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허투 제품사진(사진=다이이찌산쿄, 아스트라제네카)
엔허투 제품사진(사진=다이이찌산쿄, 아스트라제네카)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마지막 항암제'로 기대받아온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투주맙데룩스테칸)가 1년 6개월 만에 급여권에 진입한다. 허가부터 급여까지 국민청원의 문을 두드리며 환자들의 관심이 높았던 치료제인 만큼 처방시장에 빠르게 녹아들 것으로 전망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8일 2024년 제7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약제급여 목록 및 급여상한금액표를 개정했다. 이 회의에서 엔허투는 '이전에 치료 경험이 있는 암세포 특정인자 발현(HER2) 양성인 전이성 유방암과 위암'에 급여가 가능하도록 설정됐다. 유방암 투여 단계는 2차 이상, 위암은 3차 이상이다.

엔허투가 급여권에 진입하면서 1인당 8300만원에 달했던 연간 투약 비용이 417만원(유방암 기준 본인 부담 5% 적용)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엔허투의 보험급여 상한금액은 143만1000원이다.

보건복지부는 "약제급여 목록 및 급여 상한 금액표 고시를 개정하고 결정된 약제에 대해 오는 4월 1일부터 건강보험을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엔허투가 바꾸는 패러다임…연간 1611명 혜택

임상현장에서 공통으로 이야기하는 엔허투의 가치는 패러다임을 바꾼 치료제라는 점이다. 그동안 미충족 수요가 컸던 영역에서 효과를 증명한 만큼 필수적인 치료제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1차년도 대상 환자 수와 시장 점유율 등을 고려하면 연간 약 1611명이 엔허투의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엔허투가 유방암과 위암 모두 치료영역을 확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측면에서 이번 급여진입이 의미 있다는 평가다. 엔허투는 지난 2022년 12월 DESTINY-Breast04 전이성 HER2-저발현 유방암의 효과를 확인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박연희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적응증 확장이 시급한 부분은 전이성 HER2-저발현 유방암으로 생각한다"며 "환자 미충족 수요의 해결 측면에서 의미가 큰 만큼 빠르게 적응증 확대되길 바란다"고 언급헸다. 

현재 3차 이상으로 허가받은 위암 적응증도 1차, 2차 치료와 관련해 임상이 진행 중인 만큼 치료차수가 당겨질 여지도 충분하다. 이런 상황에서 엔허투가 급여권에 진입한 만큼 국내 환자들에게서 빠르게 치료 성적을 쌓아나가는 게 영향력 확대의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더블히트' 전략 통해 시장 침투 가속화

향후 다이이찌산쿄와 아스트라제네카는 임상현장에서 영업 및 마케팅 함께 하는 공동전선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른바 '더블히트(Double hit)' 전략이다. 

기존에 공동으로 영업 활동을 했던 제약사들이 담당 지역을 구분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의료진 및 환자와의 접점의 밀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급여 통과 여부와 상관없이 회계연도가 새로 시작되는 4월부터 적용하기 위해 준비해왔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여기에는 다이이찌산쿄가 영업 및 마케팅 인력 규모를 키워 아스트라제네카와 비슷한 수준을 보유하게 된 것도 영향이 있다.

궁극적으로 두 제약사가 공동의 목표 아래 보다 긴밀하게 협력하는 더블히트 방식을 통해 전국단위의 신규 고객 유치와 처방 확대를 가속하는 것이 목표다.

다이이찌산쿄 관계자는 "한국다이이찌산쿄와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이번 급여를 통해 오랫동안 엔허투의 치료를 기다려오신 환자분들께 새로운 희망을 전해드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양사는 더욱 긴밀한 협력을 통해 엔허투 치료가 필요한 모든 환자가 가능한 빠르게 최적의 치료를 받으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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