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듣는 사용자들에게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구독은 일상이 됐다. 매월 일정 요금을 내고 듣고 싶은 음원을 앱을 통해 스트리밍으로 감상한다. 이러한 사용 방식은 음원 서비스들마다 비슷하다. 이에 주요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차별화하기 위해 내세운 것이 '개인화' 기능이다. 사용자의 취향에 맞는 음악을 파악해 알아서 추천해주는 방식이다.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운영 중인 기업들은 개인화 기능도 좀 더 세밀하고 사용자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SK텔레콤의 자회사 드림어스 컴퍼니가 운영 중인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플로'는 서비스의 세밀한 곳까지 개인화한다는 취지로 지난 2월 '구석구석 개인화'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30일 서울시 서초구에 위치한 드림어스 컴퍼니 사무실에서 플로 기획을 맡은 프로덕트그룹 FLO기획담당의 이혜미·김다예·류가영 매니저를 만나 구석구석 개인화에 대해 들었다.  

▲ (왼쪽부터)드림어스 컴퍼니 FLO기획담당의 이혜미·김다예·류가영 매니저가 30일 서울 서초구 사무실에서 진행된 <블로터></div>와의 인터뷰에서 플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드림어스 컴퍼니)
▲ (왼쪽부터)드림어스 컴퍼니 FLO기획담당의 이혜미·김다예·류가영 매니저가 30일 서울 서초구 사무실에서 진행된 <블로터>와의 인터뷰에서 플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드림어스 컴퍼니)

"한 곡만 들어도 비슷한 노래 추천해드려요"

플로의 구석구석 개인화는 단 한 곡만 들어도 비슷한 노래들을 찾아내고 사용자들이 보기 쉽도록 홈 화면에 추천해주는 것이 핵심이다. 

음원 서비스가 개인 맞춤형 노래를 추천해주려면 데이터가 필요하다. 사용자들이 어떤 가수나 장르의 노래를 많이 들었는지에 대한 데이터가 어느 정도는 쌓여야 인공지능(AI)이 이를 기반으로 추천 노래를 추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경우 사용자들이 어느 정도 서비스를 이용해야 가능하다는 한계가 있다. 플로 FLO기획담당이 이 부분에 착안해 한 곡만 들어도 유사한 노래를 추천해주자는 취지로 선보인 것이 '첫 14일의 추천' 기능이다. 플로에 가입한 후 이용권을 구매하고 한 곡만 들어도 그 곡과 비슷한 곡을 추천해준다. 단 한 곡을 끝까지 들어야 한 곡을 들은 것으로 인식한다. 관심이 없는 곡이었지만 우연히 재생키거나 재생하더라도 일부만 듣고 정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는 해당 곡을 재생했다고 해도 좋아하는 노래는 아닐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플로는 한 곡을 끝까지 들은 경우만 한 곡을 들은 것으로 보고 해당 곡과 비슷한 곡을 추천해준다. 한 곡을 듣고 나면 플로 홈 화면에 '첫 14일의 추천. 오늘 처음 감상한 곡과 비슷한 음악' 메뉴가, 특정 곡에 대해 좋아요를 누르면 '방금 레이더. 방금 좋아한 곡과 함께 들어보세요' 메뉴가 나온다. 이 메뉴를 선택하면 추천 곡들의 리스트가 나오는 방식이다. 

첫 14일의 추천에는 드림어스 컴퍼니의 자체 AI 플랫폼이 적용됐다. AI는 재생된 노래와 얼마나 유사한지에 대한 유사도 점수를 각 곡마다 매긴다. 가령 울랄라세션의 'Love Fiction을 끝까지 들었을 경우 플로 전체 이용자들이 이 노래와 함께 재생한 노래들에게는 Love Fiction의 유사도 점수가 매겨지는 방식이다. 이 매니저는 "청취 데이터가 많지 않은 신규 가입자들도 한 곡만 감상해도 다양한 추천 리스트를 볼 수 있어 음악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왼쪽부터)드림어스 컴퍼니 FLO기획담당의 이혜미·김다예·류가영 매니저가 30일 서울 서초구 사무실에서 진행된 <블로터></div>와의 인터뷰에서 플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드림어스 컴퍼니)
▲ (왼쪽부터)드림어스 컴퍼니 FLO기획담당의 이혜미·김다예·류가영 매니저가 30일 서울 서초구 사무실에서 진행된 <블로터>와의 인터뷰에서 플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드림어스 컴퍼니)

다양한 테마리스트에도 개인화가 적용됐다. '출근길에 듣기 좋은 노래', '지루한 오후, 일할 때 듣기 좋은 노동요' 등의 테마리스트는 플로뿐만 아니라 다른 음원서비스들도 제공하는 서비스다. 하지만 플로는 테마리스트에서 일정 곡 이상 음악을 재생할 경우 비슷한 음악을 추천해주는 '점프'기능으로 차별화하고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점프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홈에서 점프를 통해 나온 추천 테마리스트를 홈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끄집어냈다. 점프에는 드림어스 컴퍼니의 모기업 SK텔레콤의 AI 플랫폼 '누구'가 적용됐다. 누구는 SKT의 AI 스피커과 지도 서비스 '티맵', SK브로드밴드의 IPTV 셋톱박스 'Btv' 등에 도입됐다. 드림어스 컴퍼니는 누구를 플로의 점프 기능에 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 학습 과정을 거쳐 적용했다. 점프 기능은 재생한 노래와 비슷한 노래를 무제한으로 추천해준다는 것이 강점이다. 김 매니저는 "테마리스트에서 접한 음악과 비슷한 음악을 듣고 싶어하는 사용자들이 있다는 것을 파악하고 이를 위해 만든 기능이 점프"라고 말했다. 점프 기능으로 만들어진 플레이리스트에서의 좋아요 숫자가 기존 테마리스트 대비 두 배 이상 나오면서 FLO기획담당은 사용자들의 취향을 제대로 파악했다고 판단했다. 

좋아요를 누른 노래들은 각자의 보관함에 보관된다. 보관함에는 이미 사용자의 선택을 받은 곡들이 있지만 플로는 여기에도 개인화를 적용했다. 보관함의 노래들은 때에 따라 좋아요를 누르거나 재생한 것들이다보니 장르와 가수는 제각각이다. 이 노래들 중 최근 좋아한 곡들을 장르로 필터링 해주거나 1년 전에 많이 들었던 곡을 추천해준다. 보관함에 저장된 곡들을 자동으로 그룹으로 묶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해주는 셈이다.  

▲ (사진=드림어스 컴퍼니)
▲ (사진=드림어스 컴퍼니)

FLO기획담당의 3인방은 플로의 추천 기능을 개발하는데 있어 기준을 잡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가령 첫 14일의 추천 기능이라면 왜 14일이어야 하나, 테마리스트의 점프 기능은 2곡 이상을 들어야 하는데 왜 2곡인가 등이다. 그들은 사용자들의 청취 이력을 기반으로 이러한 기준들을 잡았다. 14일은 깊이있는 추천을 해줄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데이터가 쌓이는 평균기간이다. AI가 충분한 청취 데이터가 쌓였다고 판단하면 14일의 추천은 더 이상 나타나지 않는다. 대신 기존보다 자신의 취향에 가까운 추천 리스트들이 제공된다. 

개인화 기능이 도입되자 사용자들의 청취 이력에도 변화가 생겼다. 보관함의 경우 한 보관함에서 끊지 않고 연속으로 들은 곡 수가 8곡으로 늘었다. 류 매니저는 "장르 모아듣기 등의 패널이 생기다보니 각 패널에서 연속으로 재생하는 사용자 수가 늘었다"며 "보관함만 주로 쓰는 사용자도 추천 기능을 경험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FLO기획담당 3인방은 플로를 보다 개인화해 각 개인마다 모두 다른 플로를 만든다는 목표다. 홈 화면에서 각각 추천되고 있는 리스트뿐만 아니라 사용자가 재생한 모든 노래들이 있는 재생목록조차 취향에 맞도록 개인화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류 매니저는 "사용자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에 좋아요를 많이 눌러줄수록 다양한 패널을 제공할 수 있다"며 "좋아하는 노래에 좋아요를 적극적으로 눌러 의사표시를 해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플로는 지난 2018년 12월 출시된 음원 서비스다. SK플래닛의 음원 서비스 '뮤직메이트' 사업을 드림어스 컴퍼니가 양수받은 이후 플로로 확대 개편해 출시한 이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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