손해보험사들이 탑재 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형 손해보험사 5곳(메리츠화재,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모두 펫보험을 탑재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개별사 별로 탑재하는 펫보험은 상이하다. 메리츠화재, 현대해상, KB손보는 장기보험을 탑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DB손보는 일반보험을 탑재하는 방향으로 검토를 하고 있으며 삼성화재도 일반보험 탑재가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유력하게 이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삼성화재는 일반보험을 탑재하는 것으로 논의가 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삼성화재가 일반보험을 탑재할 것을 검토하는 것에 대해 업계 의견은 분분하다. 메리츠화재가 펫보험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반보험으로 보험료를 낮춰 가격 경쟁을 펼치려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다. 다만 보험비교플랫폼을 통한 가입 자체가 많을지는 미지수인 상황이다.

일반보험은 계약기간이 1년 이내 상품인 만큼 보험료가 보험계약기간 내내 나가야 하는 장기상품보다 가입 진입장벽이 낮다. 이 때문에 삼성화재가 마케팅 목적에 방점을 찍고 일반보험을 추진한다는 시선도 있다. 삼성화재 입장에서는 보험비교플랫폼을 통해서는 가격 비교만 한 후 고객이 다이렉트채널을 통해 가입할 경우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그러나 삼성화재가 자사 다이렉트채널 '착'에서 판매하고 있는 펫보험은 장기보험이다. 일반보험을 보험비교플랫폼에 탑재할 경우 CM(사이버마케팅) 전용 일반보험을 개발해야 하는 셈이다. 다만 삼성화재는 2018년 펫보험을 출시할 당시 일반보험으로 출시했다 메리츠화재의 '펫퍼민트'가 인기를 끌면서 2022년 장기보험으로 방향을 한 차례 바꾼 바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펫보험 특성상 장기보험이 더욱 적합한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펫보험의 현재 상품 구성을 보면 3·5년 단위로 보험료 갱신이 이뤄지고 있고 동물의 실제 치료비를 보장하는 상품이므로 반려동물 '실손보험'으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 편익이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일부 보험사가 일반보험으로 출시를 하게 될 경우 1년 계약 기간 중 진료비를 청구해 보상을 받았다고 가정하면 다음 해에는 보험료가 크게 인상되거나, 해당 담보는 부담보로 인수될 수 있는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국정과제로 반려동물보험 활성화를 꺼내든 만큼 업계에서도 장기보험이 적합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펫보험 점유율 2위 사인 삼성화재가 일반보험으로 출시를 하게 될 경우 후발주자는 이 기조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타사도 가격 경쟁력을 위해 1년 단위로 재가입을 해야 하는 일반보험을 출시할 것을 고려할 수 없다는 논지다.

다만 삼성화재가 일반보험을 탑재하기로 결정할 경우 보험비교라는 본연의 목적보다 개별사 간 가격 경쟁으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도 뒤따른다. 앞서 보험비교플랫폼을 통해 선보였던 자동차보험과 용종보험의 경우 가입률이 저조해 실패했다는 반응이 큰데 펫보험 마저 활성화에 실패할 가능성도 거론되는 상황이다.

또한 일반보험의 보험료 단위가 낮다는 점을 고려하면 동등한 조건에서 '가격 비교'를 하는 취지가 퇴색될 수도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보험비교플랫폼 취지 자체가 '가격 비교'인데, 어느 회사는 일반보험을 출시하고 어느 회사는 장기보험을 출시하면 비교가능성은 낮아지는 것 아니겠냐"며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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