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의 게임 초대 메시지를 본 스마트폰 사용자가 취할 수 있는 행동은 두 가지다. 무시하거나, 즐기거나. 카톡 게임을 하는 이들이 게임을 즐기는 방법도 두 종류다. 돈을 써 친구의 점수를 압도하거나, 지갑을 닫은 채 뒤처지거나.

2012년 여름을 그야말로 강타했던 ‘애니팡’ 이후 수많은 카톡 게임이 뜨고 졌다. 여전히 매주 서너개 게임이 카카오톡 게임하기에 출시되고 있다. 인기 게임 1등 자리를 거머쥐는 게임부터 소리소문없이 잊혀지는 것까지, 게임은 다양하지만 모든 게임을 설명할 수 있는 문장은 단 한 줄이다.

“지갑 두께가 곧 실력이니라.”

응용프로그램 내부 결제(앱내부결제)로 게임머니를 사고, 게임머니로 캐릭터를 모으고, 애완동물을 강화해야 친구의 점수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친구보다 더 높은 순위를 기록하지 않아도 된다. 게임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버는 게임머니만 쓰며 알뜰하게 무료 게임을 즐겨도 좋다.

헌데, 궁금하지 않은가. 요즘 ‘핫’한 카톡 게임에서는 모든 캐릭터를 모으고, 캐릭터를 최고 높은 등급까지 강화하려면 대략 얼마가 필요할까. 요즘 카톡에서 인기 있는 게임 3종을 대상으로 계산기를 두드려보았다. 게임에 소질은 없지만 두툼한 지갑이 자랑인 게이머를 위한 카톡 게임 업그레이드 보고서, 이름하여…

“카톡 게임 얼마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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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akao_game_money_500

아래 표시된 최종 비용은 게임을 즐기는 동안 자연스럽게 벌 수 있는 게임머니를 제외한 값이다. 게임을 처음 시작해 최종 레벨까지 높이는 데 필요한 돈만 계산했다.

반복 합성에 필요한 비용도 제외했다. 일부 게임은 캐릭터 카드를 뽑아 카드와 카드를 합성해 강화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합성은 반복적이고, 게이머가 원하면 무제한으로 할 수 있다. 이 때 필요한 강화 비용도 천차만별인 탓에 최종 비용에 포함할 수 없었다.


■ 포코팡: 최종 업그레이드 비용 - 5만1700원(구글플레이)


  • NHN엔터테인먼트

  • 현재 인기무료 게임 1위(구글플레이)

  • 다이아몬드 585개 = 다이아몬드 390개(3만3천원) + 다이아몬드 120개(1만1천원) + 다이아몬드 55개(5500원) + 다이아몬드 20개(2200원)



‘포코팡’은 한 붓 그리기 방식으로 같은 색깔 블록을 모아 터뜨리는 이른바 ‘팡’류 게임이다. 현재 구글플레이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무료 게임이다.

‘포코팡’은 상대적으로 최종 업그레이드 목표가 뚜렷한 게임이다. '공격무기 업그레이드'와 '동물 뽑기’기 전부다. ‘포코팡' 속 화폐는 ‘체리'와 ‘다이아몬드’다. 체리는 게임에서 벌 수 있다. 다이아몬드는 앱내부결제로 충전하면 된다.

공격 무기를 끝까지 업그레이드하려면 체리가 몇 개나 필요할까. ‘포코팡’의 공격무기 최고 레벨은 현재 40레벨. 1레벨에서 2레벨로 업그레이드하려면 체리 200개, 2레벨에서 3레벨로 가려면 300개가 필요하다. 레벨이 올라갈 때마다 체리가 꼭 100개씩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레벨 구간마다 체리 증가량도 늘어난다.

예를 들어 5레벨에서 6레벨로 업그레이드하려면 체리 600개가 필요하지만, 6레벨에서 7레벨로 가려면 800개가 필요하다. 5레벨부터 9레벨까지는 업그레이드에 필요한 체리가 200개씩 늘어나는 구간이고, 29레벨부터 40레벨 구간은 체리가 500개씩 늘어난다. 마지막 레벨 직전인 39레벨에서 40레벨 사이에서는 체리 1만3400개가 필요하다. 1레벨부터 게임을 시작한 게이머가 무기 레벨을 40으로 만들기 위해 벌어야 하는 체리는 모두 21만4400개다.

공격무기 업그레이드 외에 게임 진행을 도와주는 ‘동물’도 체리로 뽑을 수 있다. 현재 ‘포코팡’에서 얻을 수 있는 동물은 16개다. 동물 한 마리를 뽑으려면, 체리 6천개가 있어야 한다. 동물 16마리를 모두 모두 모으려면, 채리 18만개를 써야 한다는 얘기다.

다이아몬드를 써야 하는 곳도 있다. 게임 진행을 도와주는 동물을 장비할 수 있는 ‘슬롯’도 구입해야 한다. 여기에는 체리 대신 다이아몬드가 필요하다. 슬롯 하나를 여는 데는 다이아몬드 30개, 두 번째 슬롯을 여는 데는 45개가 필요하다. 총 75개다.

무기 업그레이드에 필요한 체리와 모든 동물을 모으는 데 필요한 체리를 더하면 39만4400개. 체리는 '체리 상점’에서 다이아몬드로 구입할 수 있는데, 체리 19만5천개짜리 팩을 두 번 사고, 체리 6천개짜리 팩을 하나 사면 된다. 남는 체리 1600개는 덤이다. 여기까지 필요한 다이아몬드 개수는 총 510개다. 동물 슬롯을 여는 데 필요한 다이아몬드 75개를 더하면 다이아몬드는 총 585개가 필요하다.

'다이아몬드 상점’에서는 다이아몬드 390개가 들어 있는 팩을 3만3천원에 팔고 있다. 다이아몬드 120개짜리는 한 팩에 1만1천원이다. 다이아몬드 55개 팩은 5500원, 20개들이 팩은 2200원이다. 계산이 딱 맞아 떨어진다. 다이아몬드 585개를 구입하면, '포코팡’의 모든 콘텐츠를 업그레이드하는 데 필요한 체리와 수정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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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_1_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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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_2_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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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_3


'포코팡'


몬스터 길들이기: 모든 몬스터와 장비를 얻는 데 필요한 비용 - 25만8500원


  • CJ 넷마블

  • 현재 최고매출 게임 1위(구글플레이)

  • 2100개 = 수정 2100개 = 수정 900개(11만원) + 수정 900개(11만원) + 수정 270개(3만3천원) + 수정 45개(5500원)



‘몬스터 길들이기’는 게이머 캐릭터를 직접 움직이고, 몬스터를 터치해 처치하는 액션형 롤플레잉게임(RPG)이다. 지난 8월 출시된 이후 구글플레이에서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지금은 최고매출 게임 1위에 올라 있다.

'몬스터 길들이기’ 속 화폐는 ‘수정’과 ‘골드’다. 수정은 앱 내부 결제로 충전하거나 게임에 접속해 이벤트 방식으로 얻을 수 있다. 골드는 게임을 진행하면서 벌어들일 수 있는 게임머니다.

'몬스터 길들이기'에서 돈을 쓸 곳은 몬스터와 장비를 뽑는 데 뿐이다. ‘몬스터 길들이기’ 속에는 총 207총의 몬스터가 등장한다. 모두 게이머의 캐릭터로 부릴 수 있다. 이 중 게이머가 보유할 수 있는 몬스터는 총 50개, 몬스터에 쥐여주는 장비는 30개다.

'고급 몬스터’를 얻기 위해 한 번에 수정 30개를 써야 한다. 몬스터 50개를 모으는 데는 1500개 수정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고급 장비'를 얻으려면 수정 20개가 필요하고, 장비 30개를 모두 모으는 데는 수정 600개가 필요하다. 고급 몬스터와 장비를 모두 모으는 데 필요한 수정은 총 2100개다.

‘몬스터 길들이기’는 돈 계산하기 까다로운 게임 중 하나다. 게이머가 50개 몬스터를 다 가질 필요가 없고, 장비도 30개를 모두 갖고 있어야 할 까닭이 없기 때문이다.

게이머가 뽑은 몬스터 레벨을 올리는 데는 골드가 필요한데, 이때도 소비할 수 있는 골드가 얼마나 필요한지 계산할 수 없다. 레벨 상승이 무작위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물론, 게임을 진행해 레벨을 높이면 따로 돈을 쓸 필요는 없다.

또한 각 몬스터는 강화와 합성 과정을 거쳐 더 강한 몬스터로 바꿀 수 있다. 이 과정에서도 골드가 들어가지만, 소요되는 골드는 그때그때 달라 총량을 계산하기 어렵다. 조금 다른 시각으로 보면, ‘몬스터 길들이기’는 카드 뽑기 게임처럼 골드와 수정을 무한정 소비하는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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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n_1_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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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n_2_500

'몬스터 길들이기'


■ 러시앤캐슬: 최종 업그레이드 비용 - 24만2천원


  • 넥슨

  • 가장 최근 출시된 카톡 게임(11월18일)

  • 캐시 보석 2800개 = 캐시 보석 1170개(9만9천원) + 캐시 보석 1170개(9만9천원) + 캐시 보석 360개(3만3천원) + 캐시 보석 110개(9900원)



제목에서 아무개 대부업체 이름이 떠오르지만, 내용은 아름다운 게임이다. 동화 ‘오즈의 마법사’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도로시’와 ‘사자’, ‘양철 사나이’, ‘허수아비’가 팀을 짜 모험을 떠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흔한 달리기 게임이지만, 시원한 타격감과 귀여운 유머 코드가 잘 버무려져 있어 지루하지 않게 즐길 수 있다.

‘러시앤캐슬’은 돈 쓸 곳이 참 많은 게임이기도 하다. 이름값 한다고나 할까. 캐릭터를 사 모으는 데는 돈이 들지 않지만, 캐릭터 모두 총 25단계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머리장식'과 ‘갑옷', ‘공격무기’를 갖고 있다. 1레벨 장비는 처음 시작할 때부터 갖고 있으니 장비마다 24번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세 가지 장비를 모두 업그레이드할 수 있으니 캐릭터 하나당 72번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셈이다.

계산해보자. 1레벨 장비를 2레벨로 올리는 데 150코인(게임머니)이 필요하다. 2레벨에서 3레벨로 가려면 300코인 든다. 24레벨에서 마지막 25레벨로 업그레이드할 때는 2만코인이 필요하다. 따라서 한 캐릭터의 장비 하나를 최고 레벨까지 만드는 데 필요한 코인은 총 12만6900개. 캐릭터 하나가 장비 3개를 갖고 있으니 38만700개 코인이 있어야 한다. 캐릭터는 총 4종. 모든 캐릭터의 모든 장비를 최고 레벨로 만드는 데 152만2800 코인이 쓰인다는 뜻이다.

캐릭터를 도와주는 ‘펫’도 필요하다. 게이머가 보유할 수 있는 펫은 총 8마리다. 일반 펫 한 마리를 뽑는 데는 코인 5천개가 필요하다. 펫을 다 모으는 데 쓰이는 코인은 4만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달리는 게임이다 보니 게이머가 가진 캐릭터가 각기 어떤 순서로 달릴지 결정할 수 있다. 캐릭터를 슬롯에 맞추는 과정이다. 캐릭터 슬롯도 강화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캐릭터 슬롯 체력'을 강화하면 더 오래, 더 멀리 달릴 수 있다. 모두 업그레이드 하료면 6만1020 코인이 필요하다.

캐릭터 모두에게 한꺼번에 적용되는 '공통능력'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자석' 아이템 시간을 늘리거나 체력을 높이는 비용이다. 총 3가지 업그레이드 항목이 있고, 항목 별로 20레벨까지 올릴 수 있다. 최종 업그레이드 비용은 33만6천 코인이다.

다 더해 보면, 최종적으로 소비되는 코인 개수는 195만9820개다. 코인 충전할 때 캐시 보석 100개로 코인 7만개를 살 수 있으니 코인 7만개짜리 팩을 28번 사면 된다. 캐시 보석 2800개를 충전하는 비용은 24만2천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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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앤캐슬' 캐릭터 장비 강화 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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