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지난 10월5일 공개한 '아이폰4S' 판매 속도가 무섭다. 예약가입을 받은 지 12시간 만에 20만대가 팔려나가더니 24시간 만에 100만대, 사흘 만에 400만대가 팔려나갔다. 이 같은 속도는 애플 '아이폰4'보다 2배 이상 빠른 속도다. 애플 제품 중 가장 빠른 속도로 팔려나가고 있는 제품이다.
애플은 미국과 독일, 프랑스, 일본, 캐나다, 영국, 호주 등 7개 나라를 1차 출시일로 정하고 아이폰4S 판매를 시작했다. 아이폰4를 출시했을 때보다 1차 출시 국가를 2개국 늘렸다. 아이폰4S를 유통하는 통신사도 늘어났다. 미국 스프린트 넥스텔과 일본의 KDDI 등이 아이폰4S를 새로 유통하게 됐다. 애플이 중국 차이나모바일 등 앞으로 아이폰4S를 출시할 예정인 국가에서 유통망을 추가로 확보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아이폰4S 판매 대수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아이폰4S가 이렇게 잘 나가는데, 그렇다면 지금까지 출시된 IT 기기 중 얼마나 빠른 속도로 팔리고 있는 것일까. 미국 인터넷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발표한 출시 직후 하루에 가장 빠른 속도로 팔린 IT 기기 톱14를 살펴보자.
14위: 킨들 파이어
13위: 갤럭시S2
13위는 삼성전자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갤럭시S2'가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가 출시 55일만에 300만대가 팔렸다고 밝혔다. 하루 평균 5만5천대가 팔려나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2위: 닌텐도DS
일본 닌텐도가 지난 2004년 출시한 '닌텐도 DS'가 12위에 올랐다. 닌텐도 DS는 출시 첫 주에 50만대가 팔려나갔다. 닌텐도DS를 구입한 사용자가 하루에 7만명이 되는 꼴이다.
11위: 닌텐도 위
닌텐도DS에 이어 '닌텐도 위'도 나란히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닌텐도 위는 지난 2006년 출시돼 이틀 만에 37만대가 팔려나갔다. 닌텐도 위는 출시 일주일이 지난 후 60만대 판매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하루 평균 7만5천명이 닌텐도 위를 구입했다.
10위: 플레이 스테이션3
10위를 차지한 IT 기기도 콘솔 게임기다. 소니가 2006년 출시한 '플레이스테이션3'은 닌텐도DS와 닌텐도 위를 누르고 10위에 올랐다. 플레이스테이션3은 출시 직후 24시간 만에 8만대가 팔려나갔다.
공동 9위: X박스 키넥트, PSP
하루에 가장 많이 팔린 IT 기기 9위에 오른 제품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키넥트'인 것으로 나타났다. 키넥트는 'X박스' 콘솔 게임기와 연결해 쓰는 동작인식 컨트롤러로, X박스에서 이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해킹을 통해 다양한 이용 방법이 공개되는 등 인기를 끌었다. MS는 키넥트의 첫 출시일 판매 대수를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열흘 동안 100만대가 팔렸다고 밝혔다. 키넥트는 출시 25일만에 250만대가 팔려나갔다. 하루에 10만대씩 팔린 꼴이다.
하루에 가장 많이 팔린 IT 기기를 말할 때 소니 'PSP'를 빼면 섭섭하다. 소니가 지난 2004년 출시한 휴대용 콘솔 게임기 PSP도 출시 이틀 만에 20만대가 팔려나갔다. 역시 하루에 10만대 꼴로, X박스 키넥트와 함께 공동 9위를 차지했다.
7위: 윈도우XP
소프트웨어로는 순위에 처음으로 등장했다. MS가 10년 전에 출시한 PC 운영체제 '윈도우 XP'가 7위에 올랐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NPD에 따르면, 윈도우XP는 출시 사흘 만에 30만 카피가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에 10만대씩 팔아치운 셈이다. 공동 9위인 X박스 키넥트, PSP와 같은 숫자다. 하지만 NPD 조사에는 XP가 설치된 PC의 판매량을 셈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실제로는 하루 10만대 이상 팔린 것으로 계산했다. 게다가 윈도우XP가 전세계에서 불법복제돼 펴져나간 숫자를 셈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윈도우XP는 공식 판매 숫자만으로 8위에 이름을 올렸다는 사실을 억울해할지도 모른다.
6위: 윈도우7
7위에 이어 6위도 MS의 윈도우 운영체제가 차지했다. MS가 지난 2009년에 출시한 '윈도우7'은 NPD 조사 결과 '윈도우 비스타'보다 234%나 빠른 속도로 팔려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윈도우 비스타는 출시 사흘 만에 30만카피가 팔려나간 윈도우XP보다 60% 떨어진 판매 속도를 보였으므로,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윈도우7은 하루에 13만개씩 팔려나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윈도우 XP와 마찬가지로 새 PC에 설치돼 팔린 숫자와 불법복제 숫자는 셈하지 않았다.
5위: 닌텐도3DS
비운의 휴대용 게임기 '닌텐도3DS'가 5위 자리에 올랐다. 닌텐도가 올해 출시한 '닌텐도3DS'는 출시된 지 이틀 만에 37만대가 팔려나갔다. 하루에 18만5천대씩 팔린 꼴이다. 이처럼 인기가 하늘을 찌르던 닌텐도3DS는 그 인기가 빨리 사그라 들었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닌텐도3DS의 인기는 곧 곤두박질쳤고, 닌텐도는 지난 7월, 닌텐도 3DS 출시 5개월만에 40% 가격 인하를 단행하기도 했다.
4위: 아이패드1
3위: 플레이스테이션2
하루에 가장 많이 팔려나간 IT 기기 3위엔 소니 '플레이스테이션2'가 올랐다. 플레이스테이션2는 출시 사흘 만에 98만대가 팔렸다. 하루에 33만대씩 팔려나간 셈이 된다. 3위에 오른 플레이스테이션2는 콘솔 게임기 중 하루 판매 대수가 가장 많은 제품이다.
2위: 아이폰4
'아이폰4'가 왜 순위에 없나 싶었다. 애플이 지난 2010년 출시한 아이폰4가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애플은 아이폰4가 출시된 이후 사흘 만에 170만대가 팔렸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하루에 56만명의 사용자가 아이폰4를 구매한 꼴이다. 아이폰4 판매 물량이 동이나 사용자가 아이폰4가 생산되기만을 기다렸다는 점을 생각하면, 아이폰4는 이보다 순위를 올렸을지도 모를 일이다.
1위: 아이폰4S
애플 아이폰4 형제가 1위와 2위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1위에 오른 제품은 '아이폰4S'다. 아이폰4S는 7개 나라에서 출시한 지 사흘 만에 400만대가 팔려나갔다. 하루에 팔린 개수로 따지면 130만개나 된다.
등외: 콜 오브 듀티: 블랙 옵스IT 기기 순위에는 넣기 모호하지만, 가장 많이 팔린 IT 관련 제품 중에 게임 타이틀 '콜 오브 듀티: 블랙 옵스'를 빼놓을 수 없다. '콜 오브 듀티: 블랙 옵스'는 하루에 560만카피가 팔려 나갔다. 하루에 130만대나 팔려나간 아이폰4S보다 3배 가까이 많이 팔린 숫자다. 액티비젼은 '콜 오브 듀티'를 통해 하루에 3억6천만 달러를 벌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더 놀라운 점은 이 같은 하루 매출은 게임 상점에 출고된 단순 출하량을 계산한 것이 아니라, 최종 사용자가 구매한 금액을 기준으로 했다는 점이다. 블랙옵스의 전작인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시리즈는 출시된 지 24시간 만에 470만카피가 팔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