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상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가 14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네이버파이낸셜)
▲ 박상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가 14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네이버파이낸셜)

10만 중소상공인(SME) 금융 고객을 보유하고 있는 네이버파이낸셜이 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상품과 함께 '대출비교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모체인 네이버의 포털 역할을 사업자대출 부문에서 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핀테크(금융기술)를 기반으로 하는 케이뱅크와 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뿐 아니라 핀다 등 대출비교 서비스에 영향이 적잖을 전망이다.

박상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는 14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사용자·SME에게 네이버파이낸셜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제휴 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확대할 것"이라며 "금융사는 네이버파이낸셜을 통해 다양한 혁신을 시도하고 더 많은 사용자를 만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네이버파이낸셜 "온라인 넘어 오프라인까지 SME 생태계 넓힌다"
오는 6월 중 '스마트플레이스 사업자 대출'이 출시돼 네이버파이낸셜의 대출 서비스가 네이버 생태계 내부의 온·오프라인 SME를 모두 커버하게 된다. '네이버 스마트플레이스'는 오프라인 SME가 네이버 검색, 지도 등에 가게 정보를 등록하고 네이버예약·주문, 스마트콜 등 비즈니스 도구도 무료도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이를 이용하는 250만 SME만을 위한 대출상품을 우리은행, 전북은행과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올 하반기 중에는 네이버 생태계 안팎의 개인사업자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개인사업자 대출 비교 서비스를 핀테크 최초로 시작한다. 전업권의 사업자 대출 상품이 입점하며, 금융사들과 함께 사업자 특성에 맞는 상품 개발도 추진한다. 이를 통해 금융사가 단순히 상품만 입점시키는 것이 아닌, 상호간 시너지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키워 나간다는 복안이다.

이를 기반으로 2025년까지 네이버파이낸셜의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는 SME를 10만에서 50만으로 늘린다는 목표다. 'SME 상생'을 위해 빠른정산(집화 처리 다음날 정산), 초기 SME에게 네이버페이 주문관리수수료를 1년간 무료 지원하는 '스타트 제로 수수료'를 이어가는 한편, 지난 5월 출시된 '반품안심케어'를 초기 SME에게 1년간 무료로 지원할 예정이다.

캐롯손해보험과 협업한 반품안심케어는 구매자에게 무료교환·반품 혜택을 제공해 SME의 매출상승을 돕는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출시 1개월만에 7000여명의 사업자가 가입해 170만건의 판매 건수를 기록했으며, 이를 활용한 사업자들의 매출 성장률은 스마트스토어 전체 평균보다 12%p 더 높다.

SME를 위한 종합 금융 정보 채널인 '비즈니스 금융센터'도 SME 전용 콘텐츠·서비스를 한층 강화한다. 박 대표는 "비즈니스 금융센터 내 정책지원금 조회 서비스는 오픈 후 한달 간 페이지뷰가 5배, 사용자 수가 3배 늘었다"며 "영세상공인의 정책지원금 니즈가 굉장히 크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사업자대출까지 '포털' 역할 하나
네이버파이낸셜이 사업자대출 비교 서비스까지 내놓은 건 또다른 이유가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60조6000억원으로 전월보다 4000억원 늘었다. 이는 한국은행 관련 통계상 5월 기준으로는 역대 두 번째로 작은 규모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와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등 영향으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러자 시중은행들은 기업대출인 개인사업자 대출로 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인터넷은행들도 다르지 않다. 토스뱅크는 무보증·무담보 '토스뱅크 사장님 대출'로 호응을 얻고 있으며, 케이뱅크의 경우 이달 말까지 사업자대출 신규고객 전원에게 한달 이자 100% 캐시백을 제공하고 있다. 핀다의 경우 직장인 신용대출과 사잇돌대출을 시작으로 사업자대출까지 연계한다는 방침이다.

SME 고객과 접점이 높은 네이버파이낸셜이 뛰어들 경우 이 핀테크 회사들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게 된다. 우선 우리은행, 전북은행 등의 1금융권 회사들과 협력한 상품과 경쟁하게 된다. 또한 네이버파이낸셜은 사업자대출 비교 서비스에 전업권의 사업자대출 상품을 입점시킨다고 했지만, 어떤 회사의 상품을 올릴지 주도적으로 결정할 수 없는 건 아니다.

서래호 네이버파이낸셜 책임리더는 "온라인 대출 모집법인(대출비교 서비스) 라이센스는 지난해 하반기에 이미 획득해 관련 사업에 규제 리스크는 없다"고 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의 집객력은 이미 실적으로 증명됐다. 이 회사가 우리은행·미래에셋캐피탈과 제공하는 스마트스토어 사업자 대출은 약 10개월만에 총 대출액 1000억원을 기록했다.

네이버페이는 국내 1위 넘어 글로벌 진출
네이버파이낸셜은 핵심 서비스인 네이버페이를 모든 생활결제 동선으로 연결하고, 결제 영역에서 글로벌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온라인은 콘텐츠·보험 등 정기결제, 여행·문화·교육 등 생활결제, 해외 등 외부 가맹점을 확대하고 오프라인 또한 사용자의 생활동선을 고려해 올해 중 의료·문화생활·모빌리티 등 생활업종 가맹점을 늘린다. 연내 대만 라인페이 연동을 시작으로 '팀네이버'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해외 현지 결제 연동도 확대한다.

궁극적으로 네이버 생태계 외부 결제 비중을 내부보다 더 키우는 것이 목표다. 아직 내부 결제 비중이 더 높지만 코로나19 엔데믹에 접어든 지난 5월에도 네이버페이 월 이용액은 사상 최초로 4조원을 돌파했다. 네이버파이낸셜 법인 설립 시점 대비 가맹점수는 약 2배, 충성 사용자에 해당하는 월 결제자수는 50% 이상 늘었다.

박 대표는 "아직 확보해야 할 결제처가 많이 남아 있는 점에서 네이버페이의 성장 여력이 그만큼 크다고 생각한다"며 2025년까지 페이 이용액 100조원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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