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레이티브 디자인은 지난 수백 년 간 내려오던 제조업 프로세스를 파괴적 방법으로 바꾸는 혁신이다.”

디자인 및 설계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 오토데스크가 7월16일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오토데스크코리아 본사에서 미디어 데이를 열었다. 김동현 오토데스크코리아 대표는 국내 제조 산업 혁신 가속화와 정부 제조업 르네상스 촉진을 위한 자사 전략과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김 대표가 강조한 건 인공지능(AI) 기반의 설계 기술 ‘제너레이티브 디자인(Generative Design)’이다.

▲  | 제너레이티브 디자인이 적용된 폭스바겐 컨셉 전기차 ‘타입20’
▲ | 제너레이티브 디자인이 적용된 폭스바겐 컨셉 전기차 ‘타입20’

제너레이티브 디자인은 자동화된 디자인 공정으로, AI 기술을 바탕으로 효율적인 설계를 돕는다. 예를 들어 기존에 여러 개의 부품을 결합해 하나의 부품을 만드는 방식의 설계에서 벗어나 하나로 통합된 최적화된 부품 설계로 무게와 강도가 높은 부품을 제작할 수 있다. 인간이 상상할 수 없었던 새로운 방식의 설계 옵션을 제시하는 셈이다. 오토데스크는 2015년 제너레이티브 디자인 기술을 발표하고, 지난해 자사 설계 소프트웨어 ‘퓨전 360’에 제너레이티브 디자인 기능을 탑재해 출시했다.

방법은 간단하다. 사용자가 내구성, 유연성, 무게 등의 조건을 입력하면 해당 조건에 맞는 여러 디자인이 결괏값으로 나오는 방식이다. 의자를 디자인할 경우 자재 종류, 무게, 가격 등의 정보를 입력하면 이 기준에 맞는 수백, 수천 가지 디자인 옵션이 나오고, 사용자는 이 중에서 가장 적합한 디자인을 선택한다.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짧게는 20-30분이면 된다. 설계 종류에 따라 시간은 달라진다. 기존 설계 방식과 달리 초기 디자인 설계가 필요하지 않으며, 작업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제너레이티브 디자인에 대해 김 대표는 “기존에는 개념 설계를 한 다음 이 개념이 공학적으로 가능한 그림인지 검증하고 제작하는 데 어느 정도 비용이 들지 고민한 후 적합하면 생산으로 넘어가지만, 공학적으로 문제가 있거나 생산 비용 제약이 있으면 다시 개념 설계로 돌아가는 반복적 구조의 설계를 지금까지 해왔다”라며 “제너레이티브 디자인은 이 두 가지를 한꺼번에 자동화해서 하는 방식으로 목적식과 제약식을 주면 개념 설계와 공학적, 비용적 고려를 한꺼번에 해서 AI 기반 솔루션 디자인을 여러 개 만들어주는 자동화 방식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김 대표는 폭스바겐과 협력 사례를 발표했다. 폭스바겐이 최근 공개한 컨셉 전기차 ‘타입20’은 오토데스크의 제너레이티브 디자인을 활용했다. 전기차 설계의 핵심인 무게를 줄이기 위해서다. 타이어 휠, 사이드미러, 운전대, 좌석 지지대 등에 제너레이티브 디자인이 적용됐다. 김 대표는 제너레이티브 디자인을 통해 타이어 휠의 무게를 18% 가볍게 하고, 타이어 회전 저항을 줄일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 설계에서 제조까지 평균 제작 기간이 1년 반 정도 걸리지만, 제너레이티브 디자인을 통해 3-4개월 수준으로 단축했다고 말했다.

산업 장비 제조 업체 ‘클라우디우스 피터스’는 클린커 쿨러 부품 제작에 오토데스크 제너레이티브 디자인을 적용해 부품 무게를 기존 168kg에서 52kg까지 약 60% 줄였다.

또 기존에 알려진 대표적 사례로는 GM의 미래형 차량이 있다. 안전벨트 고정 장치 제작에 제너레이티브 디자인을 활용해 서로 다른 8개 부품을 하나의 부품으로 통합하고 무게는 기존보다 40% 가볍고, 강도는 20% 강한 부품을 만들 수 있었다. 현재 오토데스크는 나사와 함께 화성 거주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3D 프린팅, 로보틱스 기술을 활용해 행성 표면의 천연자원으로 거주지를 건설하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전세계 제너레이티브 디자인 시장은 지난해 1억1천만달러(약 1300억원)에서 2023년까지 약 2억7500만달러(약 3200억원)으로 20%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  | 김동현 오토데스크코리아 대표
▲ | 김동현 오토데스크코리아 대표

오토데스크는 제조 혁신 기술을 건축, 엔지니어링, 건설 산업 등에 적용하고 서로 다른 업종 간 융복합을 통해 제조업 수익 구조를 다각화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정부의 제조 르네상스 전략에 발맞춰 ▲국내 시장 혁신 기술 도입 및 인지도 증대 ▲인재 양성 및 저변 확대 지원 ▲커뮤니티 활성화 등에 주력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오토데스크는 자동화 시대를 이끌 4차 산업혁명 기술이 반영된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라며 “이를 통해 자사의 비전인 제작의 미래를 실현하고, 정부의 제조업 르네상스 촉진을 돕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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