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러운 사용자 조작환경(NUI)에 대한 사용자와 제조업체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키보드나 마우스같이 단순히 조작을 위해 만들어진 장비가 아닌 사람의 실제 동작으로 기기를 조작하는 기술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음성이나 동작인식 기술이 많이 쓰인다.

다른 기술을 이용해 IT 기기를 조작할 수는 없을까. 마이크로소프트(MS) 리서치가 재미있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음파를 이용해 사용자의 동작을 분석하고, 이를 IT 기기 조작에 이용하도록 하는 MS 리서치의 '사운드웨이브' 프로젝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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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s_soundwave_500


이를테면 아래를 향하는 손짓을 하면, 웹브라우저를 밑으로 스크롤 할 수 있다. 오른쪽으로 손짓하면, 사진을 넘기는 식이다. 손짓뿐만이 아니다. 사용자가 노트북에 가까이 다가가는 것으로 대기상태인 노트북을 깨울 수도 있다. 사용자의 동작을 인식해 기기를 조작하는 MS 동작인식 센서 '키넥트'와 결과적으로는 같은 일을 할 수 있다. 분석하는 대상이 동작이 아니라 음파라는 점만 차이점이다.

음파를 이용해 사람의 동작을 인식하는 기술이라니 생소하다. 하지만 개념은 어렵지 않다. 사운드웨이브 프로젝트의 핵심인 '도플러 효과'를 이해하면 된다.

도플러 효과는 음파를 만들어내는 대상이 이동하는 것에 따라 음파의 높낮이가 달라진다는 이론이다. 멈춰있는 사람과 사이렌을 울리며 다가오는 소방차를 예를 들어 설명할 수 있다. 소방차가 사람에게 다가올 때는 사이렌 소리가 상대적으로 높은음으로 들린다. 하지만 소방차가 사람을 지나쳐 멀어질 때는 사이렌 소리가 상대적으로 낮은음으로 들리게 된다.

소방차가 사람에게 다가올 때는 음파의 진행방향과 음파를 발생시키는 소방차의 진행방향이 같아 음파 사이의 간격이 좁아진다. 음파 간격이 좁다는 뜻은 더 많이 공기를 진동시킨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음의 높이가 높은 것처럼 느껴진다. 소방차가 멀어질 때는 반대다.

MS 리서치 사운드웨이브 프로젝트는 음파의 이 같은 성질에 아이디어를 얻었다. IT 기기 앞에서 손짓을 하거나 가까이 다가가면 음파의 파장이 달라짐을 이용했다. 음파의 진행방향을 알 수 있으니 사용자가 어떤 동작을 했는지도 분석할 수 있다. 사용자가 손을 좌우로 흔들었는지, 혹은 가까이 다가가거나 멀어지는 것을 구분하는 식이다.

동작을 인식하는 기술인데, 키넥트와 같은 기존의 동작인식 센서를 이용하는 편이 더 쉽지 않을까. 사운드웨이브 프로젝트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IT 기기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마이크와 스피커가 달려 있는 모든 장비에 적용할 수 있다. 마이크로 들어오는 음파를 분석하기만 하면 된다. 키넥트 센서를 추가로 탑재한 노트북이 출시되기를 기다릴 필요가 없다. 키넥트가 하드웨어적으로 동작인식 조작을 구현한다면, 사운드웨이브 프로젝트는 소프트웨어로 동작인식 조작을 구현하기 때문이다.

MS 리서치가 소개하는 기술들은 대부분 먼 미래에나 구현할 수 있거나 실험실 수준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사운드웨이브 프로젝트는 가까운 미래에 사용자와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MS의 차세대 운영체제 '윈도우8'이 마우스 조작보다는 NUI를 통한 조작에 특화된 '메트로UI'를 입었다. 윈도우8이 설치된 태블릿 PC나 노트북에서 사운드웨이브 프로젝트의 기술이 적용되는 것을 상상해볼 수 있다.


MS 리서치가 시연한 사운드웨이브 동작인식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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