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를 목전에 둔 지난 2013년 12월20일, 2대의 구글 통근버스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시 24번가와 발렌시아가를 점령한 시위대에 의해 그 자리에서 오도 가도 못하게 됐다. 같은 지역에서 지난 12월9일 구글 통근 버스가 정지당한 데 이어 일어난 두 번째 사건이었고, 같은 날 인근 오클랜드시에서 또 1대의 구글 통근 버스가 저지당했던 걸 감안하면 단순히 우발적인 사건만은 아니었다.그리고 시위대를 분노의 대상은 검색제왕 구글만도 아니었다. 그 날 정지당한 버스 중에는 애플 직원을 가득 채운 버스도 있었다. 땅값 상승
미국 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은 건국시부터 미국 사회의 고질적 문제 중 하나였던 흑인 노예 문제의 해결에 앞장섰던 정치적 지도자로 기억된다. 그러나 '정치인'으로서 링컨의 빼어난 점이 도덕적 고결함에 그쳤다면, 그는 정치란 전쟁터에서 결코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독일의 근대 사회과학자 막스 베버가 말한 것처럼, 이 세상은 악마가 사는 세상이 아닌가. 특별히 링컨의 라이벌이자 나중에 그의 내각의 중요 인물이 됐던 윌리엄 H. 시워드(국무장관), 살몬 P. 체이스(재무장관), 에드워드 베이츠(법무장관)는 모두 링컨보다 좋은 가정
장하준 케임브리지대학 교수는 '사다리 걷어차기'를 주장한다. 영국이나 미국 등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도 초기 발전 단계에 있어서는 국가가 주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비록 미국 초대 조지 워싱턴 정부 하에서 재무장관으로 봉직(1789-95)한 알렉산더 해밀턴 같은 이가 전쟁으로 인한 부채를 갚고 연방정부의 주정부에 대한 통제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강력한 정부 역할을 강조했다 할지라도, 이것이 미국 사회 내에서 국가 역할이 변하지 않았다는 걸 의미하진 않는다. 부모 역할이 자식의 성장에 따라 바뀌는 것처럼, 미국 사회 내에서
실리콘밸리는 혁신가의 성지다. 애플과 구글 등 지난 수십 년 간 글로벌 ICT 산업을 풍미했던 기업들이 이곳에서 태어났고, 새로운 역사가 또 다른 스타트업에 의해서 지금 이 순간에도 태동하고 있다. 스티브 잡스의 스마트폰 혁명 이래 ICT가 또 하나의 새로운 사회적 인프라로 자리잡게 되고, ICT 산업의 영향력이 전산업적으로 확장됨에 따라 이제 실리콘밸리 스토리는 그들만의 이야기가 아니게 됐다.자동차왕 헨리 포드는 1822년에 발표한 자서전 '나의 일, 나의 삶'(My Life and Work)에서 기계적 분업에 의한 생산 체계인
절대주의 국가에서는 짐이 곧 국가다. 이와 달리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국민이 곧 국가다. 물론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현대 민주국가에서는 국민이 직접 통치를 행하진 않는다. 생업이 있고 일상에 바쁜 사람들이 공공의 의사 결정을 위해 지속적으로 시간과 노력을 쏟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개는 공평하고 자유로운 선거를 통해 국민의 대표를 선출하고 그들에게 통치권을 위임하는 대의 민주주의 제도를 택한다.여기서 절대주의 국가와 대비되는 민주주의 국가의 정치적 정당성의 핵심은 정치적 책임성이다. 국민의 대표는 스스로 통치할 권리를 갖고 있
경영의 아버지라 불리는 피터 드러커에게 가장 영향을 미친 사상가 중 한 명은 덴마크의 철학자인 키에르케고르였다. 1928년 함부르크에서 견습생으로 지내던 시절 키에르케고르를 처음 접했던 드러커는 당시 타국어로 번역되지 않았던 키에르케고르의 '불안과 떨림'을 읽기 위해 덴마크어를 배우기도 했다. 또한 1989년에 진행한 한 인터뷰에서 드러커는 왜 종교단체를 비롯한 비영리단체의 경영에 관심을 갖게 됐냐는 질문에 자신은 경영에 관심을 가진 후에 종교와 단체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 아니라 그 반대라고 언급한다. 이는 드러커의 일생에 키에르
오바마 행정부의 국가 경제 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 래리 서머스는 그의 2009년 백악관 발표문에서 '21세기는 아담 스미스도, 존 메이나드 케인즈도 아닌 조지프 슘페터의 세기'라 명명한 바 있다. 경제 불황의 그늘을 벗어날 수 있는 궁극적인 해법은 아담 스미스의 자유 시장과 자유 무역, 케인즈의 정부 역할 확대와 거시경제 조율이 아닌, 슘페터의 혁신과 기업가정신에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다소 생소한 용어였던 '기업가정신'이란 말이 불과 수년만에 다수의 사람들에게 익숙하게 된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현재 박근혜
조지프 슘페터는 그의 역작 '자본주의, 사회주의, 민주주의'에서 '자본가'와 '기업가'를 구분한다. 자본가는 계층이지만, 기업가는 기능이다. 맑스는 계층으로서 생산수단을 소유한 자본가와 그렇지 못한 노동자가 임금을 비롯한 재화의 분배를 놓고 충돌해 결국은 혁명을 통해 사회가 변화될 것이라 봤지만, 슘페터는 자본주의 안에 내재된 기능인 기업가의 창조적 파괴를 통해 자본주의는 끓임없이 다시 태어날 것이라 진단했다. 즉, 자본주의의 정체는 끊임없는 변화다. 슘페터가 그의 일생 동안 끊임없이 강조한 것처럼, 안정적 자본주의란 말 자체가 모
ICT 역사상 최강의 콤비라 할 수 있는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도 처음부터 창업을 시도하진 않았다. 1970년대, 게임 회사 아타리에 취직 중이던 잡스는 아타리에, ICT 업계의 전설인 HP에 취직 중이던 워즈니악은 HP에 최초의 상용화된 개인용 컴퓨터를 팔고자 했다. 하지만 그들의 계획은 뜻대로 되지 않았고 결국 그들은 애플을 창업하게 된다. 현재 전세계 ICT 판도를 좌지우지하는 회사인 구글의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도 애초부터 창업을 생각했던 건 아니다. 1990년대, 그들은 자신들이 스탠포드 대학원 재학 당
한국 경제가 위기다. 올해 2분기 한국 GDP 성장률이 1.1%를 기록해 8분기만에 성장률 0%대를 벗어나긴 했다. 그러나 큰 그림에서 보면 이것이 경제 회복의 신호로 보기는 쉽지 않다. 삼성전자가 역대 최고 매출과 영업이익률을 올린 것, 그리고 SK 하이닉스가 분기 기준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을 감안하면 이들을 뺀 나머지는 마이너스 성장임을 뜻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소업체뿐 아니라 심지어 30대 대기업 중에서도 포스코, 두산 등 불황의 파도를 정면으로 맞아 고전하고 있는 기업들이 다수다.그렇다고 쉽게 뒤로 물러날 수
동양의 고전 중 하나이며 중국 한나라의 시조인 유방과 그의 숙명의 라이벌이었던 항우의 일대기를 그린 '초한지'를 읽다보면 한 가지 의문이 들게 된다. 왜 특별할 것 없는 지방관리 출신인 유방이 명문가의 자제이며 타고난 장사였던 항우를 끝내는 이길 수 있었던 것일까? 더구나 이전 왕조인 진의 폭정을 끝낸 업적, 최대의 명분이 항우에게 있었다. 초기에는 항우를 따르는 인재들이 더 많았다. 경영 명문대인 미국 펜실베니아 주립대학의 와튼 경영대학원 최연소 종신교수 아담 그랜트가 쓴 '기브 앤 테이크'를 통해 생각해보면 이유가 짐작된다. 유
1998년 일어난 인도네시아 민주화 운동은 중국계 인도네시아인들에게는 악몽 같은 사건이었다. 높은 실업률과 빈부차 때문에 촉발된 민주화의 열망은 3%의 인구로 70%의 경제력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계 인도네시아인들에 대한 증오와 폭력으로 확장됐기 때문이다. 이런 다수 지배에 대한 열망과 소수의 경제적 지배력이 공존하는 가운데 물리적 폭력을 포함한 인종간 충돌이 일어나는 건 인도네시아에만 국한돼 있지 않다. 미국 예일대 로스쿨의 에이미 추아 교수는 2003년 경제잡지 이코노미스트가 올해의 책으로 선정한 그녀의 역저 '불타는 세계'에서
실리콘밸리는 개별 기업의 단순한 합이 아니라 그들의 유기적 네트워크다.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그들이 어떤 기업에서 일하든 간에 그 기업을 위해 일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직·간접적으로 실리콘밸리를 위해서 일한다. 특별히 엔지니어들의 경우 평균 근속 연수가 2년 정도인 만큼 끓임없이 직장이 바뀌는 것이 보통이다. 어제의 상사가 내일의 부하직원이 될 수도 있고 오늘의 동료가 내일의 경쟁사가 될 수도 있다.그런 만큼 실리콘밸리에서 일을 한다면 서로 경쟁하지만 동시에 서로 협력하는 것이 통념이고 규범이다. 게임 이론을 빌려 설명하면
영화 '머니볼'의 주인공인 미국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애슬래틱스의 빌리 빈 단주는 고교 졸업시만 해도 모든 평가 항목에서 최우수인 드래프트 1순위 선수였다. 빌리 빈은 본래 지적 관심도 많아서 스탠포드대학에 체육 특기생으로 입학할 계획을 갖고 있었고 실제 입학허가서도 받았지만, 돈에 끌려 프로의 길을 택했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다. 고교 시절 화려했던 이력은 프로에서는 아무 도움도 되지 않았고, 그는 좌천된 선수가 돼 메이저리그 하위팀인 오클랜드 애슬래틱스의 단주로 가게 됐다.그러나 역설적이게도 빌리 빈은 그렇게 자신이 실패 사례였
글로벌 창조경제의 핵심은 미국의 실리콘밸리다. 이미 1960년대부터 스탠포드를 중심으로 휴렛패커드(HP) 등과 같은 회사가 이곳에서 발달했고 이런 역사는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으로 이어졌다. 1979년에 개혁개방을 실시한 이래 지금까지도 가파른 경제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중국만 놀라운 것이 아니다. 혁신과 창조, 기업가 정신이 끊이지 않는 실리콘밸리도 놀랍다.이런 실리콘밸리를 복제해보겠다는 시도도 해외뿐 아니라 미국내에서도 뜨겁고, 뜨거웠다. 벨랩과 프린스턴대학이 있고, 라디오 상용화에 성공한 RCA 등 많은 주요 기업들이 위치한
미국은 주요한 의사 결정이 싱크탱크(정치적으로 중립적인 두뇌집단)이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싱크탱크의 나라다. 그 점은 ICT 영역도 예외가 아니다. 정책이 결정되는 과정을 보면 알게 모르게 싱크탱크에서 연구, 발표한 내용들이 정책에 발표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올해초 미국 공화·민주 양당이 모두 지지를 표명한 스타트업 비자 법안(스타트업 활성화를 위한 이민법 개정안)의 법안 입안 과정을 보면 배후에는 카프만 재단이 존재한다. 카프만 재단은 해당 법안 초안을 제시했을 뿐아니라 지속적으로 관련된 연구 자료 발표를 통해 법안이 양당은
정치철학을 배워보면 자연 상태가 어떠냐에 따라서 정치관이 바뀐다는 걸 알게 된다. 예를 들어 '리바이어던'을 쓴 토마스 홉스는 자연 상태는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상태라고 봤다. 눈 감으면 코 베어가는 정도가 아니라 목이 날아가는 세상으로 본 것이다. 그래서 홉스의 대안은 개인이 자기 권리를 양도해 인공적인 권력체, 주권국가를 만드는 것이다. 이 주권국가가 제정한 법에 따라 개인은 지배를 받게 되지만 적어도 생명은 유지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이렇게 홉스의 정치철학이 공포의 정치철학이라면, 로크는 좀 더 평화로운 자연 상태를 가정한다
2006년에 홍콩에서 교환학생으로 있던 중 우연히 MIT 공개교육강좌(Open Course Ware, OCW)를 발견하고 교육의 미래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했다. 구텐베르크의 인쇄술부터 인터넷에 이르기까지 미디어 혁명이 일어나면 처음에는 기존 미디어에 존재하던 콘텐츠가 새로운 미디어로 옮겨가는 것에 그친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도 인터넷이 초기 도입됐을 때 성황을 이뤘던 웹사이트들은 대개 언론사 홈페이지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새 술은 새 부대에 담게 된다. 새로운 미디어는 새로운 콘텐츠를 창조한다. 국내 인기 래퍼였던 싸이를 글로
2010년 아이폰 쇼크 이후 국내에서 유행한 주장 중 하나는 이제 한국 기업이 '빠른 추격자'(fast follower)에서 '초기 진입자'(first mover)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이 나온 배경은 간단하다. 한국의 대표적 ICT 기업과 미국의 대표적 ICT 기업의 비교이다. 일례로 삼성은 빠른 추격자고, 애플과 구글은 시장 개척자다. 애플은 스마트폰을 대중화시켰고, 구글은 그를 견제할 수 있는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만들었다. 이러한 플랫폼 기업이 서비스 중심으로 재편된 현재 ICT 시장에서 가장 많은 부가가치를 얻어
지난 6월 13일 슈퍼맨이 트레이드 마크였던 빨간 팬티를 벗고 '맨 오브 스틸'이란 새로운 타이틀로 돌아왔다. 평소 고전적 취향을 갖고 있는 필자로서는 아쉬움을 금할 수 없지만, 어쨌든 슈퍼맨의 귀환은 반갑다. 게다가 '메멘토', '인썸니아', '다크나이트' 시리즈 연출을 맡았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제작 및 원안을 맡았다니 기대는 한층 더 높아진다.그러나 단순히 재미만을 기대하고 '맨 오브 스틸'을 보러 간다면 고뇌하는 슈퍼맨을 보고 같이 고뇌할 수도 있다. 헐크의 괴력이 귀엽게 여겨질 만큼 힘이 넘치는 외계인들의 액션이 풍부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