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페이스북 사용자 1300만명 시대다. 3년 전 "올해 4백만 넘을 수도"란 예측에 고개를 갸웃하는 마케터를 본 게 엊그제 같은데 상황이 이렇게 됐다.

1300만명이란 숫자는 한 달에 한 번 이상 로그인하는 사람의 수를 세서 나왔다. 주 단위로 따지면 1140만명이다. 매일 방문하는 사람은 780만명이다. 이중 모바일로 접속하는 사용자의 비중은 꽤 된다. 한 달 기준 방문자 1300만명 중에서 1100만명, 하루 방문자 780만명 중 730만명이 페이스북을 모바일로 쓴다. 이제 페이스북은 발상지인 미국뿐 아니라 한국 마케터가 무시하기 어려운 광고판이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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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b_201312 mau_mobile_us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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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b_201312 dau_mobile_user

페이스북은 페이스북이 어떤 매체와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 얘기를 최호준 페이스북코리아 글로벌 마케팅 솔루션 이사에게 들어보자. 그는 4월9일 강남 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블로터콘퍼런스에서 아래와 같이 말했다.

"주간 잡지의 구독자 수 65만4천명, 월간 잡지의 구독자 수 380만명을 더해도 페이스북의 하루 방문자 수가 더 많습니다."

그는 인기 TV 프로그램의 시청자 수보다 페이스북의 주간 사용자 수가 더 많다고 덧붙였다.

그의 말마따나 페이스북에 사람들이 몰리는 것 같기는 하다. 헌데 그곳에서 기업이 개인 사용자처럼 오늘 방문한 식당의 메뉴나, 여행지에서 본 하늘 사진 같은 걸 올릴 순 없지 않은가. 최호준 이사는 마케터가 페이스북 페이지를 활용할 팁 3가지를 귀띔했다.

친구가 올린 게시물처럼


그는 '페이스북은 지금껏 봐온 온라인 광고판과 다르다'라며 얘기를 시작했다. 페이스북은 사용자가 친구와 얘기를 나누는 개인적인 공간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가운데서 브랜드가 의사소통을 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습관은 '광고'였다"라면서 "특정 페이지로 가는 배너를 만들어 자극적이고 행동을 유도하는 메시지를 넣는다"라며 "페이스북에서는 기업의 게시물이 친구들의 콘텐츠와 동일해야"한다고 말했다.

사진을 올릴 땐 친구가 올린 사진처럼, 너무 '광고 같지 않게'하라는 얘기다. 그는 "온라인 배너에서 많이 본 듯한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면, 데이터를 보건대 그렇지 않다"라고 말했다.

아무리 기업이 운영하는 페이지라도 '광고' 냄새가 나면 안 된다는 게 페이스북의 소통법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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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b_contents_strategy_like_a_friends

▲최호준 페이스북 코리아 글로벌 마케팅 솔루션 이사가 던진 첫 팁은 '친구가 올린 것처럼'이다.

모든 걸 쏟아내겠다는 욕심은 버리고


그렇다고 기업의 마케터가 페이스북에서 수다만 떨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페이스북 사용자가 늘면서 페이스북 안에서 기업 간 마케팅 싸움이 치열해지는 상황이다. 최호준 이사는 "갈수록 브랜드 페이지는 많아지고, 사람들이 좋아요하는 페이지도 늘어난다"라고 말했다. 페이스북이 점점 붐빈단 뜻이리라.

페이스북은 어쩌면 소란스러운 곳일지 모른다. 최호준 이사는 페이스북이 북적거리는 만큼 '욕심을 버리라'라고 조언했다.

"페이지에 콘텐츠를 올리면서 판매량 늘리기, 브랜드 알리기, 소비자와 소통하기 등의 목적이 있을 텐데요. 욕심내서 페이지 하나에서 너무 많은 얘기를 하면, 사용자는 그중 하나라도 기억하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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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b_contents_strategy_like_magazine

▲매월 구독하고, 특정 분야만을 다루는 TV채널처럼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하라는 게 최호준 페이스북 코리아 글로벌 마케팅 솔루션 이사의 조언이다.

누구랑 얘기할지 정하라


페이스북은 사용자마다 첫 화면을 다르게 구성한다. 그 첫 화면은 뉴스피드란 공간인데 사용자의 친구, 좋아요한 페이스북, 가입한 그룹의 소식을 받아보는 곳이다. 바꿔 말하면, 페이스북은 사용자의 이 정보를 파악하여 뉴스피드를 사용자마다 다르게 구성해준다는 얘기다. 그러니까, 페이스북은 사용자의 인맥과 취향을 '잘' 안다는 뜻이다.

최호준 이사는 "페이스북은 '최호준'이 누구와 결혼했는지, 직장, 출신학교, 갤럭시S3 페이지나 블로터닷넷 페이지를 좋아하는지 등을 알고 있고, 이런 걸 가지고 타깃한다"라며 "타깃 정확도가 온라인 평균 38%인데 페이스북에선 89%"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에서는 '25~35세 독신녀', '20~40대 여성인데 모 회사의 자동차를 사고 아웃도어에 관심이 많은 사람'으로 소비자를 공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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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b_contents_strategy_targeting

사실 마지막 팁은 페이스북 광고의 특징이다. 페이스북은 누구나 페이지를 무료로 개설하게 한다. 누구나 페이스북 사용자의 뉴스피드에 끼어들게끔 한다. 또, 페이지에서 쓴 글이 얻은 반응을 분석해 그럴듯한 그래프로 무료로 보여준다.

그런데 특정 사용자층을 공략하는 게시물은 광고에만 있다. 마침 요즘 페이스북 페이지를 쓰는 기업 사이에서 '갈수록 도달률이 떨어진다'라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결국, 페이스북 마케팅은 광고 없이는 불가능한 것 아닐까.

최호준 이사는 "팬이 아무리 늘어나도 제대로 된 고객이라고 보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팬 수를 늘리는 게 아니라, 기업의 고객이 될 사람을 찾는 게 더 중요한 것이라는 얘기다. 결혼정보회사라면 팬 100만명보다, 미혼 여성 혹은 남성을 찾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설명이다.

페이스북에서 소통하는 3가지 방법을 들으며, 흥미로운 점을 발견했다. 최호준 이사가 발표에 쓴 페이스북 화면을 모두 모바일 버전으로 마련해온 점이다.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언제 어디에서든 손에서 놓지 않는다. 이 작은 기기로 PC만큼 복잡한 서비스를 쓰지 않는다. 최호준 이사가 얘기한 3가지 팁은 페이스북이 아니라 모바일에서 소통하는 법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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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b_contents_strategy_mobile_priority

▲최호준 페이스북 코리아 글로벌 마케팅 솔루션 이사는 일반 사용자가 하루에 모바일 기기를 들여다보는 시간과 기업의 마케팅 예산 중 모바일이 차지하는 비중 사이에 골이 크다고 말했다. 기업의 마케팅 예산 중에서 모바일은 2%, 일반 사용자는 하루 3분의 1을 모바일에 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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