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미래에셋생명)
(사진=미래에셋생명)

미래에셋생명이 정기 주주총회에서 결산배당 안건을 의제로 올리지 않으면서 2년 연속 무배당을 결정했다. 미래에셋생명은 중장기 환원 정책도 제시하지 않아 저평가를 자초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미래에셋생명의 낮은 유통주식수가 주주환원을 미흡하게 하는 근거로 거론되는 상황이다. 

28일 미래에셋생명은 여의도 본사 사옥에서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재무제표 승인의 건 △임원 퇴직금 지급규정 개정의 건 △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 선임의 건 △이사보수 한도액 승인의 건을 부의안건으로 올렸다.

이날 배당 관련 안건은 상정되지 않았으며, 중장기 배당 로드맵도 제시되지 않았다. 이는 유사 업종인 생명보험 상장사 주주환원과도 대비되는 행보다. 앞서 한화생명은 배당을 3년 만에 재개했으며, 삼성생명과 동양생명도 결산 배당을 실시했다. 이들 상장 생보사의 배당성향은 35%, 23%에 달한다.

올해 배당 재개에 나선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45로 대표적인 저평가주로 꼽힌다. PBR이 1보다 낮다는 건 기업이 청산됐을 경우 주주가 받을 수 있는 자산의 가치보다 주가가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곧 자산 가치가 주가에 적절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미래에셋생명의 낮은 유통주식수가 주주환원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을 유인이 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미래에셋생명의 유통주식비율은 17% 미만으로, 상장 생명보험사 중 가장 낮다.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동양생명도 20%를 상회하는 상황이다. 이는 역설적으로 지배주주인 미래에셋 계열사(특수관계인 포함) 지분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14일 기준 미래에셋생명의 최대주주 주식소유현황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22.01%) △미래에셋캐피탈(15.59%) △미래에셋자산운용(13.28%) △미래에셋컨설팅(4.27%) 순으로 지분 비율이 높았다. 계열사 임원 등 지분을 포함하면 55.29%가 미래에셋 일가 지분이다. 전년 말 기준 자기 주식비율은 26.29%로, 미래에셋 계열사 지배력이 강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개인주주 비율이 낮으므로 주주환원을 적극적으로 할 유인이 없다는 게 업계 시선이다. 주주환원이 미흡할 경우 주주 이탈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대주주 지분율이 높기 때문에 이를 의식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미래에셋생명 지분을 대주주가 매입을 하고 있다는 점에 오히려 주목하는 분위기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저평가 해소를 위해 미래에셋생명 지분을 매입하고 있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그러나 지분 매입은 저평가 해소 목적일 뿐 완전 자회사 편입설에는 선을 그었다. 다만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게 될 경우 공개매수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점에서 주가를 일부러 낮게 유지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언제까지 지분 매입을 하겠다고 명시된 것은 아니나, (미래에셋생명의) 가치가 굉장히 낮아져 있다고 생각한다"며 "시장 상황을 보고 결정할 것이며 저평가 기준을 수치로 명확히 알려드리긴 힘들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해 4월 18일 기준 미래에셋생명 보통주 1627만5624주(9.19%)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지난 14일 기준 2349만9198주(13.28%)를 보유하며 지분을 크게 늘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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