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 2020'에 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불똥이 업계 불참 행렬로 확산되고 있다. LG전자를 비롯해 아마존, 에릭슨 등 참가 취소를 선언하는 국내외 기업들이 늘고 있다. 참가 업체들도 전시 규모를 축소하고 인력 운영을 최소화한다는 입장이다. 결국 전시를 주최하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는 중국 후베이성을 방문한 관람객의 입장을 제한하기로 결정했다.

GSMA는 2월24일(현지시간)부터 27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 2020에 중국 후베이성을 거친 모든 관람객의 접근을 제한한다고 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후베이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처음 발생한 우한시가 속한 지역이다. 당초 GSMA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지금까지 이번 행사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라며 “(MWC를) 계획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혀왔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거액의 위약금을 감수하면서 불참을 선언하는 전시 업체들이 많아지면서 GSMA 측 역시 추가적인 조치를 발표했다.

MWC는 GSMA가 주최하는 세계 최대 규모 모바일 전시회로 CES, IFA 등과 함께 세계 3대 IT 전시회로 불린다. 올해도 약 10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  | 지난해 'MWC 2019' LG전자 부스 풍경
▲ | 지난해 'MWC 2019' LG전자 부스 풍경

현재 국내 기업 중에는 LG전자, 해외 기업 중에는 아마존, 에릭슨, 엔비디아 등이 MWC 전시 불참 의사를 밝혔다. LG전자는 ‘V60 씽큐’ 등 스마트폰 신제품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아마존은 아마존웹서비스(AWS) 관련 발표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최근 몇 년간 MWC 최대 스폰서 기업으로 떠오른 화웨이, ZTE, 오포,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도 참가 규모를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 ZTE는 MWC에서 열 예정이던 기자 간담회를 취소했다. 또 이들은 출장단을 MWC 시작 14일 이전에 스페인으로 보내 자가격리 후 안전이 확인되면 전시회에 참여하는 등 선제 조치에 나서고 있다.

국내 주요 참여 기업인 삼성전자, SK텔레콤, KT 등도 최소한의 전시 인력만 운영한다는 입장이다. 기아자동차는 아직 전시 참여 여부에 대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MWC에 참여하는 한 업계 관계자는 "MWC는 전시도 전시지만 비즈니스 미팅의 장이기 때문에 글로벌 파트너와 약속이 정해져 있고, 전시 비용도 매몰 비용이기 때문에 안 가기 어렵다"라며 "필수 인력만 참여해 축소 운영할 방침이고, 다녀온 직원들에 대해서도 혹시 모를 감염병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증상 등을 면밀히 살필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GSMA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우려에 대한 대응책으로 중국 후베이성 방문자의 참여를 제한함과 동시에 중국을 경유한 관람객이 행사 14일 전 중국 밖 지역에 있었다는 점을 증명하도록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잠복기를 고려한 조치로, 여권과 건강진단서 등을 통해 이를 확인한다.

또 전시장에는 열 감지 시스템이 도입된다. 참가자들은 감염자와 접촉하지 않았다는 점을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이 밖에도 GSMA는 전시장 소독 및 세척 작업, 지난해 2배 규모로 의료 지원 확대, 온·오프라인 현장 정보 공유 및 관련 캠페인 전개 등을 대책으로 내놓았다.

GSMA는 "바이러스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WHO와 기타 보건 당국이 제안한 적절한 가이드라인과 프로토콜을 이행하도록 전시 업체들과 참가자들에게 강력히 촉구할 것"이라며 "전시 참가자와 관람객, 스태프들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시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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