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국내 출시가 임박했다. 오는 11월 경기도 하남 스타필드에 리테일스토어를 개장하는 것을 시작으로 내년쯤이면 정식 출시가 가능하다는 전망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테슬라가 국내 시장에 내놓는 첫 번째 차량은 '모델S'가 될 가능성이 크다. 전세계적으로 안전성이 검증된 데다 기술적 확장성을 두루 갖춘 테슬라의 핵심 모델이기에 그렇다. 오토파일럿을 안정적으로 구현할 수 플랫폼이라는 장점도 지녔다. 테슬라는 "우선 고급 세단 ‘모델S’를 앞세워 한국 시장에 진출하고, 2017년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X'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토파일럿 기능이 국내에서도 허용될 것인지는 다른 문제다. 모델S 최신 버전에는 오토파일럿 구현을 위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기본으로 장착돼 있다. 운전자는 버튼 하나로 얼마든지 베타 수준의 오토파일럿을 테스트해볼 수 있다. 게다가 테슬라는 자율주행 레벨3 수준의 '오토파일럿 2.0'을 조만간 OS 업데이트를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테슬라 국내 출시=자율주행 본격화

▲  테슬라 모델S(사진 : 테슬라 홈페이지)
▲ 테슬라 모델S(사진 : 테슬라 홈페이지)

테슬라의 국내 출시는 곧 자율주행의 본격화를 의미한다. 이미 출시된 대부분의 테슬라 차량들이 오토파일럿 기능을 갖추고 있는데다, 자율주행 기능의 향상은 신규 모델 출시가 아닌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이뤄진다. 출시가 곧 자율주행 활성화가 되는 셈이다.

현재 테슬라 쪽은 오토파일럿을 포함해서 [bref desc="우리나라는 2003년 1월 자동차 안전기준을 형식승인제도에서 미국식 자기인증제도로 변경했다. 자기인증제도란 제작자가 자율적으로 안전기준을 충족시키게 하고 차량 판매를 허용하되, 정부가 사후적합성 검사를 하고 문제가 있을 경우 강제적인 리콜을 하도록 하는 제도를 말한다."]제작자 자기인증[/bref]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도이 아츠코 테슬라 대변인은 블로터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우리는 한국에서 오토파일럿을 포함해 현재 인증을 받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오토파일럿은 우리가 스토어를 개설한 모든 국가 정부들로부터 승인을 받아왔다”라며 “다만 아직 한국처럼 정식 출시를 하지 않은 국가와 같은 경우 구체적인 답변을 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OS 8.0 업데이트와 관련해서도 한국 차주들에게 적용될지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그는 “우리는 곧 8.0 업데이트를 진행할 계획”이라면서도 “전세계적으로 그렇게 할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답했다.

국토부, “사망 사고 났는데...글쎄”

자율주행 허가 업무를 맡고 있는 국토교통부는 오토파일럿 가능 여부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현재 국토부는 자율주행 기술로 실제 도로를 운행하기 위해서는 임시허가를 받도록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임시운행 허가를 받은 차량에 한해 자율주행 시범운행을 허용하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독려하면서도 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조치다.

국토부 입장에서 볼 때 테슬라 오토파일럿은 현재의 국내 안전기준을 만족시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국토부의 한 관계자는 사견을 전제로 “현재 수준의 오토파일럿 기능으로 사망 사고가 난 것을 잘 알고 있다”라며 “국내 안전기준을 만족시키기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내 안전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한 채로 국내에 차량을 출시하게 되면 국토부는 강제 리콜과 같은 명령을 곧장 취할 수 있다. 오토파일럿 기능이 무력화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  2011년 7월 간행된 한미FTA 상세 설명자료 77쪽
▲ 2011년 7월 간행된 한미FTA 상세 설명자료 77쪽

정반대의 결론이 날 가능성도 있다. 한미 FTA 조항 때문이다. 한미 FTA에 따르면 국내 연간 판매량이 2만5천대를 초과하지 않는 수입차 업체는 한국 또는 미국 안전기준 둘 중 하나만 충족시키면 된다.

이미 테슬라는 미국에서 안전기준을 통과한 바 있다. 따라서 국내 안전기준에 만족하지 않더라도 출시 자체를 제지하거나 강제 리콜할 근거는 희박하다. 오토파일럿 2.0도 마찬가지다. 테슬라가 오토파일럿 2.0에 대한 미국 안전기준을 충족시킨다면 국내 테슬라 구매자들도 자유롭게 사용할 여지는 남아 있다. 현재로서는 제도보다 테슬라가 얼마나 안전한 오토파일럿 기능을 국내 구매자들에게 선보이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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