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서영교 의원의 요금 할인’ 메시지가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통해 번지고 있습니다. “서영교 국회의원께서 큰 건하나 했습니다.”로 시작하는 메시지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누구나 통신요금에서 20% 할인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무척 달콤하긴 합니다. 덕분에 주로 카톡의 단톡방에서 들불처럼 옮겨붙고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여기저기 틀린 내용이 많습니다. 우선, 통신요금을 20% 할인받을 수 있다는 메시지는 사실입니다. 단, 조건이 맞는 사용자만 해당합니다. 또,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메시지 내용과는 전혀 관련 없습니다. 왜 이런 메시지가 퍼지게 된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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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요금 할인은 ‘약정 없는’ 이들만

우선, 카톡 메시지가 말하는 통신요금 20% 할인 제도는 이미 2014년 10월부터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과 함께 시작됐습니다. 처음에는 할인율이 12%에 불과해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2015년 4월부터 20%로 올라가 많은 이들이 이용하고 있는 제도이기도 합니다. 이를 ‘선택약정 할인’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므로 카톡 메시지가 말하는 ‘오늘부터’라는 설명은 거짓인 셈입니다.

쉽게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사용자는 스마트폰을 구입할 때 제품 가격에 대한 지원금을 받을지, 요금에서 20% 할인을 받을지 선택할 수 있습니다. 선택약정 할인은 단말기 지원금을 받지 않는 대신 요금에서 20% 할인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입니다.

선택약정 할인은 다음 4가지 경우에 해당하는 사용자만 활용할 수 있습니다. ①처음 스마트폰을 구입할 때 단말기 지원금을 받지 않은 사용자 ②최초 스마트폰 구입 시 단말기 지원금을 받았지만, 약정 기간 2년이 지났고, 계속 같은 단말기를 쓰려는 사용자 ③출시 2년이 지난 중고 스마트폰을 구입한 사용자 ④해외 직구 혹은 국내 오픈마켓 등 이동통신업체를 거치지 않고 이른바 ‘언락폰’을 구입한 사용자입니다.

단말기 지원금을 받은 이들 중 2년 약정이 끝나지 않은 이들은 20% 요금할인을 받을 수 없다는 것, 2년 약정이 지난 이들은 무조건 신청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위의 4가지 사례 중 어떤 상황에 해당하지는지 잘 모르는 이들은 인터넷에서 ‘이동전화단말기자급제’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됩니다.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와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가 지난 1월5일부터 요금할인 대상 단말기 조회 서비스를 시작한 덕분입니다. 홈페이지에서 ‘20% 요금할인 대상단말기 조회’ 메뉴를 선택하고, 사용 중인 스마트폰의 국제모바일기기장비식별번호(IMEI)를 입력하면 요금할인 적용 여부를 바로 알 수 있습니다. IMEI는 제품이 제조될 때 부여되는 고유한 식별번호입니다. 현재 사용 중인 스마트폰의 IMEI 번호를 확인하는 방법은 다음 5가지입니다.

1. 안드로이드/아이폰 공통: 다이얼 메뉴에서 ‘*#06#’ 입력
2. 안드로이드: 설정→휴대폰 정보→ 상태→ IMEI 확인
3. 아이폰: 설정→일반→정보→IMEI 확인
4. 배터리 분리형: 배터리 분리→뒷면 라벨에서 IMEI 번호 확인
5. 배터리 일체형: 제품 뒷면 하단에서 IMEI 번호 확인

이동통신업체에 직접 전화를 걸어 자신이 선택약정 할인을 받을 수 있는지 문의해도 됩니다. SK텔레콤(080-8960-114)과 KT(080-2320-114), LG유플러스(080-8500-130) 모두 선택약정 할인 전용 문의전화 번호를 열어두고 있습니다.

서영교 의원실 “의원실도 당혹스러워”

“의원실에서 뿌린 것은 아닙니다. 처음에는 서영교 의원님 지지자가 배포하기 시작한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긴 했습니다만, 좀 더 알아보니 예전부터 돌던 메시지에 의원님 이름을 얹은 것 같더라고요.”

의원실이 의도적으로 해당 메시지를 뿌린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의원실 관계자는 당혹스럽다는 반응입니다. 서영교 의원실에서도 해당 메시지를 받은 것은 지난 21일. 이후 주말을 거쳐 급격하게 메시지가 많아져 진위 파악에 나섰다는 해명입니다. 의원실 관계자는 이 메시지에 서영교 의원의 이름이 들어가게 된 경위에 대해 다음과 같이 추론합니다.

[rel]“서영교 의원님이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내놓기도 했고, 지난 2014년 국정감사에서는 통신업체의 초과이윤 문제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아마 통신요금 관련 의정활동이 많다 보니 예전부터 떠돌던 메시지에 의원님 이름이 들어간 것 아닌가 하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의원실 관계자는 “문자 내용 자체가 거짓이 아니고, 그동안 해당 제도에 대한 홍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이 메시지가 퍼지며 사실상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현역 의원 처지에서는 이런 메시지가 다소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원래 선택약정 할인은 아는 사람만 아는 ‘꼼수’에 가까웠습니다. 약정으로 단말기를 구입한 이들도 2년이 지나면 요금할인 대상이라는 사실을 이동통신업체가 제대로 알리지 않은 탓입니다. 지금도 2년 전 가입한 요금을 그대로 내는 이들이 부지기수입니다. 미래부 자료dp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으로 선택약정 할인 가입자는 약 474만명입니다. 하루 평균 2만5천여명 씩 늘어나는 추세이지만, 더 많은 이들이 받을 수 있는 혜택이기도 합니다.

만약 이동통신업체가 2년 약정이 지난 사용자는 자동으로 20% 요금할인을 받을 수 있도록 했더라면, 사용자들은 이 같은 일회성 메시지에 일희일비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이번 카톡은 부족한 정보와 달콤한 유혹이 빚은 해프닝에 가깝습니다.

서영교 의원실 관계자는 “사용자가 받을 수 있는 요금인하 제도가 있으면 이동통신업체는 이를 약관에 명시하고 적극적으로 알리도록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낸 상태”라며 “이번 기회에 당과 협의를 통해 통신비용을 줄일 방법을 지속적으로 모색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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