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트위터가 외부 개발자에게 클라이언트 개발을 그만두도록 했다. 이런 결정이 과연 이용자를 위해서 내린 결정인지 궁금했다.

마케팅 회사 시소모스는 3월11일에 작성된 2500만개 트윗을 수집해 트위터 공식 앱 사용자와 클라이언트 사용자 비율을 분석했다. 비공식 앱인 클라이언트를 이용해 작성된 트윗이 전체 트윗 중 42%였다. 이 자료는 트위터에 올라오는 글을 읽기만 하는 사람들이 어떤 경로로 트위터에 접속하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트윗 작성자 상당수가 비공식 앱인 클라이언트를 쓴다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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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 사베르 트위터 플랫폼 담당자는 시소모스가 트윗을 수집해 분석한 11일, 클라이언트 개발은 앞으로 그만 하라고 밝혔다. 트위터를 활발하게 사용하는 이용자 90%가 트위터 공식 사이트와 앱을 쓰는 상황에서 클라이언트는 이용자에게 혼란만 준다는 게 이유였다. 클라이언트는 트위터 공식 사이트나 앱과 디자인, 용어, 사용법이 달라 이용자 사이에 혼란을 일으킨다며 '이용자를 위해서' 이와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트위터는 이용자 90%를 내걸며 '트위터를 활발하게 사용하는 이용자'의 기준이 무엇인지는 말하지 않았다. 하루 한 번만 트위터에 접속해도 활발하게 사용하는 건지, 하루 한 번 이상 트윗을 쓰면 활발하게 사용하는 건지, 아니면 구독자가 1천명 있는 이용자가 하루 10번 이상 트윗을 쓰는 게 활발하게 사용하는 건지 알 수 없다.

시소모스의 이번 조사로 이용자 경험을 통일하기 위해 클라이언트 개발을 막겠다던 트위터의 발표는 무색해졌다. 트위터 공식 사이트와 앱을 쓰는 사람이 많을수록 트위터는 더 많은 광고 수익을 거둘 수 있다. 클라이언트로 트위터에 글을 남기는 이용자가 절반 가까이라면 트위터가 노리는 광고 수익은 절반으로 내려간다.

시소모스의 자료를 3월16일 보도한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이용자 절반만 이용하는 트위터 공식 사이트와 앱에 광고주가 광고비를 쓰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았다. 광고비를 나누거나 이용자가 많이 쓰는 클라이언트에 광고를 내보내는 게 낫다. 이게 바로 트위터가 클라이언트를 몰아내려는 이유다. 사용자를 늘리기 위해 API를 제공하며 클라이언트 개발을 장려했던 트위터가 광고 수익을 좇아서 클라이언트 개발자에게서 고개를 돌린 모양새다.

트위터는 외부 개발자가 트위터 이용 프로그램인 클라이언트를 만드는 걸 반기지 않는 듯 하다. 올트위터는 트위터가 트위터 API를 이용한 바람직한 서비스 14가지를 예로 들며 외부 개발자의 주의를 돌리려 했지만, 클라이언트를 몰아내려는 게 확실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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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ysomos20110317_3rdparty

시소모스가 비공식 앱인 클라이언트 이용 비중을 살펴보니 위버미디어에서 만든 앱이 40%를 차지했다. 위버미디어는 위버소셜, 트윗덱, 에코폰, 트위드로이드, 위버커런트 등 트위터 클라이언트를 제공하는 회사다. 위버미디어가 제공하는 비공식 트위터 앱 중에 가장 인기 있는 위버소셜과 트윗덱은 지난 2월18일 약관을 어겼다며 트위터가 API접근을 차단해 한동안 이용할 수 없었다. 트위터가 자사 사이트와 공식 앱을 이용하는 비중을 늘리기 위해 위와 같은 조처를 했을 가능성이 힘을 얻는다.

그동안 트위터가 이용자 경험의 통일성을 중요하게 생각했다면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아이패드, 데스크톱용 프로그램을 외부 개발자보다 먼저 만들었어야 했다. 트위터 공식 사이트보다 쓰기 편한 클라이언트와 서드파티 앱이 없었다면 지금의 인기를 얻긴 어렵지 않았느냐고 트위터에 되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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