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 3월 발표한 오라클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에 가장 영향을 준 분야는 클라우드다. 당시 오라클은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 및 소프트웨어가 매출 향상에 도움이 됐다"라고 강조한 바있다. 앞으로 오라클의 클라우드 전략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지난 9월 오라클의 최대고객행사 ‘오라클 오픈월드’에서도 클라우드와 관련된 새로운 서비스를 마구 쏟아냈다. 특히 PaaS(Platform as a Service)가 눈에 띄었다.

로버트 쉼프 오라클 제품 마케팅 수석부사장은 “오라클을 대표하던 핵심 제품들은 대부분 클라우드 서비스로 함께 제공하고 있다”라며 “앞으로 비핵심 제품도 클라우드 서비스로 내보낼 예정이고, 새로 개발하는 제품은 클라우드 환경을 강조해서 출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핵심 제품이었던 오라클 DB 제품은 클라우드 환경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이를 따로 서비스로서의 데이터(Data as a Service)로 분류하고 있다. 세일즈, 마케팅, 인사관리 소프트웨어(SW)등도 클라우드 형태로 제공하며 이를 위해 2012년부터 인수합병 및 자체 기술 개발을 통해 기술력을 보강하고 있다.

▲  로버트 쉼프 오라클 제품 마케팅 수석부사장 (사진출처:오라클)
▲ 로버트 쉼프 오라클 제품 마케팅 수석부사장 (사진출처:오라클)

이번에 새로 추가된 클라우드 서비스는 ▲오라클 빅데이터 클라우드 ▲오라클 모바일 클라우드 ▲ 오라클 통합 클라우드 ▲오라클 프로세스 클라우드 ▲ 오라클 노드JS 클라우드 ▲ 오라클 자바 SE 클라우드 등이다. 대부분 개발·운영 환경을 효율적으로 구축해주는 PaaS다. 로버트 쉼프 부사장은 PaaS 서비스를 대폭 추가한 이유에 2가지를 들었다.

일단 오라클 입장에서 SaaS(Software as a Service) 시장은 어느 정도 규모를 키워놓고 고객도 여럿 확보한 상태이다. 가트너가 올해 초 발행한 SW 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오라클은 SW부문에서 업계 2위을 차지했다. 가트너는 이에 대해 “오라클이 2등을 차지한 것은 매우 주목할 만하다”라며 “최근 빅데이터와 비즈니스 분석도구가 주목을 받으면서 오라클이 경쟁력을 가진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오라클 SaaS 고객들은 대부분 각 회사 상황에 맞게 기본 제품을 수정하고 최적화하는 작업을 거친다. 이때 기술을 확장하거나 새롭게 운영할 때 PaaS를 활용할 수 있다. 로버트 쉼프 부사장은 “SaaS에서 기술을 확장하려면 PaaS 플랫폼은 필수적”이라며 “새로운 기술을 붙이고 확장하기 위해 고객들이  PaaS 기술을 많이 요구했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이유로는 개발자들의 관심을 꼽는다. 오라클은 자바와 DB 제품을 가지고 있는지라 자바와 DB 기술자들로부터 많은 피드백을 받는다. 로버트 쉼프 부사장은 “우리는 1500만명의 자바 개발자, 수백만명의 DB 개발자들과 소통하는 생태계를 가지고 있다”라며 “이들 대부분 클라우드 개발 플랫폼을 강력히 원했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관심을 모으고 있는 노드JS 기술이나 자바 통합 환경기술을 클라우드 서비스로 내놓은 배경도 이것이다.

▲  오라클이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출처:오라클)
▲ 오라클이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출처:오라클)

오라클은 35년이라는 긴 역사를 가진 만큼 기술 노하우가 많고 고객 폭도 넓은 편이다. 하지만 오라클은 애초부터 클라우드 기술을 목표로 탄생한 기업이 아니다. 대개 클라우드 업체라고 하면 아마존웹서비스, 세일즈포스닷컴과 같은 기업을 먼저 생각하지, 오라클을 먼저 떠올리진 않는다. 새로 생긴 클라우드 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오라클만의 경쟁력은 무엇일까. 로버트 쉼프 부사장은 “우리는 이미 그러한 기술 전환에 익숙하고 잘 대응했다”라며 "IaaS, PaaS, SaaS, DaaS에 해당하는 모든 클라우드 기술에 높은 기술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술 전환은 이전부터 있었습니다. 메인프레임 시절에서 클라이언트·서버 환경으로 인프라가 변했고, 오라클은 당시 기술 이전 과정을 문제 없도록 지원했습니다. 클라이언트·서버 환경에서 웹기반 환경으로 바뀌었을 때도 잘 적응했죠.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라클은 클라우드 환경에 맞는 기술을 토대로 기존 고객들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기술력을 보강하고 있습니다. 지금 생겨나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의 기술력을 분석하면 그 내부엔 오라클 기술이 들어가 있습니다. 그만큼 오라클 DB나 관련 기술이 많은 업계에 퍼져 있고 클라우드 기업들이 쓸만큼 성능이 좋은거죠. 저희는 고성능 기술을 기반으로 클라우드 기술을 만들고 있습니다. ”

로버트 쉼프 부사장은 DaaS 시장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최근 빅데이터 기술이 주목받으면서 DB를 클라우드 형태로 제공하는 서비스가 많아졌다. 여기에 대형 제조사 뿐만 아니라 스타트업도 뛰어들고 있다. 로버트 쉼프 부사장은 “기술이나 서비스를 확장할 때, DB 부분에 복잡한 기술적 문제가 얽혀 있다”라며 “이러한 문제를 DaaS 기술로 해결하면서 혁신도 이끌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라며 DaaS 시장의 인기 원인을 설명했다. 그는 “기존 DB 고객들의 상당수가 오라클 기술을 사용하고 있고, 앞으로 새로운 DB 시장도 자신 있다”라고 말했다.

한국 클라우드 시장에 대한 평가도 덧붙였다.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아직 클라우드 도입이 더딘 편이다. 로버트 쉼프 부사장은 “한국은 하드웨어에 대한 관심이 높고 직접 운영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 같다”라며 “하지만 빠른 혁신을 이루고 인프라를 간소화하기 위해 클라우드에 관심이 높아질 때가 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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