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환자 맞춤형 고압 인공호흡기인 '바이탈(VITAL)'의 대량 생산이 조만간 현실화될 전망이다.
30일(현지시간) 미국 항공우주국(나사·NASA)에 따르면 바이탈을 대량 제작할 전문업체 8곳을 선정했다. 나사가 밝힌 8개 업체는 Vacumetrics, Stark Industries, MVent, iButtonLink, Evo Design, DesignPlex Biomedical, ATRON Group, Pro-Dex다.
나사는 지난달 25일 산하 기관 '제트 추진 연구소(JPL)' 개발진이 만든 바이탈을 공개했다. 바이탈은 기존 의료현장의 인공호흡기보다 더 많은 산소를 공급하도록 설계됐다. 3∼4개월만 유지될 정도의 내구성을 지닌 비상용 기기로 설계돼 병원에서 수년간 고정설비로 유지되는 기존 호흡기보다 관리가 편하다. 제작 기간이 짧은 데다 설치도 기존 인공호흡기보다 편리해 호텔, 간이병원 등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나사 측은 설명했다.
바이탈은 코로나19 환자를 위해 만들어진 비상용 기기다. 한국시간으로 31일 오전 9시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76만9776명이며 관련 사망자의 경우 10만3758명이다.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은 국가인 만큼 위기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의학적 치료기기 보급이 절실한 상황이다. 중증 환자보다 치료기간이 짧지만 단기간내 많은 량의 산소를 필요로 할 응급상황에서 기존의 산소호흡기를 이용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나사는 바이탈을 통해 관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나사 측은 바이탈의 라이센스를 확보한 후 미국 뉴욕주 마운트 시나이 아이칸 의과대학에서 프로토타입(핵심 기능만 추가한 기본 모델)부터 20여가지 상황에 테스트를 진행했다. 임상까지 마친 JPL은 지난달 말 미국식품의약국(FDA)의 긴급사용도 승인받아 대량 생산을 위탁할 업체를 찾았다. 이날 발표한 8개 기업은 미국에 본사를 둔 의료기기 업체들이다.
JPL 전략 파트너십 사무국장 겸 바이탈 리더십팀 멤버인 레온 알카라이는 "개발팀은 바이탈 라이센스를 확보한 만큼 이 기술이 전 세계에 도달하길 바란다"며 "코로나19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추가 솔루션을 제공하는 부분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JPL은 현재 브라질, 멕시코, 인도, 말레이시아 등 다양한 국가의 제조업체를 평가하며 글로벌 시장 공급여부를 검토중이다. FDA로부터 긴급 사용 승인을 받았던 JPL은 정식 사용 허가를 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