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출판사와 위즈덤하우스, 북이십일 등 굵직한 출판사가 모바일 서비스를 전담하는 자회사를 두고 있어 눈길이 쏠린다.

3곳 모두 자회사를 통해 다른 출판사의 콘텐츠를 유통하는 플랫폼을 서비스할 계획이며, 콘텐츠를 책으로 한정하지 않고 다양한 부문으로 가능성을 열어뒀다. 가장 최근에 자회사를 설립한 북이십일 사례부터 보자.

북이십일은 모바일 응용프로그램(앱) '카드북'을 만들고 유통하는 '터치엔'이라는 자회사를 지난해 9월1일 설립했다. IT 인력 스무 명 남짓으로 구성된 이 회사는 내부에 개발자와 마케팅 인력까지 갖췄다. 카드북은 현재 비공개 시범서비스 단계이며, 3월1일 공개 시범서비스, 4월1일 미니 공개를 거쳐 5월1일 정식으로 서비스할 예정이다.

카드북은 북이십일이 제작한 저작도구(빌더)와 빌더로 만들어진 콘텐츠, 장터로 구성된 플랫폼이다. 북이십일뿐 아니라 외부 출판사와 다양한 저작자가 자기의 아이디어나 책, 음악 등을 모바일에 적합한 형태로 만들어 판매하도록 만들어졌다. 터치엔은 판매액의 30%를 수수료 형식으로 취해 수익을 올리는 구조이다.

터치엔 이용자는 카드북으로 만든 앱을 카드북 웹사이트와 iOS 앱, 안드로이드 앱에서 판매하거나 유료 컨버팅 과정을 거쳐 원하는 앱 장터에서 판매할 수 있다. 카드북으로 제작할 수 있는 콘텐츠는 책 이외에 음악과 영화 등 멀티미디어 콘텐츠로 확장 가능하다고 터치엔 쪽은 설명했다.

현재 터치엔 웹사이트에 방문하면 인디 음악 레이블인 '파스텔뮤직'과 '서울독립영화제'가 만든 카드북이 있다. 파스텔뮤직은 가수의 곡을 가사와 함께 카드북으로 제작했고, 서울독립영화제는 출품작 하나마다 카드북을 만들었다.

북이십일 터치엔 카드북 파스텔뮤직
▲ 북이십일 터치엔 카드북 파스텔뮤직

삼성출판사는 북이십일보다 발빠르게 움직였지만, 플랫폼 구축을 서두르는 모습은 아니다. 삼성출판사는 엔씨소프트와 넥슨, 네오위즈 출신의 엔지니어로 구성된 자회사 '스마트스터디'를 2010년 6월1일 설립했다. 스마트스터디 대표는 김민석 삼성출판사 N그룹장이 겸임해 맡고 있으며, 삼성출판사는 스마트스터디의 지분 29%를 확보했다.

스마트스터디는 10명으로 구성됐지만, 그동안 300개 앱을 출시했다. 스마트스터디가 개발한 앱 절반은 삼성출판사 콘텐츠이고 나머지 절반은 외부 출판사의 콘텐츠를 바탕으로 했다. 웅진씽크빅의 '요리의 여왕', '맹공이서당', '명작만화', '콩수학' 브라이트스톰의 웹사이트와 앱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스마트스터디가 제작한 앱 중 삼성출판사의 콘텐츠는 ‘퐁! 인기동요 보들북’ 시리즈가 잘 알려졌다. 앱내부결제를 이용해 동요 음악 파일과 율동이 결합한 콘텐츠를 판매했다. 이외에도 육아 잡지 무료 앱 ‘베이비’가 있다.

당장은 외주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모바일앱 개발사와 다를 바 없지만, 장기적으로 콘텐츠를 직접 개발하는 모습을 그리는 눈치다. 스마트스터디는 모바일로 서비스 공간을 한정하지 않고 웹과 스마트TV 쪽에 대한 가능성도 열어뒀다고 김민석 스마트스터디 대표는 말했다. 콘텐츠도 교육 서비스와 책 외에 다양한 부문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출판사 스마트스터디 제작 앱
▲ 삼성출판사 스마트스터디 제작 앱

3곳 중 발걸음이 가장 빠른 곳은 위즈덤하우스다. 위즈덤하우스는 ‘북릿’이라는 유통 플랫폼을 만들어 지난해 10월 중순 안드로이드 앱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12월엔 iOS 앱을 출시해 전체 다운로드 수는 10만건을 넘어섰다.

북릿은 위즈덤하우스가 2년 전 설립한 자회사 ‘위즈덤베이글’에서 만들어졌다. 위즈덤베이글은 위즈덤하우스가 신규 사업을 위해 자회사로 설립됐으나, 올 들어 위즈덤하우스 사장 직속 부서로 편입하며 위즈덤하우스가 직접 서비스를 챙기는 모양새를 갖췄다. 북릿사업부는 현재 6명이 운영을 맡고 있다.

북릿은 일종의 광고 유통 플랫폼이다. 책이나 잡지 등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하고 앱 상단과 책 사이에 배너 광고를 노출해 수익을 올리는 구조로 고안됐다. 콘텐츠는 위즈덤하우스뿐 아니라 외부 출판사의 책과 잡지 기사, 유명 블로거의 글 등이 있다. 잡지사와 계약하고 북릿에 적합한 콘텐츠만 골라서 보여주고 콘텐츠를 카테고리별로 묶거나 첫화면에 보여주는 것도 북릿 운영진 몫이다.

위즈덤하우스는 모바일 이용자가 스마트폰으로 ‘읽을거리 없나’라는 생각이 들 때 북릿 앱을 실행하도록 하는 데 힘을 쏟는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이용자가 자투리 시간을 보내려고 포털 사이트에 방문하듯 모바일에서는 북릿을 방문하는 게 위즈덤하우스의 속내로 파악된다.

현재 북릿의 콘텐츠를 늘리고 이용자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광고 유치는 더 많은 이용자를 확보하고서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신창기 위즈덤하우스 북립사업부 실장은 설명했다.

위즈덤하우스 북릿
▲ 위즈덤하우스 북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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