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현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장 사장. (사진=삼성전자)
경계현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장 사장.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와의 갈등이 점차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삼노는 이날 삼성전자가 발표한 평균 5.1%의 임금인상안에 대해 즉각 반발했다. 전삼노는 추후 경계현 사장을 만나고, 대화가 결렬될 시 파업까지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29일 노사협의회와 임금조정 협의를 거쳐 올해 평균 임금인상률을 5.1%로 결정했다고 사내 게시판에 공지했다. 평균 임금 인상률은 전체 직원에게 지급하는 총 연봉 재원의 증가율이다. 올해는 기본 인상률 3.0%에 개인 고과별 인상률 2.1%가 반영됐으며, 상위 평가를 받은 직원들은 임금이 7% 이상 인상된다.

다만 전삼노는 이러한 임금인상안이 사측의 일방적인 결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그간 노조는 6.5%의 임금 인상, 유급휴가 1일 추가 등을 제시했으나 이날 삼성전자는 5.1%의 임금 인상과 배우자 출산휴가 3회 분할 사용, 난임휴가 1일 확대, 장기근속 휴가 10일 추가를 결정했다.

삼성전자의 최대 규모 노조인 전삼노는 이날 오후 유튜브 방송을 통해 “파업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손우목 전삼노 위원장은 “금일 임금 인상률에 대해 항의가 아닌 대화를 하기 위해 경계현 사장을 찾아갔지만 일방적으로 만나주지 않고 있다”며 “인사팀장(최완우 DS부문 부사장)도 사무실에 있었지만 ‘자리에 없다’고 거짓말을 하면서 결국 만나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손 위원장은 “오늘 사측이 발표한 임금인상률은 일방적으로 이뤄졌다”며 “본격적으로 쟁의에 돌입하겠다. 공식적으로 쟁의행위에 참석할 조합원을 모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삼노는 오는 4월1일 임금 인상률에 공식적으로 항의하기 위해 사무실을 다시 방문한다는 계획이다. 손 위원장은 “평화적으로 노조 활동을 하려고 했지만 (사측이) 이렇게까지 막무가내로 나올 줄 몰랐다”며 “파업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번 투쟁의 시작은 다음주 월요일이 될 것"이라며 "일방적으로 임금을 결정한 사안에 대해 직원이 따져 물어야 하는 상황. 힘을 보태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전삼노는 지난 18일 교섭 결렬을 선언한 뒤 사업장별 순회 투쟁을 벌이고 있다. 전삼노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중지’ 결정으로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했고, 현재 쟁의 찬반 투표 중인 단계다. 당초 1만명 미만이었던 전삼노 가입자 수는 현재 2만3332명 수준까지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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