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릴 “정보 대신 감성으로 소통해봐요”

발행일 2011-05-27 14:30:08
음악을 검색할 때 기분은 매번 다르다. 여행 떠나는 기차에서 듣기 좋은 음악, 비 오는 날 혼자 듣고 싶은 음악, 우울할 때 나를 달래줄 음악 등 ‘음악’이라는 단어는 같지만 기분과 사람에 따라 다른 이유로 음악을 검색한다.

감성검색엔진 ‘맘뷰’라는 앱을 내놓은 아크릴은 컴퓨터를 활용하는 우리 생활이 로맨틱하고 감성 가득한 곳으로 만드는 정미소다. 껍질을 벗기고 곱게 깎아내 하얀 쌀을 한 통가득 채우는 정미소처럼 아크릴은 온라인 가득한 정보와 글에서 감성을 찾아내 보여준다. 감성 검색이 구글을 능가할 것이라며 '구글을 이기겠다'라는 포부가 야무지다.

아크릴이 온라인에서 감성을 보여주는 첫 단계로 내놓은 건 안드로이드폰과 아이폰 응용프로그램(앱)으로 내놓은 감성검색엔진 맘뷰다. NHN의 네이버 블로그와 미투데이의 글 속에서 특정 단어에 대한 사람들의 감성을 단어로 보여준다.

마음을 보여주는 감성검색엔진 맘뷰를 만든 박외진 대표(윗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와 아크릴 직원들


‘소셜커머스’란 단어를 검색했을 때 ‘만족’ 감성을 보이는 글은 어떤 게 있는지, ‘괴로움’을 느낀 사람이 쓴 글을 찾아 보여준다. 그런데 이렇게 특정 단어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보여주는 건 마케팅 리서치에 쓰이는 ‘오피니언 마이닝’과 비슷해 보인다.

박외진 아크릴 대표는 “오피니언 마이닝과 비슷하지만, 우리에겐 사람들이 감성컴퓨팅을 경험하게 하고 감성 커뮤니케이션을 대중화한다는 목표가 있다”라며 “기존의 마케팅 리서치와는 궤를 달리한다”라고 강조한다.

감성컴퓨팅은 미국 MIT 미디어랩에서 1990년대부터 연구한 분야로, 많은 사람이 느끼는 감정을 분석해 보이는 기술이다. 감성컴퓨팅이 발전하면 영화 <아이로봇>에서 로봇이 감정을 느끼고 감정을 표현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이러한 모습은 아직은 영화 속에 존재한다.

검색의 흐름이 정확성에서 의미중심의 시맨틱 검색, 이제는 감성컴퓨팅으로 흐를 것이란 예상에 박외진 대표는 뜻이 맞는 사람을 모아 2009년 한 IT 회사의 연구실에서 시작해 2011년 아크릴을 설립했다. 다양한 감성을 정보로 활용하는 새로운 흐름이 올 것이란 기대와 자신이 있었다.

웹 세상에 가득한 건 과연 정보일까. 우리가 인터넷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에 올리는 수많은 글 속에 과연 자료라고 부르는 딱딱한 정보만 있진 않다. 박외진 대표는 "웹 세상에 가득한 건 정보가 아니라 감성"이라며 "웹 2.0 다음은 웹 E.0이 올 것"이라고 말한다.

아크릴은 감성컴퓨팅 기술을 이용한 다양한 모습을 그리고 있다. 글 속에서 감성을 찾아내는 기술을 전자책에 넣는 것도 고려한다. '문자음성 자동변환 기술'(text to speech)과 전자책이 만나면 컴퓨터가 읽어주는 동화책도 재미있어진다. 컴퓨터가 하는 말에도 감정이 실리게 되는 셈이다. 박외진 대표는 이 기술이 시각장애인에게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기대한다.

시각장애인 중에도 점자를 모르는 사람이 적지 않다. 시각장애인이 책 한 권을 읽을라치면 누군가 책을 읽어주거나 녹음된 파일을 구해야 한다. 아니면 텍스트 파일(TXT)을 구해 TTS 프로그램으로 읽을 수도 있지만, 텍스트 파일이나 텍스트를 추출할 수 있는 PDF 파일로 된 책은 구하는 게 쉽지 않다. 아크릴은 전자책 업체와 제휴해 TTS 프로그램에 감성을 넣는 사업 모델도 그리고 있는 단계다.

감성컴퓨팅 기술을 이용한 트위터 매시업 서비스를 만들면 이런 모습도 가능하다. 트위터의 특정 인물을 검색하면 지금껏 작성한 트윗에서 감정을 뽑아내 현재의 감정상태 또는 그동안 감정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도 알 수 있다. 아크릴은 감정을 표현하는 메시징 앱도 구상 중이다. 주고받는 메시지의 감정에 따라 말풍선 모양이 달라지는 재미요소를 넣을 수 있다. 우울하면 비구름을 넣거나 사랑스러운 감정을 찾았다면 말풍선을 하트로 넣는 모습도 가능하다.

이러한 모습은 아크릴이 감성컴퓨팅을 이용해 만들려는 큰 그림의 일부분에 불과하다. 아크릴은 인터넷의 정보 구조 자체를 감성이라는 틀로 재구조화하는 걸 목표로 한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이용해 아날로그의 삶을 느낄 수 있다는 걸 보이는 게 첫 목표이자 최우선 목표다.

그 첫 단계로 모바일 앱으로 맘뷰를 선보였고, 곧 웹 검색도 선보일 예정이다. 현재 네이버 블로그와 미투데이만 데이터로 활용하지만, 앞으로 다양한 데이터도 추가할 계획이다. 지금으로선 API를 공개한 데이터만 추릴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 아크릴이 직접 웹페이지를 크롤링하는 것도 준비하는 단계다.

감성 검색이 우리의 생활에 자리잡게 되면 무엇이 달라질까. 박외진 대표는 커뮤니케이션이 낭만적일 것이라고 말한다. “글에 숨은 뜻과 내면까지 전달하면 커뮤니케이션이 아름다워지지 않을까요?”




'소셜커머스'를 검색해 나온 감성마다 해당 감성을 추출한 인터넷 글을 보인다.



감정을 추출할 수 없는 단어는 '감성 없음'이라는 메시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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