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컴라이프케어 회사 전경.(사진=한컴라이프케어)
▲ 한컴라이프케어 회사 전경.(사진=한컴라이프케어)

한글과컴퓨터의 자회사 한컴라이프케어가 지난해 실적부진을 겪은 가운데 해외 생산기지인 필리핀 법인의 부채비율이 70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필리핀 법인의 수익성이 급감하면서 자본금이 줄어든 영향이다.

지난 10일 전자공시시스템(DART)를 통해 공개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한컴라이프케어는 지난해 매출 1211억원, 영업이익 47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대비 각각 20.22%, 87.65%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기순이익은 전년에 비해 82.54% 떨어진 48억원을 기록했다.

한컴라이프케어 실적부진 어쩌나
1971년 설립된 한컴라이프케어(구 산청)는 마스크나 헬멧, 장갑 등 각종 안전장비를 생산·판매하는 국내 1위 개인안전보호장비(PPE) 기업이다. 한컴라이프케어의 주요 판매 품목은 호흡기·마스크·피복·보건마스크·기타 등으로 분류된다. 2021년 12월31일 기준 매출 비중은 피복(33.92%), 호흡기(31.55%), 마스크(13.38%), 보건마스크(6.0%) 순이다. 기타는 15.16%를 차지하고 있다.

자회사로는 소방용 방화복·방열복, 공기호흡기 등을 만드는 필리핀 독립법인 한컴SPI(Hancom SPI Inc.), 이를 판매하는 한컴SPI 트레이딩(HANCOM SPI TRADING INC.), 보건 마스크 등을 제조하는 한컴헬스케어(구 대영헬스케어)를 보유하고 있다. 한컴라이프케어는 지난 2019년 필리핀 생산기지였던 한컴SPI를 독립법인으로 새롭게 출범시키고, 해외시장으로의 진출을 가속화하는 전초기지로 삼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한컴SPI의 부채비율은 작년 말 기준 714%까지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에는 부채비율이 259.2%를 기록했는데, 1년새 부채비율이 455.2% 급증했다. 통상 기업의 부채비율이 200%를 넘을 경우 재무건전성이 불안정한 것으로 본다. 그런데 한컴SPI는 해외 생산기지인 점을 고려해도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됐다. 이는 한컴SPI의 수익구조가 취약한 영향이다. 2020년 한컴SPI 매출은 39억원을 기록했고, 순이익은 540만원에 그쳤다. 영업이익률은 0.1%에 불과했다. 제조업 평균 영업이익률인 4%대 안팎인 점을 고려해도 수익성이 지나치게 낮은 편이다.

지난해는 19억원을 기록하면서 매출이 48% 감소했다. 순손실은 23억원으로 나타났다. 적자를 기록하면서 결손금을 쌓았고, 이에 따라 자본총계가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한컴SPI의 자본총계는 38억원에서 15억원으로 하락했다. 그 결과 부채비율이 약 455% 증가하면서 재무건전성이 크게 악화됐다.

보건마스크 생산을 맡고 있는 국내 자회사 한컴헬스케어도 ‘마스크 특수’가 끝나면서 매출이 뒷걸음질쳤다. 지난 2020년 16억5100만원 한컴라이프케어의 보건마스크 매출은 지난해 72억7400만원으로 급감했다. 한컴헬스케어의 마스크 재고자산이 증가하면서 매출 원가율이 상승했고, 판관비 증가로 영업이익 하락이 초래됐다. 한컴라이프케어는 보건마스크 사업을 축소하고 있다.

한컴라이프케어 관계자는 “(한컴SPI는) 생산기지를 맡고 있기 때문에 한컴라이프케어 실적부진에 따른 영향을 받았다”며 “해외 사업은 자금 회수를 원활히 하기 위해 자본금을 최소화하고 있다. 공장을 짓는 데 큰 돈이 필요하면 대여금으로 나가기 때문에 부채비율이 다소 높게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컴라이프케어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3.9%다. 2020년 영업이익률은 25.4%를 기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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