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는 인터넷 바다에서 떠돌아다니는 정보를 다른 이에게 효과적으로 전파할 수 있는 수단이다. 재미있는 정보나 기사를 링크해 트윗 메시지를 보내면, 다른 이들이 다시 리트윗하는 식으로 퍼진다. 돌멩이 한 조각이 일으킨 호수의 물결이 반대편 아낙의 손등을 간지르는 모습과 꼭 닮았다.

지난 1년 동안 국내 트위터리안들은 인터넷의 바다에서 어떻게 정보를 낚아 올렸을까. 어떤 정보는 소리소문없이 묻히기도 했고, 또 어떤 정보는 긴 생명력을 갖고 몇 날 며칠을 트위터리안들 사이에서 퍼져 나갔을 것이다. 정보의 돌멩이가 만드는 리트윗 물결을 들여다보면 트위터에서 국내 언론사의 영향력을 살필 수 있다. 블로터닷넷이 6주년을 맞아 지난 1년 동안 자료를 토대로 트위터에서의 언론매체 영향력을 분석했다. 2011년 8월1일부터 2012년 7월31일까지, 지난 1년 동안 트위터리안들과 동고동락한 국내 언론사들의 표정을 고스란히 담았다.

블로터닷넷, 전파력·지속력 1위

블로터닷넷은 IT 전문 온라인 매체다. 트위터에서 이야기를 만든 IT 전문매체 가운데 블로터닷넷은 어디쯤 걸터앉아 있는지 가늠해 보자. 트위터 분석 대상인 국내 IT 전문 매체는 총 6개 매체로 한정지었다. 블로터닷넷과 전자신문, 지디넷코리아, 아이뉴스24, 디지털타임즈, 디지털데일리가 조사 대상이다.

6개 매체 중 트위터리안들은 어떤 매체의 기사를 가장 많이 인용했을까. 전자신문이 1위를 차지했다. 6개 매체 중 39% 인용률을 기록했다. 6개 매체의 기사 링크를 포함한 트위터리안들의 트위터 메시지 100개 중 40여개가 전자신문의 기사를 언급했다는 뜻이다. 2위는 지디넷코리아가 차지했다. 34.7%를 기록했다.

블로터닷넷은 3위를 차지했다. 6개 매체의 기사를 언급한 전체 트윗 중 13.8%가 블로터닷넷의 기사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아이뉴스24가 7%의 인용률로 뒤를 이었고, 디지털타임즈와 디지털데일리가 각각 5%와 0.4%를 기록했다.

이 같은 결과는 지난 2011년 블로터닷넷 트위터 분석 결과와 비교해 판이한 결과다. 지난 2011년 트위터 분석에선 블로터닷넷이 인용률 30%를 기록해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전자신문과 ZD넷 코리아가 지난 1년 동안 트위터 인용률을 큰 폭으로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트위터 분석을 도와준 빅데이터 플랫폼 전문기업 그루터는 "최근 1년 사이 블로터닷넷 이외의 IT 매체들이 트위터를 적극적으로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지난 2011년 결과와 비교해 전체 매체가 상향 평준화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블로터닷넷은 매체 인용률에서 순위가 두 단계 내려앉았지만, 기사 전파력과 기사 지속력에서는 1위 자리를 지켰다. 기사 전파력은 기사 링크가 포함된 트윗 메시지를 몇 명의 트위터리안들이 리트윗 했느냐를 조사한 자료다. 기사 지속력은 기사 링크가 포함된 트윗 메시지가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리트윗을 발생시켰는가를 뜻한다.

블로터닷넷의 기사는 평균 20.2명의 트위터리안이 리트윗한 것으로 조사됐다. 2위인 지디넷코리아의 10.1명과 비교해 2배나 높은 수치다. 기사 전파력 부문에서 전자신문은 3위를 기록했고, 그 뒤를 아이뉴스24와 디지털다임즈, 디지털데일리가 이었다.

기사 지속력 순위도 기사 전파력 순위와 대동소이했다. 블로터닷넷의 기사 링크가 포함된 트윗은 트위터에서 평균 8.2일 동안 지속적으로 리트윗을 발생시켰다. 2위는 평균 4.6일 동안 리트윗을 발생시킨 지디넷코리아가 차지했고, 전자신문과 디지털데일리가 뒤를 이었다.

기사 노출량 조사에서도 블로터닷넷은 트위터리안들의 사랑을 받았다. 기사 노출량은 기사 링크가 포함된 트윗 메시지를 작성한 전체 트위터리안들의 팔로워 숫자를 합한 수치다. 예를 들어 500명의 팔로워를 갖고 있는 트위터리안이 기사를 전파했을 때 기사 노출량을 500으로 계산했다는 뜻이다. 기사가 500명의 트위터리안의 타임라인에 등장했기 때문이다.

블로터닷넷 기사는 기사 한 편당 평균적으로 22만1270명의 트위터리안에게 노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2위와의 차이가 크다. 2위에 오른 지디넷코리아는 기사 한 편당 4만5419명의 타임라인에 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2위부터 6위까지는 숫자 차이가 크지 않다. 3위는 3만7230명을 기록한 전자신문이 차지했고, 4위는 디지털타임즈, 5위엔 아이뉴스24가 기록됐다. 6위를 차지한 디지털데일리는 기사 한 편당 평균 5078명의 트위터리안 타임라인에 등장했다.

블로터닷넷은 평균 기사 노출량이 많은 만큼 하루 평균 기사 노출량도 많았다. 블로터닷넷은 기사를 전파할 때마다 하루 평균 155만3777명의 기사 노출량을 기록했다. 2위는 121만9825명을 기록한 전자신문이 차지했고, 지디넷코리아는 96만5649명을 기록했다. 디지털다임즈와 아이뉴스24, 디지털데일리가 뒤를 이었다.

한겨레·시사인…진보 매체 영향력 눈길

IT 전문 매체의 트위터 영향력을 살펴봤으니 이번엔 국내 전체 매체로 조사 대상을 넓혀보자. 트위터가 국내 소개된 이후 언론이 특히 트위터의 효율성에 집중했다. 기사를 트위터로 전송하거나 트위터를 통해 의견을 공유하는 식이다. 지난 1년 동안 국내 트위터리안들은 어떤 매체의 기사에 울고 웃었을까.

매체 인용률에서 1등을 차지한 건 한겨레다. 한겨레는 조사 대상인 전체 31개 매체 중 14.2% 인용률을 기록했다. 국내 매체가 전한 기사의 링크를 포함한 전체 트윗 메시지 100개 중 14개에 한겨레 기사가 들어 있었다는 얘기다. 2위와의 차이가 크다. 2위는 8.1% 인용률을 기록한 뷰스앤뉴스가 차지했다. 오마이뉴스는 7.9% 인용률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11년 블로터닷넷 트위터 분석에서 1위를 차지했던 위키트리가 2012년 조사에선 4위로 내려앉았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위키트리는 지난 1년 동안 트위터리안들의 트윗 메시지에 6.9% 인용됐다. 위키트리의 2011년 트위터 인용률 성적은 12.54%였다. 2011년과 비교해 올해 5%p 이상 인용률이 하락한 셈이다. 5위엔 민중의소리가 올랐다. 6.9% 인용률을 기록했다. 경향신문과 조선일보, 동아일보, 한국일보가 뒤를 이었다.

전체 언론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매체 인용률에서 블로터닷넷은 0.7% 인용률을 기록했다. 총 37위까지 조사된 순위 중 26위에 올랐다. IT 매체 인용률 1위 전자신문이 2.1%로 16위에 이름을 올렸고, 지디넷코리아가 1.8%로 18위, 0.4% 인용률을 보인 아이뉴스24가 32위를 기록했다. IT 전문 매체도 대부분 30위권 안에 든 셈이다.

기사 전파력 부문에선 1등 자리가 바뀐다. 뷰스앤뉴스가 1위를 차지했다. 뷰스앤뉴스 기사 한 건당 평균 65.9명의 트위터리안이 전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뷰스앤뉴스는 지난 2011년 블로터닷넷 트위터 분석에서 기사 전파력 부문 3위에 기록된 바 있다. 지난 1년 동안 두 계단 올라간 성적이다. 기사 전파력 2위 매체는 평균 57.3명의 트위터리안을 거느린 한겨레가 차지했고, 프레시안이 3위, 미디어오늘이 4위, 오마이뉴스가 5위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블로터닷넷은 기사 한 건당 20.2명의 트위터리안이 메시지를 만들었다. 국내 전체 매체 중 11위에 기록됐다. 지디넷코리아는 10.1명으로 18위, 전자신문은 7.2명으로 20위에 올랐다.

어떤 매체가 가장 오랫동안 기사를 퍼트렸나를 보는 기사 지속력 결과도 흥미롭다. 기사 지속력 부문 1등은 평균 23.5일동안 기사가 리트윗된 시사인이 차지했다. 시사인과 전혀 다른 성격을 가진 매체 뉴데일리가 기사 지속력 2위를 차지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뉴데일리의 기사는 평균 14.9일동안 트위터리안들의 리트윗 메시지에서 살아남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시사인과 뉴데일리에 이어 미디어오늘과 프레시안이 평균 11.6일 동안 기사가 살아남은 것으로 나타났고, 한겨레의 기사는 평균 8.2일 동안 트위터리안들의 리트윗 메시지에 지속적으로 섞인 것으로 집계됐다. 뷰스앤뉴스는 6위, 오마이뉴스는 7위에 올랐다. 위키트리는 5.5일을 기록해 8위를 차지했다.

기사 전파력과 마찬가지로 블로터닷넷은 기사 지속력도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8.2일을 기록해 전체 매체 중 5위로 기록됐다. 지디넷코리아는 4.6일로 10위, 전자신문은 2.4일로 18위를 차지했다. 블로터닷넷은 기사 전파력과 지속력 부문에서 일반 매체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사 지속력 부문 결과에서 눈여겨 봐야 할 점이 한 가지 더 있다. 1, 2위를 차지한 시사인과 뉴데일리 모두 지난 2011년 블로터닷넷 트위터 분석에서 순위에 들지 못했던 매체라는 점이다. 지난 1년 동안 기사 지속력 부문에서만큼은 시사인과 뉴데일리가 큰 폭으로 성장한 모양새다.

기사 색깔 분명할수록 트위터 영향력 높아

기사 전파력 결과와 기사 지속력 결과를 다시 살펴보자. 기사 전파력 부문에서 1위를 한 매체는 지난 2011년 결과보다 두 계단 순위가 오른 뷰스앤뉴스고, 기사 지속력 부문에서 1위를 한 매체는 시사인이다. 뷰스앤뉴스와 시사인 모두 진보적 성향을 가진 매체다. 대표적인 국내 진보언론 한겨레도 기사 인용률 부문에서 1등을 차지했다. 지나온 1년 동안 트위터리안들은 진보적 성향의 매체를 자주 들여다봤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분석을 도와준 그루터는 "시사인이 기사 지속력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지난 1년 동안 화제가 됐던 '나는 꼼수다(꼼수수)'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며 "뷰스앤뉴스와 시사인 등 진보언론이 전체 매체 중 상위에 기록된 것도 지난 2011년 10월 서울시장 재보궐선거나 올해 4.11 총선 등 정치적 이슈와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굵직한 정치 이슈를 타고 진보성향을 가진 매체가 트위터에서 영향력을 발휘했다는 설명이다.

눈길이 머무는 결과는 뉴데일리가 기사 지속력 부문에서 2위를 차지했다는 사실이다. 뉴데일리는 국내 대표 보수언론이다. 진보성향 매체가 큰 힘을 발휘하는 트위터 세상에서 뉴데일리는 어떻게 높은 순위에 기록될 수 있었을까. 그동안 트위터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에 관심을 보이지 않던 소위 보수진영이 트위터에 많이 유입됐기 때문으로 풀이할 수 있다.

그루터는 "10.26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이후 보수적 정치성향을 가진 인물들이 트위터에 많이 가세했다"라며 "많은 팔로워를 거느린 일부 보수논객을 중심으로 성장한 경우도 있다"라고 풀이했다. 진보적 매체의 언론이 상대적으로 많이 유통되던 트위터 세상이 변화의 조짐을 보이는 셈이다.

정치 이슈에 대해 확실한 시각을 갖고 있는 매체가 트위터에서 잘 유통된다는 점도 알 수 있다. 기사 지속력 부문에서 뉴데일리가 2위를 기록한 것처럼, 뉴데일리와 대칭점에 있다고 볼 수 있는 진보언론 뷰스앤뉴스가 기사 전파력 부문에서 1위를 기록했다. 시사인이나 한겨레, 뷰스앤뉴스, 뉴데일리 등 각 부문 상위권에 포진한 매체는 대체로 정치 이슈를 대하는 성격이 확실한 편으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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