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배너광고의 수명이 다해가는 모양새다. 안으로는 광고 효율에 대한 회의론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고 밖으로는 광고 차단 소프트웨어의 확산으로 노출 자체가 위기에 빠진 상태다.

배너광고 위기론은 디지털 광고 관련 행사가 열린 때마다 어김없이 등장한다. 지난 10월8일 미디어 전문 인터넷 매체 <디지데이>가 영국 런던에서 주최한 한 콘퍼런스에서도 배너광고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디지털 광고 전문 기관 내부에서 터져나왔다.

▲  10월8일 런던에서 열린 디지데이 WTF에서 공개된 영국 인터랙티브광고협회의 2015년 상반기 디지털 광고 매출 구성.(사진 : 트위터 @anjali28)
▲ 10월8일 런던에서 열린 디지데이 WTF에서 공개된 영국 인터랙티브광고협회의 2015년 상반기 디지털 광고 매출 구성.(사진 : 트위터 @anjali28)

영국 인터랙티브광고협회(IAB) 클레어 오브라이언 수석매니저는 “배너광고는 단 한 번의 클릭을 만들어내기 위해 평균 1250번 서비스돼야 한다”면서 “낡아버린 배너광고는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오브라이언 매니저는 “내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감사하게도 우리는 디지털이라는 공간에서 더 창의적인 작업을 이미 하고 있다”라고 부연했다. 현재 영국 인터랙티브광고협회는 고정형 배너광고를 대체하기 위해 한층 더 상호작용적 기능을 지닌 광고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rel]오브라이언 매니저는 “배너광고도 옥외 광고처럼 인터랙티브한 요소를 듬뿍 담아 넣어도 봤지만 그것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걸 배우고 있다”며 사실상 배너광고 모델 기반의 기술 혁신은 한계가 있다는 태도를 드러냈다.

배너광고는 그 자체의 효율성뿐 아니라 광고 차단 소프트웨어와 같은 외부적 요인에 의해서도 위협을 받고 있다. 광고 차단 소프트웨어 윤리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국면이긴 하지만 광고 차단기 사용자가 당장 줄어들 것으로 예측하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오히려 애플이 iOS9부터 사파리 웹브라우저의 광고 차단 확장기능을 지원하면서 더욱 확산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심지어 지난 7일에는 애플이 자체 뉴스 앱의 광고까지 차단하는 광고 차단 앱 ‘빈 초이스’를 승인하기까지 했다.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네이티브 광고가 대안일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에 힘이 실렸다. 지난 8월10일 발간된 영국 디지털 광고매출 결과 보고서를 보면 2015년 상반기 디스플레이 광고의 25%가 네이티브 광고였다. 네이티브 광고 매출도 2014년 하반기에 비해 50%가 성장한 3억2500만파운드(5783억원)를 기록했다.

저작권자 © 블로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