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로보틱스가 2024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SFAW 2024)’에서 공개한 사족보행 로봇. (사진=윤아름 기자)
엔젤로보틱스가 2024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SFAW 2024)’에서 공개한 사족보행 로봇. (사진=윤아름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로봇 스타트업과 손잡고 기술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가 투자한 레인보우로보틱스와 LG전자가 투자한 로보티즈 등의 기업이 2024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SFAW 2024)’에 참가, 신규 휴머노이드 로봇과 물류로봇을 공개하는 등 관계자들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산업 자동화 전시회인 SFAW2024가 지난 27일부터 사흘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됐다. LG CNS, 포스코디엑스, CJ올리브네트웍스 등 IT 솔루션 기업과 한화로보틱스, 원익로보틱스, 유진로봇 등의 로봇 기업을 비롯해 총 450개 회사가 참가했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분투자를 벌인 로봇 스타트업도 부스를 운영했다. 전날 장익환 LG전자 BS사업본부장(부사장)은 레인보우로보틱스에 방문해 물류로봇 등의 기술 현황을 직접 점검하기도 했다.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도 레인보우로보틱스 제품을 살펴본 뒤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물류로봇 ‘RBM 시리즈’와 이동형 양팔로봇 ‘RB-Y1’ 등의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는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지분투자한 기업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3월 로봇 기업 첫 투자처로 레인보우로보틱스를 낙점하고, 지분 14.99%를 사들였다. 또 추후 지분을 59.94%까지 확대할 수 있는 콜옵션 계약도 맺었다. 

로보티즈가 2024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SFAW 2024)’에서 공개한 메니퓰레이터(로봇 팔) (사진=윤아름 기자)
로보티즈가 2024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SFAW 2024)’에서 공개한 메니퓰레이터(로봇 팔) (사진=윤아름 기자)

이번 전시회에서 레인보우로보틱스는 물류로봇과 이동형 양팔로봇(RB-Y1), 사족보행 로봇(RBO SERIES)을 선보였다. 이동형 양팔로봇은 사람처럼 양 팔을 자유롭게 움직이고, 바퀴로 이동도 가능한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이 로봇의 키는 약 1.4m로 사람보다 작지만 팔 한쪽당 최대 3kg을 들어올릴 수 있고, 초속 2.5m로 이동할 수 있어 반복적인 작업을 사람처럼 수행할 수 있다.

특히 현장에서는 ‘강아지’같은 모습의 사족보행 로봇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날 시연한 사족보행 로봇 RBQ-3은 무게 25kg, 가반하중 3kg, 최대 속도 7.2km/h를 구현했다. 공장 내 물류 이동, 방범 및 순찰 용도로 활용 가능하다. 이 로봇은 사람이 발로 차 넘어뜨리거나 장애물에 부딪쳐도 스스로 일어나 작업을 수행하고, 계단이나 오르막길도 자유롭게 오르내리는 모습을 선보였다.

LG전자가 지분투자한 로보티즈도 내달 출시 예정인 로봇 액추에이터 ‘다이나믹셀-Y’를 공개했다. 액추에이터는 로봇의 관절에 해당하는 핵심 부품으로 각종 자동화 설비, 협동로봇 등의 제조 과정에 사용된다. 신제품은 기존과 달리 원통형으로 제작돼 활용성을 높인 점이 특징이다. 고성능 프레임리스 모터와 전자식 브레이크 기능을 장착해 안정성도 개선했다. 

뉴로메카 협동로봇 누들 템플릿(왼쪽)과 CJ올리브네트웍스의 스마트물류 시스템 시연 장면. (사진=윤아름 기자)
뉴로메카 협동로봇 누들 템플릿(왼쪽)과 CJ올리브네트웍스의 스마트물류 시스템 시연 장면. (사진=윤아름 기자)

한편에는 한화로보틱스, 뉴로메카 등 음식을 조리하는 각종 푸드테크 로봇 전시도 열렸다. 한화로보틱스는 특급호텔 소믈리에의 와인 기술을 그대로 재현한 협동로봇 ‘소믈리에 비노봇’을 공개하고, 시음 행사를 진행하며 호응을 얻었다. 뉴로메카는 실제 외식 업계에서 활용되고 있는 누들 템플릿, 커피 템플릿을 각각 선보였다. 뉴로메카는 ‘푸드 테마존’을 따로 마련해 협동로봇이 쌀국수나 우동을 각각 1~2분 내외로 조리해 그릇에 옮겨 담는 모습을 시연했다.

또 국내 기업 중 최대 규모로 부스를 연 LS일렉트릭은 ‘새 시대 자동화 산업의 토탈 솔루션을 찾다’라는 주제로 물류 자동화 시스템을 전시했다. 기존 주력 제품인 PLC, AC 드라이브(인버터) 등 디바이스를 전시하는 한편, 이차전지·반도체 등 첨단 제조 공정에 사용되는 핵심 부품 설비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반도체와 LCD(액정표시장치)를 운반하는데 사용되는 장치(OHT)를 비롯해 에너지 관리를 위해 사용하는 AC 드라이브 ‘S300’ 등의 새로운 제품도 선보였다.

이밖에 LG CNS, CJ올리브네트웍스, SK C&C 등의 DX(디지털전환) 솔루션 기업도 대거 참가했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AI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물류 기술과 자동화 설비체계를 소개하고, CJ대한통운 물류 시스템 등의 고객사 적용 사례를 공개했다. 특히 AI를 통해 설비별 고장 유형과 패턴을 분석해 미래 고장 시기를 예측하는 핵심 기술을 설명하며 고객사들의 관심을 끌었다. 기존의 스마트물류 검사시스템은 오류, 불량 선별이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AI 분석 솔루션을 통해 다양한 돌발상황에 맞춰 대응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한 로봇 기업 관계자는 “매년 로봇은 물론 스마트물류, 스마트자동화 등 기업들의 경쟁력이 눈에 띄게 발전하면서 관람객도 많아졌다”며 “전시회를 통해 업계 관계자들과 소통하며 기술 경쟁에 속도를 낼 수 있어 좋은 경험이 됐다”고 말했다. 

이날 전시를 관람한 IT 연구원 A(여·29)씨는 “경쟁사의 기술 수준을 한 번에 확인하고, 설명까지 들을 수 있어 좋았다”면서도 “중국, 일본 등 경쟁국들과 기술 격차가 많이 좁혀졌다는 점을 실감했고, 이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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