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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블로터)

뷰티 플랫폼 '화해'가 브랜드 캠페인을 시작으로 애플리케이션(앱) 내 '쇼핑'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화해를 운영하는 뷰티 테크 기업 '버드뷰'가 연내 코스닥 시장 입성을 목표로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를 진행, 상장 준비에 나선 상황에서 수익성 강화를 위해 쇼핑 기능을 고도화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코스닥 입성 뿐만 아니라 화해의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화해 앱의 커뮤니티 기능을 키우는 것도 버드뷰의 숙제로 꼽힌다. 충성도 높은 이용자층 확보와 커머스가 가진 시너지가 큰 가운데, 화해 내부 커뮤니티 활성화가 질적 성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커머스 확장, 버드뷰 코스닥 상장 발판

화해를 운영하는 버드뷰는 이달 초 '모든 뷰티의 시작'이라는 명칭으로 브랜드 캠페인을 시작하고 스킨케어부터 메이크업까지 폭넓은 카테고리 인기 상품을 할인 판매하는 쇼핑 기획전을 실시했다. 

화해는 '화장품을 해석하다'는 말의 줄임말이다. 애플리케이션 내 제품 성분표를 제공하고 이용자는 제품 리뷰를 남겨 카테고리 별 제품 순위까지 매기는 서비스다. 이후 화장품 랭킹 비교 서비스로 유명세를 탔고, 2018년부터는 쇼핑 기능을 적용하면서 종합 모바일 뷰티 플랫폼으로 고도화했다. 
 

화해 사용자 리뷰. (사진=화해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화해 사용자 리뷰. (사진=화해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화해의 매출은 종합 모바일 뷰티 플랫폼으로 변모한 이후 증가했다. 지난달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연결기준 지난해 버드뷰는 매출 396억원으로 전년대비 30.5% 증가했다. 특히 수익 창출을 견인한 것은 '화해 쇼핑'으로, 지난해 화해쇼핑 누적 거래액은 1200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36% 늘었다. 

버드뷰는 지난해까지 코로나19 영향을 크게 받았지만 직매입 기반의 커머스 사업 확장 등으로 매출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화해가 이달 시작한 브랜드 캠페인 또한 화해 앱 내 쇼핑 기능 강화를 위한 방침이다. 화해의 주력 상품이 기존에는 스킨케어나 헤어, 바디 제품이었다면, 이제는 카테고리를 메이크업 부문으로 확대하면서 입점 브랜드를 늘리고 제품 매출을 증가시키기 위해서다. 

화해가 스킨케어부터 메이크업까지 카테고리를 확장해 쇼핑 기능을 확장하는 데는 연내 코스닥 상장이라는 목표가 영향을 끼쳤다. 버드뷰는 지난달 국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PS얼라이언스를 통해 전액 보통주 신주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200억원 규모의 프리IPO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화해는 지난해 2분기부터 쇼핑 직매입 시스템을 도입했다. 쇼핑 직매입 시스템은 위탁판매로 운영되던 커머스사업 부문에 직매입 방식을 도입한 것이다. 이는 곧 상품 매출 확대로 이어졌고, 무료배송 서비스인 '화해배송'을 시작하면서 화해쇼핑 매출이 증가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버드뷰의 연결기준 커머스매출은 41억원, 상품매출은 240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4.5%, 57% 증가했다. 

다만 코스닥 상장을 위한 버드뷰의 과제는 여전히 수익성 개선이다. 버드뷰는 매출 증가로 외형 성장을 이룬 반면 지난해 영업손실 187억원, 당기순손실 139억원으로 수익성 악화 위기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버드뷰는 2020년 흑자전환 이후 IT 인력 충원과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면서 적자로 돌아섰다고 분석하고 올해는 수익성 강화를 우선 과제로 실적 개선에 나섰다. 화해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주력할 수 있는 방안은 메이크업, 이너뷰티 등으로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매출을 늘리는 것이다. 
 

잠재력 큰 '화해 크루', '오늘의집' 노선 이을까

버드뷰로서는 화해가 커뮤니티와 커머스 기능을 성공적으로 결합하는 것이 수익성을 개선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화해는 서비스 시작부터 리뷰 및 화장품 랭킹 기능으로 일종의 커뮤니티 성격을 지향한 만큼 커뮤니티 형성에 잠재력이 높은 서비스다. 업계는 화해가 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집'과 같은 구조로도 안착할 수 있을지 기대하고 있기도 하다. 

오늘의집은 인테리어 커뮤니티로 시작해 인테리어 관련 상품을 대상으로 한 커머스 기능이 성공적으로 안착한 케이스로 알려져 있다. 커뮤니티로 충성도 높은 이용자를 확보하고 커머스로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인데, 당근마켓이나 역시 올해 상장을 목표로 하는 에이피알 등 플랫폼들 또한 커뮤니티 형성을 지향하고 있다. 
 

5월 화해 출석체크 '크루' 모집 화면. (사진=화해 애플리케이션 화면 갈무리)
5월 화해 출석체크 '크루' 모집 화면. (사진=화해 애플리케이션 화면 갈무리)

화해는 '화장품 리뷰 및 랭킹' 서비스로 입지가 확고한 만큼, 커뮤니티와 커머스 두 서비스 간 시너지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화해의 커뮤니티 기능은 아직 '리뷰' 정도에 머물러 있다. 화해 애플리케이션 탭 구성도 '화해쇼핑'은 있지만 '커뮤니티'와 관련한 탭은 따로 개설돼 있지 않다. 대신 화해 애플리케이션 내 개별 제품 페이지에 각각 등록된 리뷰들이 사실상 커뮤니티 기능을 하고 있다. 리뷰 댓글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공감'과 '추천'이 가능하고 애플리케이션 내 마련된 뷰티 콘텐츠 채널에 댓글을 남기는 식이다. 

이에 버드뷰는 향후 화해 애플리케이션 내의 커뮤니티 기능 또한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용자 간 리뷰를 통해 새로 발견하는 화장품을 공유하는 기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다수 이용자가 모여 출석체크 등의 활동으로 포인트를 얻는 '화해 크루'도 화해 커뮤니티 고도화의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크루는 출석 체크 이벤트에서 주로 활용되는 것으로, 크루 당 특정 인원이 출석체크에 성공하면 포인트 및 쿠폰이 지급된다. 

하지만 화해 크루 모집은 애플리케이션 내부가 아닌 외부 커뮤니티에서 주로 이뤄지고 있다. 검색창에서 '화해 크루'를 입력하면 다양한 커뮤니티나 블로그에서 화해 이용자들이 '크루를 결성하자'고 제안하는 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는 외부 커뮤니티에서 화해 크루 홍보 효과가 있는 반면 화해 앱 자체를 활용하지 못한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화해 애플리케이션 내에서 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다. 

최근 정식 론칭한 화장품 구매 전 제품을 테스트할 수 있는 '샘플 체험' 서비스나 핵심 리뷰만 요약한 '리뷰 토픽' 기능 또한 커뮤니티 고도화 잠재력을 갖고 있다. 

화해를 운영하는 버드뷰 관계자는 <블로터>에 "화해는 리뷰를 통해 상품의 핵심 정보를 공유하고 있어, 커뮤니티 기능이 발달돼 있다고 볼 수 있다"며 "향후 커뮤니티 기능도 확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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