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언론진흥재단(이하 언론진흥재단)이 지난 6월28일 '2017년 한국 뉴스 생태계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7가지 지표'를 발간했다. 이는 '디지털 뉴스 리포트'의 주요 내용을 간추린 것으로, 언론진흥재단은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가 매년 발행하는 '디지털 뉴스 리포트'의 한국 공식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영문판 대표 보고서는 지난 22일 공개됐으며, 한국어판은 7월 초 발간 예정이다.

디지털 뉴스 이용 : 진보 > 보수

36개국 전체에서 진보(47%)가 보수(43%)보다 주요 뉴스 소스로 디지털 미디어를 이용하는 비율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 한국에서는 그 격차가 더욱 두드러졌다. 한국의 진보(52%)는 보수(39%)에 비해 13% 포인트 더 많이 주요 뉴스 소스로서 디지털 미디어를 꼽았다. 이러한 차이는 소셜 미디어에서 더욱 벌어진다. 한국에서 소셜 뉴스 이용은 진보 57%, 보수 32%로 25%포인트의 차이가 났다.

이용률이 가장 높은 브랜드는 '네이버'

한국사회에서 네이버나 다음같은 뉴스 포털은 단순 플랫폼을 넘어서 하나의 미디어 브랜드로 작동하고 있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에서 가장 이용률이 높은 브랜드는 네이버(64%)와 다음(35%)이다. 방송 중에서는 <JTBC>가 33%로 다소 낮지만 다음과 엇비슷한 수치를 냈고, <KBS>는 18% <MBC>는 13% 수준이었다. 포털 뉴스 이용자의 평균 정치 성향은 진보, 중도, 보수를 모두 아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영국에서 디지털 뉴스 이용의 중심축이 공영방송 <BBC>라면 한국의 중심축은 저널리즘을 생산하지 않은 IT기업 포털이다"라며 "한국의 방송 브랜드는 정치적 양극화가 심한 미국처럼 이용자의 정치 성향에 따라 분화되어 있다"라고 해석했다.

이어 보고서는 "공영방송은 IT기업 포털에 뉴스를 공급하는 언론사 중 하나로 남을 것이 아니라, 독자적인 중심축을 구축하기 위해 디지털 혁신을 감행할 필요가 있다"라며 "공영방송이 디지털 뉴스 이용의 중심축이 되기 위한 선결요건 중 하나는 다양한 스펙트럼의 이용자가 공유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이다"라고 현재 편향을 보여주고 있는 <KBS>와 <MBC>를 비판했다.

언론사 홈페이지 방문은 '꼴찌'

다양한 플랫폼이 강세를 보이는 환경에서 뉴스 소비는 홈페이지가 아니라 플랫폼을 매개로 이뤄진다. 뉴스 이용 경로를 언론사 홈페이지와 기타 검색 및 소셜 미디어 등으로 분류해 조사한 결과 한국은 홈페이지 이용정도에서 46%로서 조사국 중 최하위를 나타냈다. 반면 검색서비스, 뉴스수집서비스, 소셜미디어 등 '옆문'을 통한 뉴스 이용률은 70%로 상위권에 속했다.

필터버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기술 중심의 플랫폼이 뉴스를 매개할 때 가장 주의해야 할 문제점은 '필터버블'이다. 개인 맞춤형 뉴스가 강조되다 보면 자칫 '입맛에 맞는' 뉴스만 보게 될 수 있고, 이는 개인의 시야를 좁게하며 편견을 강화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언론진흥재단이 플랫폼별로 "내가 평소 관심 없던 내용의 뉴스도 접한다"는 문항을 가지고 조사한 결과, 필터버블 현상의 존재를 뒷받침하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진보와 보수 양극단에 있는 응답자들은 평소에 관심 없던 내용의 뉴스도 많이 접한다고 응답했다. 36개국 전체적으로도 비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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