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광주시에 위치한 주성엔지니어링 캠퍼스. (사진=주성엔지니어링)
경기도 광주시에 위치한 주성엔지니어링 캠퍼스. (사진=주성엔지니어링)

주성엔지니어링이 대규모 태양전지 제조장비 수주에 따른 매출 확대를 앞두고 있다. 500억원에 달하는 수주잔고가 올해 2분기와 3분기 사이 매출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력인 반도체 장비는 업황 침체로 실적이 악화했지만,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주잔고 성장세는 지켜냈다. 올해 하반기를 지나며 반도체 업황이 개선됐을 때 실적 반등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올해 1분기 주성엔지니어링 태양전지 제조장비 수주잔고는 478억원이다. 대부분은 회사가 지난 2021년 3분기에 유럽 태양전지 제조업체인 엔코어그룹LCC와 계약한 물량으로 분석된다. 총 470억원 규모로 플라즈마화학기상증착장비(PECVD)를 공급하기로 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이 2011년 이후 10년만에 잡은 대규모 장비 계약이다. 당초 납품 일자는 지난해 8월까지였지만 주성엔지니어링과 엔코어그룹LCC는 일정을 지난해 12월까지로 연장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진행률이 아닌 인도기준을 적용해 납품액을 매출로 인식한다. 수주가 실제 매출로 인식되는 시점은 모든 장비가 납품되고 검수까지 완료된 이후다. 올해 2분기에서 3분기 사이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회사는 보고 있다.

올해 1분기 태양전지 제조장비 연간 총 생산능력은 20기가와트피크(GWp) 이상이다. 지난해 1분기 1GWp에서 대폭 확대됐다. 지난해 3분기 경기 광주캠퍼스 완공에 따라 반도체, 디스플레이용 장비 생산량 증가와 더불어 태양광 생산장비 역시 생산 효율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시장 환경은 긍정적이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올해 태양광 수요는 320기가와트(GW)로 전망되며 설치 용량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과 미국 수요에 더해 에너지 안보와 기후변화 대응으로 유럽, 개도국 수요가 늘며 시장이 지속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투자에 따른 규모의 경제뿐만 아니라 기술 발전에 따른 고효율 제품 증가로 세계 태양광 설치량은 연내 300GW를 조기에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분기 실적은 반도체 시장 침체와 이에 따른 전방업체 설비 투자 축소 여파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연결회계기준 매출은 약 6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8% 줄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62.1% 감소한 116억원에 그쳤다.

올해 1분기 기준 매출 90% 이상이 반도체 제조 장비에서 발생하는 가운데 주요 고객사인 SK하이닉스가 올해 설비 투자를 전년 대비 절반 이상 감축하기로 발표하는 등 업황이 악화된 여파로 풀이된다. 주성엔지니어링 반도체 제조 장비 매출은 올해 1분기 660억원, 디스플레이와 태양광 매출은 26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각각 32.93%, 69.41% 줄었다.

하지만 매출 감소에도 반도체 제조 장비 수주잔고는 올해 1분기 기준 190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슷한 규모를 유지했다. 주력 제품인 원자층증착(ALD) 장비를 앞세워 기존 메모리반도체에서 연산용 반도체까지 신규 고객사가 확대되며 실적 완충제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가 세계 ALD 장비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약 10% 규모다. 특히 차세대 기술로 평가받는 고유전율(하이K) 기반 D램 커패시터 공정 장비라는 특성에 힘입어 반도체 한파에 따른 충격을 방어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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