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Consumer Electronic Show)'는 새로운 기술과 제품이 한자리에 모이는 세계 최대 국제 가전·IT 전시회다. 1월7일부터 10일(현지시간)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CES 2020에 출품된 수많은 제품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끈 최고의 기술, 제품은 무엇일까. CES 현장을 뜨겁게 달군 최고의 가젯 10가지를 꼽았다.

현대차 'S-A1'


▲  | 현대차의 개인용 비행체 콘셉트 'S-A1'
▲ | 현대차의 개인용 비행체 콘셉트 'S-A1'

가까운 미래 꽉 막힌 도로의 낡은 자동차 안에서 출근 시간을 걱정하는 건 사치일지도 모른다. CES 2020은 출퇴근용 비행기가 하늘을 누비는 날이 머지않았음을 예고했다. 현대자동차는 우버와 손잡고 공중에서 이동하는 '개인용 비행체(PAV)'를 포함한 도심 항공 모빌리티를 2028년께 상용화하겠다고 밝혔다. 전시장에서는 실제 날지 않는 콘셉트 모형이 전시됐지만 관람객들의 큰 관심을 모았다.

최대 4인이 탈 수 있는 개인용 비행체 콘셉트 S-A1은 최고 시속 290km로 최대 100km까지 비행할 수 있다. 1시간이 소요되는 출퇴근 시간이 몇 분이면 충분하다는 계산이다. 상용화 초기에는 조종사가 직접 조종하지만, 자동비행기술이 안정화된 이후부터는 자율비행이 가능하도록 개발할 예정이다. 하늘을 나는 택시를 이용할 날이 머지않은 것 같다. 8년 만기 '비행 택시 타기' 적금이라도 들어둬야겠다. (※관련기사 : 우버 손 잡고 ‘하늘길’ 뚫는 현대차)

"안녕 볼리"


▲  | 인공지능 로봇 ‘볼리’
▲ | 인공지능 로봇 ‘볼리’

"안녕 볼리". 그러자 스타워즈 '스피로 BB-8'를 빼닮은 작은 공 모양의 인공지능(AI) 로봇 ‘볼리’가 쪼르르 굴러온다. “같이 걸을래?”라고 말하니 볼리는 1-2m 간격을 유지하며 따라나선다. 그리고 “이리 와”라고 하자 사용자 옆에 바짝 붙었다. '포스'로 BB-8을 조종하는 것 같다. 삼성전자가 공개한 공 모양의 기기 안에 카메라와 각종 센서, 인공지능 기술이 탑재된 로봇 볼리는 실내의 IoT(사물인터넷) 기기와 연결된다. 카메라는 집안 곳곳을 모니터링하고, 상황에 따라 가전을 제어하고 필요한 일, 예를 들어 강아지가 어지럽힌 거실을 로봇청소기가 청소하도록 한다. 아침이 되면 자동으로 TV를 켜 기상을 돕고, 실내 공기를 조절한다. 볼리는 ‘온 디바이스 AI’ 기능을 탑재한다. 데이터를 클라우드가 아닌 기기 자체적으로 처리해 해킹 등의 위협요소를 없앤다.

인공인간 프로젝트 '네온'


또 삼성전자 얘기다. '프로젝트 네온'은 삼성전자가 비밀리에 진행해온 인공인간(Artificial Human)을 만드는 프로젝트다. 삼성전자 미국 연구조직인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의 산하 연구소 스타랩스가 주도하는 네온은 대화하고 실제 인간처럼 행동하는 디지털 인간 그러니까 현실감 넘치는 아바타를 뜻한다.

▲  | 인공인간 프로젝트 '네온'
▲ | 인공인간 프로젝트 '네온'

CES 현장에서 공개된 네온 영상을 보면 컴퓨터로 만들어진 인공인간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만큼 현실적이다. 우람한 근육질의 남성부터 아나운서, 동양인 여성 등 생김새와 특징은 제각각이다. 웃으며 통화를 하는 모습, 양팔을 벌려 체조하는 모습까지 이 인공인간은 실제 사람의 모습과 매우 흡사한 우리 생활에 밀착해나갈 수 있을 것 같다. 프로젝트 네온 리더 프라나브 미스트리는 "미래에는 목소리와 텍스트뿐만 아니라 다양한 모습도 필요해질 것이다"라며 "현재는 프로토타입이지만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올해는 인공인간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폴더블 노트북 '씽크패드 X1 폴드'


노트북도 폴더블 시대다. 레노버가 CES에서 공개한 ‘씽크패드 X1 폴드’는 화면이 접히는 폴더블 노트북이다. 씽크패드 X1 폴드의 개념은 간단하다. 13.3인치 화면의 윈도우 노트북이자 반으로 접으면 다이어리처럼 손에 들거나 가방에 쏙 넣을 수 있다. 997g으로 애플 맥북에어보다 가볍다. 카본 프레임 플레이트를 덧댄 ‘토크 힌지 메커니즘’은 OLED 디스플레이를 수mm 정도의 곡률로 구부릴 수 있도록 완성됐다. 먼지 같은 외부 이물질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밀폐되어 있다.

▲  | 레노버 씽크패드 X1 폴드
▲ | 레노버 씽크패드 X1 폴드

씽크패드 X1 폴드는 각 화면이 독립적인 디스플레이로 기능하는데 바탕화면이나 앱을 두 화면에 각각 구현하거나 표시할 수 있다. 한쪽에는 브라우저를 다른 한쪽은 워드를 열고 문서를 작성한다. 씽크패드 X1 폴드는 윈도우8 태블릿 PC만큼 느릴 것 같지는 않다. 대기에서 활성 상태로 즉시 전환되는 마이크로소프트 올웨이즈 커넥티드 PC 규격을 만족하고 인텔 하이브리드 테크놀로지를 지원하는 코어 칩을 탑재한다. 5G 모뎀도 지원한다. 2020년 중반 2499달러(291만원)에 판매된다.

'멀티 스트림' 블루투스 LE 오디오


블루투스의 새로운 규격 '블루투스 LE 오디오'가 CES에서 발표됐다. LE는 'Low Energy(저전력)'을 의미한다. 오디오가 송수신되는 과정에서 소비되는 전력을 최소화해 스마트폰 배터리 지속 시간을 늘린다. 멀티 스트림 오디오 기능도 흥미롭다.
현재 블루투스 이어폰은 한쪽 이어폰이 남은 이어폰으로 소리가 전달되는 방식을 쓴다. 이 방법은 좌우 통신 과정에서 주위 환경 영향을 받기 쉽고, 소리 끊김의 원인이 된다. 새로운 오디오 소스가 감지되면 재생 중인 오디오가 중단되는 것도 단점이다. 멀티 스트림 오디오는 이 같은 문제를 모두 해결한다. 이미 연결되어 있는 오디오 스트리밍을 분리하지 않고 동시에 여러 오디오 기기(이어폰)로 보낼 수 있다. 스마트폰에서 음악을 감상하는 중에 알렉사가 말하는 소리도 재생되는 식이다. 하나 이상의 오디오를 무한개의 기기로 보낼 수 있으니 방송이 가능하다. 전문 장비 없이 다수의 이어폰으로 동시통역 음성을 직접 전송할 수 있다는 얘기다.

오직 스마트폰에서만 '퀴비'


드림웍스 창업자 제프리 카젠버그가 설립을 주도한 '퀴비'는 오는 4월 론칭되는 숏폼(Short-Form) 플랫폼이다. 스티븐 스필버그, 기예르모 델 토로 등 할리우드 유명인사들이 참여 의사를 밝혀 화제가 됐던 퀴비는 ‘빨리 베어무는 한 입(Quick Bites)’이라는 의미처럼 10분 안팎의 짧은 콘텐츠만 다룬다. CES에서 퀴비는 서비스의 비밀 무기 '턴스타일(Turnstyle)'이라는 독특한 기술을 공개했다.

동영상을 어떤 방향에서 시청하더라도 레터박스 없이 온전히 감상할 수 있게 하는 것인데 가로, 세로 방향 상관없는 최적의 장면을 선사한다. 사운드 역시 방향에 맞춰 재생된다. 가령 동영상을 가로로 볼 때는 도망치는 주인공을 클로즈업하고 세로 방향이 되면 급하게 연락을 취하는 주인공의 스마트폰 화면을 보여주는 식이다. 영상을 넓게 촬영해 세로와 가로로 잘라 연결해서 가능하다. 오직 스마트폰에서만 즐길 수 있는 75개 오리지널쇼와 8500개 콘텐츠를 이런 식으로 보여준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호러물 '애프터 다크'처럼 저녁 7시부터 아침 7시 사이에만 감상할 수 있는 등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와 차별화 포인트도 주목된다. 월 4.99달러(광고 포함)와 월 7.99달러(광고 제거) 두 가지 요금제로 나온다. (※관련기사 : 숏폼’이 온다…스트리밍 서비스 ‘퀴비’, 4월 출격)

레벨4가 목표 '소니 비전-S'


소니가 자율 주행 전기차를 만든다? 소니는 CES 행사장에 스포티 세단 디자인의 '비전-S' 프로토타입 차량을 전시했다. "소니와 자동차"하면 떠오는 것 하나가 야마하와 공동 개발한 소셔블카트 'SC-1'이다. 비전-S는 소니 이미지 센서 기술을 활용한다는 개념은 비슷하지만 성능 측면에서 비교불가다.

▲  | 비전-S 프로토타입 차량
▲ | 비전-S 프로토타입 차량

보쉬와 마그나인터내셔널, 콘티넨탈, 퀄컴 그리고 엔비디아 등 여러 기업의 합작품인 비전-S는 차량 안팎에 라이다, TOF 카메라 등 33개 센서를 장착해 주변 환경을 감지한다. 전좌석 와이드스크린 디스플레이, 모든 방향에서 발생하는 세밀한 소리까지 출력하는 360 리얼리티 오디오, 상시접속 커넥티비티 기술도 장착했다. 백미러와 사이드미러는 '실제 거울'이 아닌 차량 내장 카메라가 촬영한 영상을 보여주는 '가상 거울'로 대체했다. 전면 유리에 달린 카메라는 주행 중 일어나는 모든 모습을 기록하는 녹화 기능을 한다. 비전-S 프로토타입 차량은 크기 4895×1900×1450mm, 무게 2350kg, 출력 200kW×2(4륜 구동), 최고 속도 240km이다. 휠베이스는 3000mm다. 소니는 레벨2 수준의 자율 주행을 레벨4까지 고도화가 목표다. 레벨4는 제한적 상황을 제외하고 운전자 개입 없이 자율 주행이 이뤄지는 단계다.

'600만불의 사나이' 델타 웨어러블 로봇


CES 20202 전시품 중에 물류 작업자의 업무 효율을 증진시키는 산업용 웨어러블 로봇 '가디언XO(Guardian XO)'는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충분했다. 델타항공이 공개한 가디언XO는 23kg짜리 무거운 여행 가방을 하늘 높이 치켜들 수 있는 작업자의 힘들 보태는 도우미 장치다. 가디언XO는 작업자의 힘을 최대 20배까지 증폭할 수 있다. 약 60kg의 타이어도 거뜬히 들 수 있다고 한다. 최대 적재하중은 약 90kg다. 한 번 완충해 최대 8시간 작동된다. 델타항공은 올해 1분기 실제 물류업무에 이 웨어러블 로봇을 시범적으로 도입한다. 중장비 같은 무거운 화물을 비행기에 적재하는 작업에 가디언XO를 착용한 작업자가 투입된다.

지구 최강 크롬북 '갤럭시 크롬북'


구글에 약점이라도 잡힌 걸까. 9.9mm 두께, 4K UHD 해상도, 3.9mm 슬림 베젤, S펜, 13인치 아몰레드 터치스크린. 삼성전자가 CES에서 공개한 크롬북 '갤럭시 크롬북' 스펙이다. 360도 회전 화면의 이 크롬북은 작년 12월 출시한 윈도우 노트북 '갤럭시북 플렉스' 못지않은 괴물급 하드웨어가 흥미롭다. 그중 가장 탐나는 것은 디스플레이다. 삼성전자가 윈도우 노트북 라인업이 아닌 크롬북에 4K 해상도의 13.3인치 아몰레드 터치스크린을 최초로 채택했기 때문이다. 터치스크린은 당연히 S펜을 지원한다.


알루미늄 소재의 본체는 두께 9.9mm, 무게 1040그램이다. 10세대 인텔 코어 i5 칩이 탑재됐고 메모리는 최대 16GB LPDDR3까지 선택할 수 있다. 저장 장치 SSD는 최대 1TB 용량이 제공된다. 와이파이6도 지원한다. USB 타입C 단자 2개, 3.5mm 오디오 단자, UFS/마이크로SD 겸용 슬롯이 제공되는 갤럭시 크롬북은 1분기 출시 예정이다. 가격은 999달러(116만원)부터 시작한다. 국내 출시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

FDA가 인정한 '임파서블푸드'


▲  | 임파서블푸드의 '임파서블 버거'
▲ | 임파서블푸드의 '임파서블 버거'

올해 CES는 식품회사들의 참가가 부쩍 늘었다. 2016년 소고기 대체육 햄버거를 선보였던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임파서블푸드는 올해 식물성 돼지고기와 소시지가 들어간 샌드위치를 내놓았다. 글루텐과 동물 호르몬, 항생제가 들어가지 않은 진짜 고기처럼 느끼게 만드는 기술을 적용했다. CES 전시관은 시식을 하려는 관람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임파서블푸드는 작년 7월 미국 식품의약품안정청(FDA)이 승인을 하면서 미국 내 체인 레스토랑에서 임파서블 버거 판매를 시작했고, 같은해 10월엔 캘리포니아 슈퍼마켓을 뚫었다. 캘리포니아 슈퍼마켓 체인 겔슨스마켓 27개 매장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판매망을 동부 지역으로 넓힐 예정이다. 이달부터는 미국 내 139개 버거킹 매장에 '임파서블 소시지'를 공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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